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먹고 마시고 요리하라》
우리나라 사람들은 ‘밥’에 진심이라고들 합니다. 굳이 “밥은 먹고 다니냐?”는 어느 영화의 대사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밥 먹었냐?”는 질문이 곧 인사인 나라죠.
그런데 우리나라 같은 국가가 또 있답니다. 《먹고 마시고 요리하라》에 따르면 ‘인제라’가 곧 ‘밥’인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오늘 인제라 먹었니?”라고 묻는다네요.
《먹고 마시고 요리하라》는 음식으로 세계의 지리와 역사, 문화까지 익힐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입니다. 각 나라의 대표 음식엔 해당 국가의 기후와 지형과 역사가 담겨 있기 때문인데요. 이 외에도 한국식 매콤한 카레라이스, 달콤한 쉬쉬 케밥, 영국 왕실 샌드위치, 돌돌 말아 먹는 토마토 스파게티 등의 간단한 조리법도 함께 담겨 있기 때문에 이 책을 보며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먹는 것이 가능합니다. 흔히들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고 하는데요. 꼴깍꼴깍 침을 삼키면서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마음도, 입도 맛있는 지식으로 든든하게 채워져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먹고 마시고 요리하라》는 총 11개국의 다양한 음식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에티오피아 외에도 ‘모든 길’뿐만 아니라 ‘모든 음식’까지 통한다는 이탈리아의 로마, 와인과 바게트로 유명한 프랑스, 피시 앤 칩스와 샌드위치의 나라 영국과 케밥을 맛볼 수 있는 터키, 샐러드가 발달한 타이와 커리가 다양한 인도, 국수 문화의 국가 중국, 라멘 문화의 국가 일본에 이어 소스의 천국 멕시코, 패스트푸드의 나라 미국까지, 이 책을 읽다 보면 굳이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방 안에서 알차게 여행할 수 있어요. 여행은 구경이 아니라 ‘발견’이라는 점에 비추어 본다면 더더욱 그렇지요. 바비큐 립에 담긴 흑인 노예의 눈물, 푸아그라에 녹아 있는 거위의 고통, 케밥에 흩뿌려진 유목민의 애환은 음식이란 그저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것이 아닌, 그 자체로 역사라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자, 그럼 이제 파삭파삭한 빵을 곁들여 두 시간 동안 프랑스식 점심 식사를 즐긴 뒤 네 시엔 영국에서 호로록 애프터눈 티를 마시고 저녁엔 트레비 분수를 지나 나폴리에서 마르게리타 피자를 맛본 뒤 방콕으로 가 야식 ‘먹방’을 찍어 볼까요? ‘맛’이라는 인생의 큰 행복이 이 책에 깃들어 있답니다.
김미향 출판평론가·에세이스트
2022년 7월 4일(월) <조선일보> '재밌다 이 책' 코너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https://www.chosun.com/national/nie/2022/07/04/UOFEOPL7ORBS5BSVOXM4OB2ZB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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