서비스 경험의 시대 [01]
“일부 사람들에게 디자인은 어떻게 보이는가를 의미한다. 하지만 물론 조금만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사실 디자인은 어떻게 작동하는가의 문제이다.” – 스티브 잡스, 애플 전 회장(1996년)
애플 전 회장이었던 스티브 잡스가 남긴 말의 일부이다. 우리는 흔히 디자인이라고 하면 보이는 것의 일부를 흔하게 또 구분 없이 막연하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보고 있는 디자인은 가장 표면적인 빙하의 조각이며, 실상 이 작은 빙하 조각의 수면 밑엔 이 빙하를 받치고 있는 거대한 서비스 구조들이 존재한다.
이제 우리는 단지 보인다라는 개념을 넘어 서비스 설계자로서의 진화를 해야 하며, 이를 알기 위해 간략한 한국 디자인의 역사와 5가지의 디자인 사고를 소개한다.
브랜드 설계자에서 서비스 설계자로의 확장
70년대~80년대 : 1세대 브랜드 디자이너 태동기
1970년대~80년대 대한민국 국민총생산(GDP) 평균 성장률 9.6%를 가뿐히 넘던 경제 급성장기와 88 올림픽을 거치며 당시 시장은 형형색색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제품 BI부터 기업 CI까지 그야말로 산업 디자인의 태동을 알리던 시기였던 셈이다. 이런 시대 변화를 맞이하여, 서울대 미대 출신의 1세대 브랜드 디자이너들은 대한민국 상업 디자인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90년대~2000년대 : 2세대 브랜드 디자이너 격변기
경제 부흥기를 넘어 90년대에 들어서는 브랜드의 과잉기라 표현할 수 있는데, 인구와 소비재의 증가는 자연히 기업 인하우스 디자이너들의 확장, 전문화와 그에 따른 아웃소싱 업체 즉, 디자인 전문 에이전시의 전성기를 맞이한다. 이들은 홍수처럼 쏟아지는 수많은 경쟁 브랜드들 사이에서 '정체성 차별화'라는 골머리와 전쟁을 치렀던 세대들이기도 하다.
2000년대 ~ 현재 : 3세대 서비스 디자이너로의 확장/진화
2000년대에 들어서 시장은 온라인이라는 IT 시대의 개막을 열였다. 야후, 옥션, 네이버, 카카오, 구글, 애플 등의 IT 서비스들의 온라인 플랫폼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 셈이다. 이에 따라 IT기업들의 디자이너 수요는 급증하였고, 디자이너와 개발자 간 새로운 업무 협업방식, 온라인 생태계 부합과 비즈니스 설계를 위한 서비스 디자이너의 요구가 미국 실리콘벨리, 유수 IT 기업, IT 기반 스타트업 등지에서 커져가기 시작했다.
서비스 디자인은 가장 최상단에 있는 비즈니스적 사고
서비스 디자인이란 거대한 비즈니스 생태계를 이해하기 위해선 위에 보이는 관계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먼저 서비스 디자인이란 굉장히 포괄적인 개념이며 거시적 개념이다. 이를 설계한다는 것은 하나의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경영자의 관점을 말한다. 한마디로 가장 최상단에 있는 비즈니스적 사고인 셈이다. 따라서 세부적으로는 프로덕트(비즈니스를 촉발시키는 본질:상품)와 브랜드(상품 판촉의 정체성)의 설계가 적절한 벨런스로 성장하고 고도화되어야 한다. *프로덕트와 브랜드가 꼭 같은 비율로 성장될 필요는 없으며 업의 결에 따라 둘의 성장 속도가 다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디자인이라 하면, 프로덕트 디자인 혹은 브랜드 디자인이라는 나무를 말하겠지만, 동시에 우리는 숲(서비스 디자인)도 같이 보는 역량을 함께 키워나가야 한다. 이것이 다변화하는 온라인 시장 속에서 디자이너가 단순한 오퍼레이터로 전락하지 않고, 온라인 생태계에 부합하고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인 것이며, 서두에 스티브 잡스의 말대로 디자인은 단순히 보이는 것을 넘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의미가 분명 해지는 순간인 것이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성공적 서비스디자인을 위해 팀 브라운과 도널드 노먼 등이 주창한 디자인적 사고(Design Thinking)는 무엇이 있는지 한번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