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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상 Nov 02. 2020

[Review]오늘의 향기는

시간 블렌딩

한국인에게 뗄레야 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 

바로 '커피'이다. 


하루라고 카페인을 거르면 소화가 안 되는 듯한 답답함을 느낀다. 나의 경우에도 커피를 굉장히 좋아해서 하루에 한 잔은 꼭 마셔줘야한다. 그것도 '맛있는' 커피로. 커피를 로스팅카페에서 처음 배운 탓에 쓸데없이 입맛이 고급이 되었다. 그래서 새로 생긴 카페를 갈 때 아메리카노 한 잔을 반드시 마셔준다. 매장이 어떤 원두를 쓰는지, 어떻게 관리하는지를 꼼꼼하게 둘러보고 최근엔 머신의 청결 상태까지 살펴본다. 


왜 이렇게까지 하느냐고? 


커피의 기본은 원두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카페에서 마시는 맛있는 커피 한 잔이 그 날의 기분을 좌우한다고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침에 마시는 커피는 하루를 힘차게 살아갈 에너지를 불어넣어주고, 오후에 마시는 커피는 피곤함을 덜어주며 오전을 무사히 마치고 오후를 시작한다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저녁에 마시는 커피는 하루의 마무리를 여유있게 회상하는 매개가 되어준다. 이처럼 커피 한 잔은 각성효과를 주는 음료로서의 역할만을 수행하는 것이 아닌 하루를 의미있게 하는 그 자체인 것이다. 



작가는 매일의 커피를 말하고 있다

에스프레소부터 커피는 아니지만 패션후르츠와 같은 음료까지 그 날의 감성과 일과를 기록해두었다. 사진을 업으로 하는 점도 한 몫 했을까, 페이지마다 고해상도의 사진으로 작가의 시선을 대변한다. 사실 책을 덮고나서, 이 책은 리뷰를 작성하기에 적합한 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까놓고 말하면 200페이지 가까이 되는 분량에서 차지하는 텍스트의 분량은 100페이지 언저리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사진으로 채워져있다. 어느 한 페이지도 하얀 백지로 처리된 페이지는 없다. 글과 함께 사진을 배치하고 스토리텔링을 한다. 텍스트만 단편적으로 봤을 때는 sns 한 두줄 작성한 글귀로 보였다. 하지만 사진을 보고 글을 다시 읽으면 마치 작가와 같은 곳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사진으로 작가의 시선을 체험하는 것이다. 



하루하루 그날의 감성이 있다. 어떤 날은 씁쓸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달달하기도 하다. 

이태원 클라스에 이런 대사가 나온 적이 있다. 


'술맛이 달다는건 하루가 인상깊었다는 뜻이다'


커피도 음료도 마찬가지. 

그 날의 감성을 음료에 녹여내어 목구멍으로 넘기면 하루가 어떻든 인상깊었던 하루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믿고 하루를 블렌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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