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에 목숨거는 것도 나쁘지 않더라

만보기에 집착하는 아침

by 임효진

요즘 눈뜨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있는데, 바로 토스 앱의 만보기를 켜는 겁니다. 만보기에 방문하면 오늘이 몇 번째 연속 방문인지 알려주는 팝업이 뜨는데요, 요게 저에게는 아주 요망한 녀석입니다.


처음에는 연속방문 기록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어쩌다 보니 기록이 2주간 유지되면서부터는 희한하게 그 기록을 깨고 싶지 않더라고요. 어제 빼먹었으니 끝났네, 싶으면 보호막이라는 것도 씌워주면서 기록을 지켜줍니다. 그러면 또 힘내서 다시 방문을 하지요. 우리 한쪽클럽이 주말 보충 제도를 운영하는 것과 같은 원리인 듯한데, 역시 한 번 실수했다고 사람을 내치면 안 된다는 중요한 깨달음(?)도 얻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100일 연속 방문을 달성했습니다.

짜잔!


SE-4b0e2bb8-f013-11f0-afae-cf0ab9c27d7e.jpg (신나서 캡처하면서도 헛웃음이.. 이게 대체 뭐라고.)


웃긴 건 말이죠, 방문은 열심히 하지만 걷기를 열심히 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고작해야 하루 2천 내지 3천보 남짓, 그래봐야 하루 30원도 못 법니다. 그나마도 광고를 보면서 포인트로 전환해야 하는데 자주 까먹어서 날리고 말이지요.


아무 혜택도 없는 연속방문에 왜 집착하는지 스스로도 웃깁니다. 유일한 혜택이라면 잘했다는 칭찬 정도? 그게 기분이 좋아서 석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주말에도 잊지 않고 꼬박꼬박 이러고 있으니, 똑똑한 척 하지만 저라는 사람은 사실 이렇게 단순하답니다.


그래도 꼬박꼬박 방문한 덕에 오늘은 많이 걸었구나, 오늘은 너무 안 걸었구나 하는 정도는 생각하게 됩니다. 어떨 때는 하루 500보도 안 걸을 때가 있는데요, 봐야 할 원고가 많아서 종일 앉아있을 때 그렇습니다. 그러면 또 나름대로 반성을 하지요. 아무리 바빠도 건강은 챙겨야지 이게 뭐람. 어쩐지 피곤하더라. 오래 가려면 체력은 필수라는 것 잊지 말자, 하면서 말입니다. 이런 걸 보면 연속방문이라는 게 아주 의미가 없지는 않네요.


꾸준히 기록하면 일상이 조금씩 나아진다는 건 사실입니다. 하다 못해 이렇게 사소한 만보기 방문기록조차도 일상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걸 보면 말이지요. 이렇게 사소한 것에 목숨 거는 삶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뭐라도 기록합시다. 생각이든, 경험이든, 스케줄이든, 아니면 그날 쓴 생활비든. 그것들이 언젠가 나의 역사가 되고 미래가 되길 응원하면서.




덧붙임...

뭐라도 기록하면서 꾸준히 글쓰기를 하고 싶으신 분,

한쪽클럽과 함께 해보시면 더 좋지 않을까요?

지금 2월 챌린지 멤버 모집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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