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예능 <피지컬100>은 가장 강력한 피지컬을 가진 최고의 '몸'을 찾는다는 기획 의도로, 100인이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 예능이다. 어떤 게임이 펼쳐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성별, 나이, 출신 등 각자 다른 몸을 가진 100인은 자신이 가진 몸의 장점을 이용해 최후의 1인이 될 때까지 살아남아야 한다.
100인 중 대다수는 큰 근육이 돋보이는 남성들이다. 스켈레톤, 레슬링, 럭비, 체조 선수부터 보디빌더, 산악 구조대, 댄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남성 참가자들이 등장할 때마다 위압감이 어마어마하다. 그 사이에는 남성들보다는 몸이 작지만 탄탄한 근육이 돋보이는 여성 참가자들도 있다. 그리고 한 참가자가 등장하자 모두의 주목이 집중되었는데, 그 사람은 바로 참가자 중 최고 연장자인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이었다.
물론 모든 게임이 힘만 요하지는 않는다. 게임에 따라 순발력, 지구력, 협동능력, 균형감각 등 다양한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남성 참가자를 이기는 여성 참가자가 배출되기도 한다. 하지만 극한의 체력 싸움이 이어지면, 힘이 센 사람이 최후의 우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음은 부인할 수 없다. 즉 남자보다는 여자가, 나이가 어린 사람보다는 나이가 많은 사람이 불리한 게임인 것이다.
추성훈 선수는 왜 불리한 게임에 참가했을까? 특히 그는 이종격투기라는 잔인한 승부의 세계에서 활약한 사람이기에 아마도 지는 것을 굉장히 싫어할 것이다. 그는 <피지컬100>에 참가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아저씨들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나왔습니다.
마흔여덟. 아저씨라고 부르기 미안할 만큼 지금까지도 여느 젊은이 못지않은 근육질 몸매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천명의 나이를 앞두고 있는 그는 분명 아저씨다. 최고 전성기 시절만큼 기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고, 온몸 곳곳에 젊은 날의 분투 흔적이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런 그가 <피지컬100>에 참가한 이유는 하나다. 나이가 40이 넘고, 50이 넘은 사람이 젊은 사람들과 겨루면 무조건 질 거라는 선입견을 깨기 위해서다.
불리한 게임에 뛰어드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한 채용 사이트에서는 각 채용에 지원한 사람들의 평균 스펙을 보여주는데, 사회초년생 시절 나는 평균 스펙보다 내 스펙이 낮으면 지원서를 내지 못했다. 어차피 평균도 되지 못하는데 지원서를 내봤자 합격할 확률이 낮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지원서를 낼 수 있는 회사가 없어 에라 모르겠다, 지원서를 넣기 시작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나는 지원자들의 평균 스펙보다 낮은 스펙을 보유한 합격자가 되었다.
많은 이들이 반신반의했을 것이다. 아무리 추성훈 선수라도 세월을 이길 수는 없는 법이니까. 아저씨들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던 그의 다짐은 게임 곳곳에서 묻어났다. 비록 다른 선수들보다 힘은 약할지라도 그의 뛰어난 리더십은 협업이 필요한 게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경력이 짧은 사람들은 갖기 어려운 지혜를 바탕으로 불리한 게임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냈다.
그래서 과연 아저씨는 최후의 1인이 되었을까? 불리한 게임에 뛰어든 아저씨의 용기만큼 빛난 것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