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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이든 Oct 29. 2020

취준생 디자이너의 망한 비대면 면접기

비대면 면접, 이대로만 하지 '말라'

축하드립니다. 서류 전형에 합격하셨습니다. 면접은 비대면으로 진행되며 추후 일정은 메일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전염병 시대에 살고 있다. 모두의 삶이 이전과는 완전히 변화했고, 나 같은 취업준비생들은 더 큰 격변을 느끼리라 생각한다. 공채 수가 이전보다 훨씬 줄고 신입 수시채용도 거의 올라오지 않는다. 전체적인 채용 수뿐만 아니라 전형에서의 변화도 크다. 최근 IT기업들의 경우 비대면 면접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추세이고, 나도 운 좋게 2020년 한 해 6월, 8월, 그리고 10월 총 3번의 비대면 면접을 보게 되었다.


이 글에서 (누구보다 간절히) 합격 방법과 팁을 전해 드리고 싶지만, 나는 총 3번의 비대면 면접 중 3회 모두 불합했기에 그럴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래도 귀중한 경험이었고, 개선을 위해 회고를 하는 김에 다른 이들에게도 공유하면 좋을 것 같아 이 글을 적게 되었다.

따라서 디자이너의 비대면 면접이 전반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리고 나는 어떻게 행동했는지: '이렇게 하면 망한다'의 예시를 정리해 보고 경험을 나누려 한다. 이 글은 아까 본 비대면 면접을 탈탈 망친 뒤 멘탈이 터진 채로 작성하였다.



면접 전

서류나 과제 전형 합격 후, 면접 일정을 안내받게 된다. 대면 면접과 다른 점은, Zoom이나 Google Meet 등의 미팅 전용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는 점이다. 첨부된 PDF에는 클라이언트 설치 링크와 함께, 메일에 전달된 코드/주소로 인터뷰 방에 입장하는 방법 등이 빼곡히 적혀 있을 것이다. 노트북을 필수로 준비해야 한다. 전면 카메라나 내장 마이크가 없다면 따로 준비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망한다


1. 카메라/마이크 사전점검하지 않으면 망한다


지난 6월 첫 번째 비대면 면접을 준비하며, 에어팟을 사용할지 말지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그리고 그대로 테스트 한번 하지 않고 면접 당일이 되고야 말았고... 면접 30분 전에야 에어팟 2세대는 내 macOS와 호환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노트북에 내장 마이크가 있었기에 말하는 데에는 이슈가 없었지만, 소리를 키워도 면접관 한 분의 질문이 잘 안 들렸다. 자꾸 '죄송하지만 질문을 한 번만 다시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되물으며 눈치를 보게 되었다.


2. 모의면접 안 하면 망한다


말의 빠르기, 면접 태도, 플랫폼별 프레젠테이션 점검은 필수이다. 비대면 면접은 대면 면접보다 음성을 알아듣기 힘들고, 주의가 분산되기 쉽다. 또한 감정이나 제스처 전달이 어렵다. 본인의 카메라 화면이 보인다는 점도 생각보다 신경 쓰인다. 꼭 주변 지인들에게 부탁해 모의면접을 보거나, 간단하게라도 속도, 태도 등은 필수로 점검하자.

비대면 면접은 낯선 온라인 미팅 프로그램들을 사용하게 되고, 이런 낯섦과 두려움이 면접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마스터할 필요는 없지만 서비스를 사용할 때 버벅거리거나 UI가 낯설 정도면 안 된다. Zoom의 경우, 처음에 입장하면 본인의 마이크가 음소거되는데, 이런 것들은 미리 경험해보지 않으면 당일날에 당황하게 된다. 특히 화면 공유를 이용해 프레젠테이션 하는 경우, 각 플랫폼에서 자신과 상대방에게 어떻게 보이는 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Zoom의 경우 화면 공유를 하게 되면 화면에 PPT가 가득 차고, 우측에 면접자/면접관의 카메라 화면이 축소되어 보이게 된다. 따라서 PPT 우측에 적어뒀던 텍스트는 안 보이게 되는데, 이 또한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당일에 대처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기업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프레젠테이션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실제로 3번의 면접 중 3번 모두 PT 방식이 달랐다) 첨부된 면접 PDF를 참고하여 꼭 테스트해 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면 좋은 것 같다


3번의 면접을 모두 불합 하긴 했지만 내 준비 방식이 완전히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따라서 내 생각에 괜찮았던 점도 공유해볼까 한다. 그나마 털린 멘탈을 위로해줬던 방법들은:


1. 마땅한 장소가 없다면 미리 대여하기

슬픈 날의 기록... 끝나고 쉬다 올 수 있는 것이 장점

깔끔하고 좋은 배경에서 면접을 보면 일단 내 기분이 좋다. 다른 아티클들에서도 잘 가꾼 비대면 면접 장소를 따로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비대면 면접 환경에서는 주의가 분산되기 쉽기 때문에, 주변 걸리적거리는 요소들을 모두 치워주는 것이 좋았다.

나의 경우 친구집(유난스러움)/스터디룸/호텔 등에서 면접을 보았다. 물론 집에서 집중이 잘 된다면 그렇게 보아도 상관없겠지만, 새로운 장소에서 인터뷰를 보게 되면 적당한 긴장을 하게 되고 너무 퍼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어 좋았다. 호텔의 경우 호캉스는 덤.


2. 노트북 스탠드 구매하기


Zoom과 Google Meet에 스노우는 없다. 정말 정직하게 나온다... 가상 왜곡이 힘드니 물리 왜곡이라도 필요한데, 이때 각도 조절을 위해 노트북 스탠드를 꽤 유용하게 사용했다. 그리고 이후 작업할 때도 더 편해졌다! 우리의 척추는 소중하니까요... 강추강추.

이건 내가 급하게 구매했던 거치대이다. 높이나 각도 조절이 가능한 스탠드다!



면접 중


주로 개인별로 주어진 면접 코드나 링크가 있고, 정시에 입장 요청을 하게 된다. 입장 이후 간단한 인사와 함께 파일 점검을 하거나 목소리가 잘 들리는지 점검하고 면접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하면 망한다


1. 눈 굴리면 (대체로) 망한다


비대면 면접이 대면 면접보다 유일하게 좋은 점이라면, 스크립트를 참고하기 편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함정은 그 몇백 픽셀 안 되는 공간에서도 눈을 굴리며 Notion을 읽는 나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아주 잘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업마다 모두 다르긴 하지만, 면접관 분들이 모여 회의실 TV로 나를 보는 경우도 있었다. 다시 한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나의 모습, 생각보다 아주 잘 보입니다...

나는 카메라를 끄고 모의면접을 연습했고, 당일날에 신나게 상하좌우로 눈을 굴려가며 열심히 면접을 봤다. 나는 평가자의 입장이 아니기에 스크립트를 읽는 행위가 마이너스가 될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플러스 요인이 되지 않는다는 건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덧붙여, 대면 면접의 경험들을 비대면으로 옮겨올 수 있는 지점을 생각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 예를 들면 카메라를 켜고 캡쳐 등으로 테스트해가며 화면과 눈을 마주치는 느낌이 드는 지점을 체크해보는 게 시선처리가 자연스러워져 좋았다. 나는 다음번부터는 노트북에 스티커로 눈을 마주치는 느낌이 드는 지점을 표시해 두려 한다.


2. 로봇 되면 망한다


첫 번째 면접에서 자기소개 후, 부끄럽지만 내가 가장 먼저 들은 말은 '로봇 같아요...'였다. 다시 돌아봐도 아주 안 좋은 시작이었다. 면접은 나와 회사의 핏이 맞는지, 직무에 적합한 지원자인지 보는 자리인데, 처음부터 나의 성격이나 강점을 잘 드러내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비대면 면접에서는 표정이나 제스처, 입모양, 뉘앙스 등을 읽기가 어렵기 때문에, 딱딱한 인상을 주기 쉽다. 이후 '일 잘하는 신입' 느낌도 좋지만,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고 배움에 열의가 있는 면을 드러내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3. 주변에 쓸데없는 거 늘어놓으면 (대체로) 망한다


비대면 면접을 보며 괜히 배경에 회사와 연관된 물건을 일부러 늘어놓거나, UX 관련 서적을 늘어놓는다거나... 취준생의 흔한 생각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깔끔한 배경과 정돈은 어느 정도 필요하지만, 굳이 배경을 억지스럽게 꾸미는 것은 장난스럽거나 우스꽝스러운 인상을 주기 쉬운 것 같다.

물론 면접을 잘 봤다면 배경에 무엇을 늘어놓던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고, 면접 중 안 좋은 인상을 주었다면 이런 사소한 것들로 결과를 뒤엎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하면 좋은 것 같다


비대면 면접에서 잘하거나 좋았던 점을 생각해보려 했는데, 도저히 없는 것 같다. (3전 3패) 그래서 면접 때 잘했다고 생각되는 점을 몇 가지 적어둔다.


1. 인터뷰어의 성함 기억하기


대면 면접에서는 궁금한 점을 여쭤볼 때 혹시나 면접관의 성함을 모른다면 고개를 향하거나 눈을 마주치는 비언어적 소통을 사용할 수 있었다. 비대면 면접은 그런 행동이 불가능하기에, 더욱 면접관들의 성함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비대면 면접 시에는 비디오 하단마다 면접관/면접자의 이름이 다 보여 부담감이 적었다. 다만, 설정에 따라 성함이 뜨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땐 처음에 귀를 활짝 열고 잘 듣고 기록해두는 방식이 좋았다.


2. 예상 질문 미리 준비하기

면접 준비와, 관련 아티클들을 미리 읽어보고 준비하였다.

예상 질문을 미리 준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대면 면접 때보다 내가 준비한 답변들을 장애물 없이 응답하기 수월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전에 면접 경험이 많이 없었기에 긴장하면 머리가 하얘지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Notion에 포트폴리오 발표/과제 발표/인성 면접 예상 질문을 따로 정리해두고, 대답이 막힌다면 참고해가며 대답했다.



불합의 이유가 비대면 면접이 낯설었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을 잘 안다.

면접을 복기하며 기본적인 면접의 태도나 대답에서 고칠 점도 (정말) 많이 찾을 수 있었고, 다음번에는 잘 보완해서 다시 임하고 싶다.

이 글을 보게 될 디자이너 취준생들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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