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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 너머 이야기

드로잉- 진안 마이산

by 최민진

봉우리 곁 또 하나의 봉우리

먼 산이 길을 앞선다.

쉼터 언덕에 서니

개나리 너머 바위산 다가오며

자그만 돌탑이 시간을 돌린다.


바위는 물밑 솟아올라

숲 푸르르고

가을잎 저물며 말의 귀라 일컬어졌다.

안과 밖으로 어두운 시대

새 하늘 바란 농민항거는 피고 지고

나라 잃은 슬픔 가운데

깊은 골에 석정은 돌을 쌓았다.*

둥글게 더하여 올리고

맞물려 모아

한 줄 돌을 하늘로 이었다.

세상 향한 기도는

자연의 형상으로 탑사를 이루니

흔들리며 오늘도 바람을 맞는다.


진안고원에 구름이 오가고

하늘마을 잇는 길에 바람이 일고

길 찾는 이들

산어귀 돌 하나 얹고 떠난다.



*이갑룡(1860- 1957)

구한말 1885년 마이산 입산 1917년 탑사 완성




(진안 마이산휴게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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