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의 수고

프롤로그

by 김편

프리랜서 출판 편집자다. 원고를 다듬어 책을 만든다.

고정 수입을 위해 지역 방송사에서 계약직 뉴스 운행 PD로도 일한다.


방송국에서는 방송 사고라는 폭탄을 맞는 일이 없기를 늘상 바라니 사고 확률이 높아지는 돌발적 상황을 꺼린다. 그러니 특별한 사건이 없는 보통의 날이기를 매일 간절히 바란다. ‘제발, 제발, 제에~~~발!!!’


책을 만들 때도 사고는 있다.

인쇄나 제본과 관련한 제작 사고도 있고 살아남은 오타나 비문이 만드는 사고도 있다. 책은 재쇄를 찍지 않는 한 수정의 기회도 없으니 마감을 넘기고 나면 늘 생각한다. ‘제발, 제발, 제에~~~발!!!’


매일 거실 책상에 앉아 시간을 꾸려 책과 연루된 일을 하고, 거실을 벗어나 3일에 한 번은 숙직을, 3일에 두 번은 뉴스 라이브 운행을 한다. 간혹 살얼음판 같거나 심장이 입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긴장의 순간이 띄엄띄엄 닥치는 일상인데, 생각해 보면 이런 것이 누구나의 평범한 일상이 아닐까 싶다.


삶의 틈새에서 문득 마주치는 장면, 일상을 스치는 말랑말랑 다정한 감정, 일을 끝낸 후 어깨에 내려앉는 묵직한 고요를 즐긴 순간을 기록한다.


내가 겪고, 당신도 겪었을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의 수고. 그 수고로움을 함께 다독이고 싶다.


아무 일이 없어 감사한 하루



커버 이미지 ©peter-clark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