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지친 당신에게

- 나의 심리 상담 일기 1

by 김뭉치

2020년 12월, 나는 34년 인생 처음으로 심리 상담을 신청했다. 각종 심리 검사를 통해 나 자신을 좀 더 잘 알고 싶은 마음이 컸다. 내게 가장 소중한 건 나인데 그간 나 자신에게 너무 소홀했단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내 심리 상태, 그러니까 우울감이랄지 스트레스랄지 행복감이랄지가 각각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지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싶기도 했다. 심리학을 전공한 지인들이 심리 검사의 장점에 대해 몇 년간 지속적으로 이야기해준 덕도 컸다.


코로나19 시대라 상담은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ZOOM을 켜서 처음 상담 선생님과 대화할 땐, 떨렸다. 과연 내가 알고 있는 나 자신과 실제의 나는 얼만큼의 간극을 보일 것인가.


상담 선생님은 먼저 어떤 목적으로 상담을 신청했는지 물으셨다. 내가 상담을 신청한 이유와 함께 K-직장인의 애환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한 시간이 흘러갔다. 선생님은 내가 정한 휴식 시간은 꼭 지키고 업무 외 시간에 걸려오는 전화, 메시지, 메일 등에 가급적이면 답을 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일과 삶의 분리가 이루어져야 정신 건강에 좋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말씀이다. 내가 자의적으로 일을 하는 것과 타의에 의해서 퇴근 이후 시간에도 일을 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니 말이다.


선생님은 어떤 심리 검사를 받고 싶은지 물었고 나는 내가 받고 싶은 검사들의 이름을 죽- 얘기했다. 다면적 인성검사(MMPI), 기질 및 성격검사(TCI), MBTI, 문장성분검사였다. 선생님께서는 너무 힘든 사람이 아닌 이상 문항이 많은 다면적 인성검사(MMPI)는 권유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그러나 나는 이왕 시작한 상담이니만큼 받을 수 있는 검사는 모두 받고 싶었다. 나를 알 수 있는 지표가 하나라도 더 있으면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총 네 가지 검사를 받기로 하고 상담을 마쳤다. 첫 상담을 마쳤을 때는 얼떨떨했다. 이윽고 첫 상담부터 말이 너무 많았다는 생각이 밀려들었다. 다음으로는 회사 얘기는 역시 회사 동료들과 하는 게 가장 재미있다, 는 거였다. 내가 고민하는 문제들은 굉장히 특수하기 때문에 우리 회사 동료들이 아니라면 쉬이 어디에서 꺼낼 수도 없거니와 이해시키기도, 공감을 받기도 힘들다. 나에게는 나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누구보다 내 고민을 함께 생각해주는, 전우와도 같은 동료들이 있기에 그런 부분에 있어 대나무 숲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다. 새삼 친절하고 다정한 동료들에게 감사하게 되었다. 두근거렸던 첫 상담은 그렇게 동료애를 남기며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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