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일기 쓰기 시작 (2019.10.21)
베지테리언이 되기로 결심한지 229일이 지났다.
이 기간 동안 고기를 먹지 않아서 생긴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는 것 같다. 몸무게가 확 줄었다거나 혹은 건강 상의 문제가 생겨 고생했다거나 몸이 가벼워졌다거나 하는 등의 큰 신체적 변화같은 것 말이다.
이렇게 신체적으로 체감되는 변화보다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겪었던 소소한 에피소드가 있었고, 어떻게 하면 좀 더 심도 깊게, 똘똘하게(?) 연구적으로 제대로 된 채식을 이어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 정도가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자연스럽게 채식 관련 서적, 음식 등에도 관심이 생겼었다.
베지테리언을 결심한 이후 학업과 일을 병행하며 하루하루 정신없는 매일을 반복하면서 한껏 예민해져 갔었다. 이 베지테리언 생활이 예민함을 보태 삶에 고단함을 더해주는 건 아닌가 싶은 고민도 문득문득 들긴 했었다. (주어지는 대로 다 먹을 수가 없고 선택에 제한이 생기니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에서 큰 균열이 생기지는 않았고, 결심이 무너진 적도 없었다. (여기서 한 가지 고백을 한다면, 술에 취해서 고기가 들은 만두를 참지 못하고 한 번 먹은 적은 있다!) 지금 하고 있는 베지테리언의 종류가 완전 채식주의자는 아니어서 상대적으로 좀 더 잘 버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이 생활을 유지할 것 같고, 그렇게 하고 싶다. 퇴사를 한 지금, 보다 더 베지테리언에 관한 정보를 찾아보거나 음식을 직접 해 먹거나, 이에 대한 기록하는 일 등이 좀 더 수월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지금까지 겪었던 에피소드나 식단 등을 꾸준히 기록하지 못했는데, 백수가 된 지금 꾸준히 기록해보고자 #비건일기 라는 콘셉트로 인스타그램에 계정을 하나 만들었다.
@ve_to_the_gan
한 피드에 4페이지를 넘기지 않도록 노란 캠퍼스 노트에 짧은 글과 그림을 수록하여 꾸준히 업로드해보려고 한다.
아래가 그 첫 번째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