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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뭉치 Jan 29. 2023

슬기로운 음식 생활

- 《저 많은 돼지고기는 어디서 왔을까?》

1. 오늘 소개할 책은?

빼빼로데이다, 가래떡데이다 먹을 것과 관련한 기념일인 오늘, 먹거리에 관한 책을 소개한다. 《저 많은 돼지고기는 어디서 왔을까?》다. 제목만 들었을 땐, 동물복지 얘기 아냐,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 얘기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 내용은 정말 일부이고, 앞서 소개했듯 우리의 먹거리와 식량위기에 관한 책이다. 우리가 먹는 식재료들의 유통 경로, 세계와 먹거리의 관계, 식량위기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등에 대해 알 수 있다. 인터뷰 형식으로 질문하고 답하는 대화체로 구성되어 있어 쉽게 읽힌다.  

   

2. 이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다면요?

저자는 우리가 먹는 모든 먹을거리는 물, 소금 이외에는 모두 생물이라고 말한다. 고기부터 곡물, 채소 같은 땅에서 나는 것, 생선이나 미역처럼 바다에서 나는 것 모두 생물이기 때문에 ‘우리는 생명을 먹’고 있다는 거다. 사실 이제는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모든 음식들이 전 세계 나라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모든 음식이 거대한 연결고리처럼 이어져 있다. 일례로 오늘 점심에 내가 먹은 돈가스는 미국에서 재배한 옥수수 사료를 먹인, 독일산 돼지고기로 만든 거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식량 자급률’이 이제 30%를 간신히 넘는 정도다. 따라서 하나가 무너지면 연쇄적으로 모든 것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역시 자유롭지 않다는 거다.  

    

3. 우리는 먹을거리가 이어 주는 세계의 일부로 존재하고 있다는 걸 알려주는군요.

<녹색평론>의 김종철 발행인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세상의 이치라는 것이 근본적으로 저마다 누군가의 밥이 되어야 돌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이는 자연 속 당연한 이치인데 우리 인간들이 다른 생명의 먹이가 되지 않고 혼자 먹으려 자연의 원리를 깨뜨리니 지옥이 되었다는 얘기가 이어진다. 우리가 먹는 것은 모두 생명이고 잘 생각해보면 소와 돼지가 죽어야만 우리가 고기를 먹을 수 있는 거다. 문제는 효율적인 생산을 위해 개랑 품종을 하고, 비용 절감을 위해 집단 사육을 하며 감염병이 발생한다는 거다. 그럼 더 많은 가축을 죽여야 하는 결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바다에서도, 땅에서도 생물 다양성은 사라진다. 많이 수확할 수 있고 상품 가치 높은 것을 선택하기에 오늘날 인류의 전체 칼로리 섭취량의 90%가 가축 5종(소, 양, 산양, 돼지, 말)에 의존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기에 우리가 지금 잘 먹고 있다고 해도 내일도 잘 먹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문제다. 아직까지 굶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과 환경문제들이 미래에 어떻게 되돌아올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다. 알을 낳지 못하는 수평아리는 태어나자마자 죽임을 당한다. 그렇게 죽은 수평아리가 비료나 사료의 원료가 되어 최종적으론 그것조차 우리의 먹거리가 된다는 건 불편한 진실이다.      


《저 많은 돼지고기는 어디서 왔을까?》후루사와 고유 지음 l 형진의 옮김 l 출판사 나무를심는사람들 l 가격 1만3500원



4. 사실 식량위기라는 것이 기후위기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 지난주에 《화성 탐사선을 탄 걸리버》를 소개하며 기후위기 얘기를 살짝 했었는데, 오늘 책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기후위기로 폭염, 폭설, 가뭄, 홍수 등의 이상기후 현상이 나타나면 1차로 농업이나 어업이 타격을 입는다. 이렇게 농어업이 타격을 입게 되면 원재료가 부족해지고 자연히 대체원료의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그로 인해 먹거리로 연결된 수입국가까지 도미노처럼 함께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결국엔, 국가별 빈부격차로 심각한 문제를 낳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후위기가 극복되지 못한다면 식량 자급률이 낮은 가난한 국가는 더 기아에 시달릴 테다.     


5. 먹는 방식을 바꾸면 정말 지구의 미래가 달라질까요?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오늘 먹은 돼지고기가 지구상의 어디에서, 누군가가 키운 살아 있었던 존재였고, 전 지구적 푸드 시스템에 의해 나의 식탁 위에 올라와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지구의 미래를 조금이라도 바뀌기 위해 우리가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제안한다. ►음식을 버리지 않고, 낭비하지 않는 에코 다이어트 ►음식물 쓰레기 퇴비로 재활용하기 ►정원이나 광장 등에 과실이나 채소를 가꾸는 ‘먹을 수 있는 경관’ 운동 ►탄소배출을 줄이는 제철 과일과 채소 먹기 ►지역 농산물 소비하기

►음식물 쓰레기 퇴비로 재활용하기 ►주 1회 채식하기가 그것이다. 먹을거리가 순환하는 과정을 이해하고, 인간 또한 생태계의 일부로서 건강한 삶을 살아갈 때 오래오래 지구와 함께 공존할 수 있음을 기억하고 오늘부터 우리 모두가 조금씩 실천해보면 어떨까. 어떻게 먹을 것인가, 우리가 먹는 방식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할 것인가는 우리 삶의 최대 중요한 실천이자,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김미향 출판평론가·에세이스트    


2022년 11월 11일(금)KBS 라디오 <생방송 오늘 원주입니다> '책과 함께 떠나는 산책' 코너 진행 원고입니다

생방송오늘 원주입니다 | 디지털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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