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츠 커피
"숨은 공간 찾기"
동네를 걷다 보면 평소에 가지 않던 길로 빠질 때가 있다. 자주는 아니지만, 정말 가끔 다른 골목길로 빠져 동네를 낯설게 보려고 한다. 그러면 내가 이곳의 이방인이 되어, 마치 여행객이 된 것처럼 익숙했던 것들이 조금은 색다르게 보인다. 거기서 운이 좋으면 알지 못했던 소품 샵이나, 힙한 카페, 아니면 나만 아는 맛집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런 소소한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라도 나는 내가 사는 동네뿐 아니라, 자주 가는 지역에 들릴 때면 가보지 않은 길로, 빙 둘러가더라도 조금의 변화를 주려 노력한다.
이번에 소개할 '모츠커피'는 이런 방식으로 동네를 돌아다니다 발견한 공간이다. 원래 가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빠져 집으로 가는 길에 마주한 이곳은 이미 많은 이들을 끌어당기고 있었다.
멀리서부터 노랫소리가 밖으로 흘러나온다. 창은 열어젖히고 문은 활짝 열어 지나가는 이들을 반기는 모습은 사람으로 따지면 MBTI의 E 같다. 북적이는 공간 속에서 발 빠르게 자리를 잡아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부터 바 테이블에 앉아 각자 생각에 잠겨 침묵하는 사람들, 직원과 수다 떠는 사람들, 날이 좋아 밖에서 커피를 마시며 주말 오후를 마음껏 즐기는 사람들까지. 작은 공간임에도 그곳에서 보고 경험할 수 있는 순간은 정말 다양하다. 여기에 열린 문을 통해 동네의 시끌벅적한 소리와 건너편 놀이터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카페의 음악과 하나 되니, 공간은 더 풍성해진다.
어느 동네를 가던, 카페는 정말 많다. 하지만 이렇게 작고 소박한 공간에서 풍부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그래서 이방인의 시선이 되어 발견한 집 주변 힙한 카페는 더욱 나를 멀리서 여행 온 자로 만들어 주어, 지루한 일상에 활기를 넣어준다.
누구에게나 매일 다니는 일상의 길이 있고 그런 길은 몇 번의 시도로 나 자신에게 증명된 가장 편안하고 목적지로 향하는 가장 짧은 길이겠다. 학교로 가는 길, 직장으로 향하는 길, 자주 가는 공원과 카페로 향하는 길 사이에 무수히 많은 갈림길이 존재하지만, 우리는 목적지만 바라보고 달려간 탓에 사이사이 숨겨진 보석과 같은 공간을 지나치진 않았을까.
익숙해진 길을 몇 번 걷다 보면 그 길은 새로움 하나 없이 지루해진다. 그래서 나는 평소에 가지 않던 길로 빠져 반복되는 삶을 조금은 낯설게 보려고 한다. 그러면 이곳처럼 숨은 공간을 찾게 되어 지루해진 거리와 삶에 조금의 다른 색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서울특별시 광진구 군자로3길 14 1층
매일 12:00-22:00 (둘째 주, 넷째 주 화요일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