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카카오티로 콜이 울렸다. 남녀 두 분이 타셨다.
“안녕하세요”
“기사님 안녕하세요”
여자 손님이 반갑게 인사를 하시며 외쳤다.
“기사님! 또 뵙네요!”
“네?”
“작년 여름에 탔었어요.”
“와, 신기하네요. 만나기 쉽지가 않은데… 관광객이신가 봐요?
”저번엔 가족이랑 오고, 이번엔 출장이라 직장동료랑 이동 중입니다 “
기사님 저 여기 오징어회 어디로 갈까요?”
“00호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마스크 시절이라 손님이 기억나질 않아 어영부영 넘어갔다.
거리가 짧아 반가움을 뒤로한 채 우리는 짧은 인사로 마무리했다.
“다시 봐서 반가웠습니다!”
“저도요”
다시 겨울이 찾아왔고 어느덧 12월 31일. 한 해의 마지막 날.
자정이 지나면 폭죽 소리와 함께 새해를 맞이하는 날이었다.
콜이 한꺼번에 쏟아질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빠른 퇴근을 위해 집 가는 방향의 콜을 노려본다.
빨간색 글씨로 목적지가 뜨는 부스터콜.
카카오티에 있는 기능으로 원하는 목적지를 설정하는 것이다.
(이 기능을 사용하려면 39,900원이라는 돈을 내야만 했다. 현재엔 없어진 기능이다)
「부스터콜!」
”엇, 잡았다. 즐거운 퇴근길이 되겠군. 돈 벌면서 퇴근이다!‟
출발지에 도착하니 남녀 두 분이 손을 흔들며 웃고 있다.
“안녕하세요”.
뭔가 신기하고 묘한 분위기였다.
낯익은 얼굴과 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리.
서로 눈치를 보듯 힐끔거린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기사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혹시 전에 제 택시 타신 적이…?”
“오! 기억하시네요.”
“제가 일부러 단골 타도 실수할까 봐 아는 척을 안 합니다. 잘못 말했다가…”
“아, 저희 남매요.”
“악, 안녕하세요. 맞네요. 눈치 보고 있었어요. 마스크 때문에 알아보기가 어려워요.”
“저희는 일부러 알아보시나 하고 아는 척하지 말자고 했거든요.”
“알아봐서 다행입니다.”
“정말 아시겠어요?”
“폭설 때 어떻게 기억을 못 합니까? 팁을 20,000원이나 주셨는데, 자본주의 아닙니까?”
“기사님 저 그때 동료랑 오징어회 먹으러 갔었어요”
“그럼 다 따로 두 번씩 본 거네요! 와 총 3번입니까?”
“그리고 오늘 택시 부른 번호는 동생이 신규로 부른 거예요”
“와, 미쳤다”
“이건 전생이 원수 거나 부부다”
“푸하하하”
“안 그래도 저희끼리 기사님 다시 만나려나 했어요”
남자손님: “저는 기사님 다시 만나기 눌렀거든요.
동생 걸로 했는데 잡히다니 전생에 저희 뭐가 있었나 봐요.”
“새해 첫 손님으로 만났네요”
우리는 흥분한 상태로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택시 안은 전생을 예측하느라 바빴다.
형제, 부부, 부모, 원수, 다양한 인간관계들이 튀어나왔다.
여자손님: “이 정도면 명함 받고 그냥 올 때마다 연락할까요?”
“저희 그냥 다음에 우연히 또 만나요. 그땐 제가 회 사드리겠습니다.
우연을 믿어봐요. “
”좋아요 “
셋이 신나서 다음을 기약하며 인사를 나누었다.
2025년 아직은 만나지 않았다.
인연 하나하나가 우리 삶에 흔적을 남긴다.
우리가 나누는 삶은 타인에게 서로에게 한 부분의 기억이 된다.
세상은 좁고 나는 죄를 짓고 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신: 나이를 먹을수록 옛말 틀릴 거 하나 없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