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 홀로서기 [06]
3번에 걸친 치열한 법적 공방
어느덧 여름의 끝자락을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문자로 저의 전세금반환소송건에 대한 피고 답변서가 송달되었다는 문자를 받았어요. 순간 아찔했습니다. "뭐지? 무슨 답변서를 냈다는 거지?" 생각이 들었고, 부랴부랴 노트북을 열어 전자소송에 접속했어요.
집주인들이 제가 제출한 소장에 대해 반박하는 답변서를 제출을 한 것이었죠. 기가차고 화가 났습니다.
주변에서는 시간을 끄는 행위다라고 얘기를 해주셨고, 저 역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피고들의 답변서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증거제출 : 임대차 부동산 계약서
피고들은 제가 아직 임대차 계약기간이 만료되지 않았기에 전세금 반환 소송은 무효라는 주장을 내세웠어요. 계약이 종료되지 않았으니 소송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논리인 거죠. 그러나 저는 법률 자문을 통해 임대차 계약기간이 종료되지 않아도, 해당 부동산 경매 발생 시엔 계약해지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곧장 증거와 함께 반박 답변서를 제출했습니다.
증거제출 : 배당요구접수증, 유사 선례 대법원 판결문
배당요구 접수증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이번 반박 답변서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배당요구 접수증은 그 자체만으로도 "더 이상 이 계약 유지할 수 없어""이 계약은 무효된 계약이야"라는 강력한 증거를 가집니다.
그러나 이런 답변서에도 피고들은 또다시 반박 답변서를 제출하였죠. 정말 한편으로는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증거제출 : 법원 부동산 경매기각문
마침, 답변서 공방을 주고 받을 즈음 법원의 경매 기각문이 올라왔어요.
마치 피고가 이때를 기다렸단 듯이 "봐봐 우리가 말한 대로, 경매가 기각되었네? 그럼 다시 계약이 유지되는 거지?" "그럼 너 아직 계약만료 아니라서 우리 반환 의무 없어"라는 내용으로 반박 답변서를 달았습니다. 정말 화가 났어요.
그래서 다른 확실한 증거들로 쐐기를 박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바로 계약기간이 지났는데도 아직 전세금을 받지 못한 다른 임차인들이었죠.
그래서 제 앞 호실에 사는 임차인께 저의 전후 사정을 이야기하고, 집주인에게 전세금 반환요구를 하는 문자나 카톡내역을 받을 수 있냐고 말씀드렸습니다. 다행히 그 임차인분 역시 올 초부터 지속적으로 반환 요구문자를 보냈고, 계약기간이 지나도 받지 못하는 상황을 겪고 계셨어요. 저는 해당 증거를 가지고 다시 반박 답변서를 제출했습니다.
증거 : 경매 매수통지서(무잉여 기각 내용), 임차인 000씨 미반환 문자 내역
총 3번의 걸쳐 반박 답변서가 오고 갔고, 결국 저의 전세금 반환소송의 주장의 핵심은 두 가지였어요.
① 현재 진행 중인 피고의 채권다툼, 그로 인한 채권등기 : 이는 새로운 임차인을 받을 수 없음, 언제든 경매가 다시 잡힐 수 있음을 말해요.
② 계약기간이 지났지만 반환받지 못한 임차인들 : 이는 저 역시 계약기간이 만료된다 해도 보증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큼을 시사했습니다.(집주인이 재정에 문제가 있음)
전세금 반환소송 진행 시 TIP
1. 증거들은 꼭 모두 일자별로 파일링할 것(노트북 폴더링 권장, 앱 브이플랫 추천)
2. 임대인과의 문자내역, 통화내역 모두 증거로 활용가능합니다.
3. 전자소송에서 민사소송 서류 메뉴 답변서 제출로 증거를 제출합니다. (제출 후 증빙서 출력)
4. 증거자료는 모두 넘버링을 메깁니다. (갑제 1 호증, 갑제 2 호증 ···)
이렇게 공방이 오가는 과정에 드디어 법원에 원고와 피고가 출두하는 *변론기일이 지정되었습니다.
이제 끝이 보이는 건가... (끝일지 이제 시작일지..)
*변론기일: 원고와 피고가 법원에 출두하여 재판받는 날짜를 말한다
ep7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