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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청년 Jan 11. 2024

가까운 사람과 다툼은  패자만 있다

별거 아닌 일이 자꾸 커지는 다툼을 해결하는 방법의 이야기

‘말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면 소원이 없겠다’, 이런 책 제목을 접하고 멈칫했다. 평소 하고  싶은 바람을 콕찝어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언변술에 만족하는 사람이 있을까? 특히 가까운 사람과의 분쟁이나 다툼에서는 더 절실하다.


 다툼은 셀프 판정에 의해 승자와 패자로 나뉜다. 사실은 둘  같은 감정이다.  불편함, 기분 나쁨, 억울함은 다툼의 감정 부산물이다. 침묵의 시간은 덤으로 붙이다. 짧게는 하루이틀 길게는 달을 넘기는 의도적 음소거 기간을 맞는다. 불편한 침묵의 시간, 생각보다 일상이 불편하다.    


다툼 이후의 며칠은 다툼 가상 시나리오를 재구성하느라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쓴다. ‘이렇게 말할걸’, ‘다음에 두고 보자’, ‘아차, 그때 이 증거도 말했어야 했는데!’ 특히 패자의 기운을 은 사람은 더 속상하다. 억울하기 때문에.


다툼 없는 인간관계는 없다. 잘 알면서도 다툼은 피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그만큼 정신적으로 힘든 과정이기 때문이다. 다툼을 가볍게 넘기는 사람이 있을까?  누구나 힘들지만 특히 관계의 종착역을 향해 냅다 달리는 사람이 있다. ‘어디 한번 붙어보자’ 끝장을 보자는 거다. 피하고 싶어 했지만 막상 불이 지펴지면 활화산으로 번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가볍게 넘기고 싶다고? 그게 그리 쉽지 않다.


대체적으로 다툼의 시작은 별거 아닌 가벼운 문제다.  누구에게 이유를 말하기도 부끄러운 정도일 때도 많다. 언쟁이 시작되면 갑자기 목적지 설정이 된 것처럼 가속도가 붙는다. 목소리는 높아지고 말이 빨라지면서 트로피 없는 탈환을 향해 피치를 올린다. 순간 최대 에너지를 쏟아 최선을 다한다. 누가 지고 싶겠는가.


어쩌면 우리가 말 잘하고 싶은 이유는 지고 싶지 않아서가 분명한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다툼에서 말을 잘한다는 것은 두 종류가 있다.

첫 번째는 자신의 의견을 감정동요 없이 차분히 잘 전달하고 상대의 흥분도 낮추면서 타협을 이끌어가는 유형이다. 이런 사람이 사실 모두가 부러워하는 말 잘하는 사람 유형이다.


두 번째는 그럴듯한 증거로 상대를 제압하는 것에 탁월한 사람이다. 이 방법은 승패가 확실히 구분된다. 진짜를 가장한 논리로 제압하기도 하고 진짜 논리로 굴복시키기도 한다. 어떤 방법이건 말 잘하는 사람들은 암묵적 승자다.


묻지 마 다툼은 회복 비용이 크다.   

작은 불씨가 산불로 번지는 신호는 목소리 크기다. 자존심, 다른 이슈의 개입 등 본질과 비슷한 혹은 전혀 다른 이유들이 더해져 소소한 트러블이 큰 태풍으로 변해 산을 삼키는 화마가 된다.  


설득력이 부족하면 막말 대잔치로 응수하기도 한다. 무기가 없으면 돌이 건 흙덩이 건 아무거나 손에 잡히는 대로 던지듯이. 비용은 생각하지 않는다. 평생 되돌릴 수 없는 결론으로 치닫기도 하고 회복에 수개월 혹은 수년의 세월이 걸리기도 한다. 엄청난 낭비지만 그 순간만큼은 그냥 달린다.


왜 다툼은 쉽게 커질까?

누적된 억울한 기억 때문이다. '이제는 참지 않을 거야'라는 지극히 주관적인 피해자 코스프레도 한 몫한다. 트러블이 생기면 또 다른 패배가 될까 봐 무작정 공격할 생각에 집중한다. 거칠어진 언어가 더해진 공격 태세는, 바로  파이터로 변신해 있다.

왜 억울함은 누적되었을까?

피하고 싶은 다툼은 시간의 마법을 빌리기도 한다.

'시간 지나면 좋아질 거야'

이 방법은 마치 자신을 인내심 많은 사람처럼 포장도 해준다. ​마음 밑바닥에선 '참음'이 '희생'이라는 가면을 쓰고 쌓이고 있다. 마치 전시에 쓸 군수물품처럼. 뒤로 미룸은 잠시 덮어두는 꼴이다.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는 방법은 아니다. 고 녀석은 다툼이 생겼을 때 큰 역할을 한다.

다른 이슈에 튀어나와 불을 붙이는 토치역할을 한다. 지난번 다툼에서 놓쳤던 말까지 합쳐져 부지불식간에 커진다.  활활!


거친 투쟁의 소용돌이를 피하고 싶다면?

우리가 궁극적으로 최악을 염두하고 싸우는 것은 아니다. 어쩌다 그렇게 흘러버린 것이다. 특히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는 더 가슴 아프다. 상처는 남는다. 마음에 남겨진 감정 흉터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덮지 말고 품자. 그 사람이 소중한 사람이거든 더 품어야 한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품어라. ​어차피 승자도 패자도 아프다. 덮지 않고 품으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뾰족했던 논쟁이 녹는다. ​논쟁 대신 품어야 내 스트레스가 줄고 내 시간, 감정 소비를 줄일 수 있다.


품으면 내 그릇이 커진다. 잘 생각해 보면 오늘 논쟁은 산불로 번질 만큼의 이슈는 아니었다.

아무 일도 아닌 사소한 일상의 한 컷이었을 뿐이다!


산불로 번지느냐 아니냐는 그 다툼을 대하는 자신의

마음그릇 크기의 문제다.

품으면 내 그릇이 커진다. 무한정 커진다.

품으면 당신이 확실한 승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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