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마틸다>와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보고
로알드 달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 두 편을 보았다. 영화 <마틸다>와 <찰리와 초콜릿 공장>. 두 작품은 모두 가족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두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색감은 웨스 앤더슨 풍인데 그 내용은 실로 잔혹동화에 가까웠던 <마틸다>는 '나'를 낳았다는 이유만으로 '부모'라는 지위를 획득하고 어른이라는 이유로 아이인 '나'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던진다. 또한 태어날 때는 스스로 부모를 선택할 수 없었지만 이후 나의 부모를 선택하는 건 주체적인 '나'의 선택에 달렸다는 걸 주인공 마틸다를 통해 보여준다.
반면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찰리는 부유하지만 학대당하는 마틸다와 달리 가난하지만 화목한 가정 속에서 살고 있다. 찰리는 비록 배는 곯을지언정 그 누구보다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대가족 속에서 살고 있다. 찰리의 생일 때마다 가족 모두는 없는 형편에 비상금을 모아 그에게 초콜릿을 선물한다. 찰리는 가족을 포기하고 공장에 가서 살자는 웡카의 제안을 거절한다. 그리고 아버지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웡카가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게 돕는다.
그렇다면 로알드 달이 말하고자 하는 '가족'이란 무엇인가. <마틸다>에서 종국에 마틸다가 선택하는 자신의 부모는 담임인 허니다. 허니와 마틸다는 유사 가족을 이뤄 행복하게 살아간다. 그간 잊고 있었던 진정한 가족이 무엇인지 매 순간 느끼면서. 아이가 자신의 부모를 '주체적'으로 선택한다는 점에서 <마틸다>는 파격적이다.
반면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윌리 웡카는 공장을 찰리에게 물려주고 아버지와 함께 살아간다. 영화의 내레이션을 차용하자면 "초콜릿보다 더 달콤하게". 물론 이는 그가 자신의 꿈을 성공적으로 이룬 뒤라 가능했을 테다. 자신의 꿈을 억압하고 가둬두려는 아버지였지만 찰리의 말에 따르면 "사랑해서 그랬"던 거기에 윌리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아버지와 화해한다. 윌리가 생물학적으로는 '어른'이지만 정신적으로는 '어린이'와 유사한 감수성을 가진 사람임을 비추어 볼 때, 더불어 스스로 집을 떠난 윌리가 다시 아버지의 치과로 돌아간 것을 볼 때, 이는 '어른 아이' 윌리가 '어른'인 아버지를 품고 용서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어린이는 어른보다 위대하다. 로알드 달은 이를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족이란 어린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누구나 결말을 예측할 수 있을 법한 <찰리와 초콜릿 공장>보다는 전혀 예상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 파격적인 <마틸다> 쪽에 한 표를 던진다.
덧.
대개 영화화된 책들이 그렇듯이 로알드 달의 원작은 영화보다 더 많은 것을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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