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가 되려 피해자를 고소하는 세상, 그리고 법원의 판결
*범죄자에게 남편이라는 호칭은 적절하지 않아 지금부터 '명란'이라고 하겠다.
브런치도 근 6개월 만이다. 피해자인 나를 가해자로 둔갑시키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던 명란과 그의 섹파(편의상 '오랑'이로 부르겠다)가 나를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여러 차례 고소한 덕에 브런치도 잠시 중단했지만, 혐의 없음으로 사건이 완전히 종결되어 다시 브런치를 쓸 수 있게 되었다.
놀랍게도 이혼 기사가 보도된 직후, 가해자인 명란이와 오랑이는 피해자인 나를 고소했다. 그것도 여러 번. 당시 나는 명란이의 의처증으로 인한 폭행*과 오랑이의 장기간 스토킹으로 인해 공황장애로 출근은커녕 일상적인 생활이 불가한 상태였다.
*2024년 1월, 스토킹 신고로 인해 명란과 오랑의 섹파 관계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불륜이 드러난 직후, 미안하다는 말 대신 명란이는 오랑이와 섹파 관계를 '10분 운동'이라고 칭했다. 재밌는 건, 짧은 결혼 생활 동안 명란이는 나의 직장 생활은 '외도의 불씨'라며 심각한 의처증 증세를 보였었다.
공황장애와 과호흡으로 인해 휴직계를 내고 생전 처음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아야 했었는데, 경찰 측에서도 이러한 나의 상황을 고려해 공황장애가 치유된 이후로 수사 시기를 늦추려 했으나 오랑이와 명란이의 끈질긴 민원으로 인해 결국 빠른 시일 내에 조사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죄명은 '사실적시 명예훼손'과 정통망법 위반. 고소장의 요지는 '피고소인은 고소인들의 사생활을 악의적인 목적으로 기사화 시켜 고소인들의 명예를 실추했다'였다. 뭐.. 어떤 명예인지는 모르겠으나 실추되었다니 유감스럽지만, 내가 쓴 게 아닌걸.. 다음번에는 번지수를 제대로 찾길 바란다. 평소에 명란이와 오랑이는 평판이 좋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기사 한번 났다고 모두가 그 둘을 지목하는 꼴이라니.
늘 피해자로만 조사를 받다 피고소인으로 조사를 받으니 웃프기도 했지만 오히려 철저한 수사 끝에 명백한 피해자라는 것이 입증된 거 같아서 오히려 좋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브런치를 놓은 지 6개월 동안 주위의 고마운 사람들 덕분에 나는 일상으로 온전히 복귀할 수 있었다.
애정하는 일을 다시금 할 수 있게 되었고, 우리 가족은 웃음을 되찾았다. 결혼과 이혼을 동시에(?) 겪으면서 새삼 내 주위에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또, 이혼 소송을 제기한 나에게 앙심을 품고 지속적으로 협박하고 스토킹 하며 직장, 주변인들에게 내 행방을 캐묻던 명란이는 가정폭력 피의자로 경찰과 검찰에서 모두 '접근금지' 명령을 받았다.
기쁜 소식은, 명란이가 기어코 이혼은 할 수 없다며 제출한 불복 신청서에 대해, 가정법원 판사님이 추후 명란이의 범행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 이미 관계가 파탄 나 이혼은 불가피하다며 법적인 부부사이를 정리해 주셨다는 것이다.
이로서 이제 명란이와 그의 섹파 오랑의 형사적 처벌에 대한 위자료 산정만이 남았다. 오랑이는 현재 통신매체이용음란죄와 스토킹, 정통망법 위반으로 검찰에 기소된 상태다. 명란이는.. 수사 중인 사건이 많아서 차차 설명하겠다.
이혼 기사가 보도된 후 여러 매체에서도 내 사건을 다뤘다. 아, 정확히는 명란이와 오랑이의 범행을 보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특정 방송 매체에 달린 댓글들을 보며 위로도 많이 받았지만 '섹파인걸 눈치 못 챘냐' '어떻게 모를 수가 있냐' '눈치가 없다' 등 이 모든 게 마치 명란이가 불륜을 하고 있던걸 몰라본 나의 책임이라는 듯한 댓글을 볼 때면 억울함에 목 놓아 울기도 했다.
명란이는 본인도 스토킹의 피해자라며 “우리 사랑을 세상이 질투해서 이런 일이 생기나봐”라는 말을 자주 하곤 했다. 명란이의 눈물 연기에 나와 내 부모님, 그리고 명란이와 명란이의 부모, 오랑이의 스토킹을 목격한 내 지인들이 모두 껌뻑 속아 넘어갔으니.. 지금이라도 명란.. 진로를 다시 고려해 보길 바란다. You are such a good actor! 인정.
이제 그동안 명란과 오랑이가 얼마나 철저하게 둘의 관계를 속이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다자대면까지 불사하며 억울함을 호소해 왔고, 나를 속이기 위해 경찰 조사가 진행되는 것처럼 증거까지 만들어냈는지 하나씩 연재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