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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뭉치 Mar 01. 2023

정상가족/비정상가족 프레임에  딴지를 걸다

- KBS 라디오 <생방송 오늘 원주입니다> '책과 함께 떠나는 산책'

1. 오늘 소개할 책은?

가족을 둘러싼 문제와 그로 인해 고통받는 아이들에 관한 책 《이상한 정상가족》이다. 갈수록 출산율이 낮아지고 아동학대는 늘어가는 시대, 저자는 이 문제들이 ‘가족’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한다. 특히 가부장제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한국의 ‘가족주의’에서 말이다. 저자는 이 책 전반에 걸쳐 이러한 우리나라의 가족주의, 그리고 모델 하나를 정해 놓고 거기에 해당되지 않으면 ‘비정상’으로 취급하는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비판하고 있다.     


2. 가족주의를 어떻게 살피고 있나?

우리나라의 역사를 살피며 한국만의 가족주의가 어떻게 탄생되고 발전했는지 들여다본다. 자자는 ‘가족’이니까 괜찮다며 아무렇지 않게 발생하는 폭력들은 가족주의에서 비롯된 거라고 말한다. 우리나라가 가족을 중요하게 여기다 보니 제도와 정책도 가족 단위로 만들어졌다고. 이게 지나치다 보니 국가와 책임을 나누어야 할 부분도 모두 가족이 짊어지게 되어 개별 단위 가족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3. 공감되는 부분이 있다. 책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

1장에서는 아이들에게 가족이 정말 안전한 곳인지 묻는다. 2장에서는 입양 등 사회에서 ‘정상가족’이라고 불리지 못하는 가족의 형태에 대해 들려준다. 3장에서는 가족주의가 학교와 회사 등 공동체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살핀다. 세 장에 걸쳐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했으니 이제 대안도 마련해야 하지 않겠나. 마지막으로 4장에서는 세계 최초로 부모의 체벌을 법적으로 금지한 스웨덴의 사례를 통해 공적으로 가족주의를 깨고 실생활에 적용하는 법을 알려준다.      


4. 이쯤에서 궁금해진다. 저자가 이 책 전반에 걸쳐 말하고 있는 ‘정상가족’과 ‘비정상가족’은 무엇인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아주 쉽게 한 가지 예를 들어 말해 보겠다. 평범한 ‘정상가족’에서 이루어지는 폭력은 ‘체벌’로, 특별히 문제가 있는 ‘비정상가족’에서 일어나는 일은 ‘학대’로 생각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가족 모델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누는 이분법을 경계하고 다양한 가족 모델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기존의 ‘가족 신화’를 깨라는 얘기다.     


5. 저자가 제시하는 해결책이 무엇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듣고 싶어진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강조하는 해결책은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먼저 개인적으로는 가족이라는 이름 하에, 돌봄이라는 그림자 아래 약하고 힘없는 누군가에게 정신적·육체적인 폭력을 가해서는 안 된다는 거다. 가족 구성원 각각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주체로 살아야 행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음으로 사회적으로는 믿음을 기반으로 한 느슨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족 개별 단위에 지나치게 부담을 주는 돌봄을 나누어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번에 소개한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의 저자는 남의 신발을 신어보는 자세인 ‘공감’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책의 저자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공감의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정인이’ 사태를 보며 아파하는 것 이상으로 ‘정인이법’을 만들고 잘 실행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아동 인권’과 ‘가족주의’에 대한 책이라니 언뜻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문장이 간명하고 내용이 명쾌해 쉽게 읽히니 부담 없이 찾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김미향 출판평론가·에세이스트    


2023년 2월 16일(목) KBS 라디오 <생방송 오늘 원주입니다> '책과 함께 떠나는 산책' 코너 진행 원고입니다

생방송오늘 원주입니다 | 디지털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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