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나누며 사는 삶

by 현상

어릴 적부터 늘 듣던 이야기가 있다.


“서로 돕고 나누면 행복한 세상이 됩니다.”


도덕시간 수업자료에 단골로 나오는 그림이 있다. 두 친구가 있는데 한 친구가 심술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혼자 음식을 독차지한다든가 물건을 혼자만 가지고 논다든가 하는 그림말이다. 반면 다른 한 친구는 자기가 가진 물건과 음식을 주변에 나누어주면서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이런 그림을 보면 무의식적으로 행복한 미소를 짓는 친구가 하는 행동이 옳은 일이라 고 생각하게 된다.


문득 그런 의문이 들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배운 대로 사회는 배려하고 나누는 행복 가득한 세상일까. 그렇다고 하기에는 내가 보고 들은 세상은 너무나도 마음이 가난했다.


한 쪽에서는 이제 막 세상에 나온 갓난아기임에도 건물을 몇 채나 가지고 있고, 한 쪽에서는 아이들이 부모 얼굴을 보지도 못하고 버려지고 있었다.


텔레비전을 켜면 지구 반대편 이름 모를 어느 나라에서 배는 볼록하고 벌레가 날아다니는 환경에서 죽어가는 아이들을 보여준다. 분명 초등학생 때 부터 ‘여러분의 작은 나눔이 여러 명의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라는 문장과 함께 나오는 장면인데도 아직도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고개를 돌려 우리나라만 봐도 허물어가는 동네에서는 어린 아이와 노인이 어렵게 살아가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 하늘도 무심하지, 이런 가정 은 꼭 희귀병을 앓고 있거나 거액의 빚을 지고 있다. 지자체에서 여러 도움을 받긴 하지만 그마저도 '최소한의 삶'만을 유지하게끔 할뿐 환경을 개선할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


작은 나눔이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나마 나누며 사는 세상이기에 이렇게 된 것일까. 분명 교과서에 나온 대로만 하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와야 하는데 말이다.


나눔에 지치고 손익을 따지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과거에는 기부의 방법 이 ‘내 쓸 것을 나눠’였다면, 이제는 ‘내가 쓰고 남은 것을’이 되었다.


나누면 행복해질까.


내 것도 부족한데 힘들게 나누며 살아야할까?


도덕적인 관념에서 벗어나 생각해보면 한없이 갈등이 생기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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