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늘었다
가족이 늘었다.
그녀의 이름은 감자. 파란 눈에 온몸이 흰 코숏이다. 이제 그녀 없는 시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늦은 밤, 휴대폰이 울렸다. 잘 연락하지 않는 친구가 혹시 고양이를 키울 생각이 없냐는 말과 같이 영상을 보내온 것이다. 영상 속 하얗고 작은 고양이는 친구 무릎 위에서 꼬물꼬물 움직이고 있었다.
잠을 설치며 고민했다. 생명에 대한 책임감을 생각하면 두려웠다가 영상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흔들렸다. 유튜브 동영상속 이야기는 '절대 키우지 마세요'로 시작했다가 '그래도 행복해요'로 끝났다. 결국 결정은 내가 해야 하는 것이었다.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가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는 흔한 말. 아무리 생각해도 내 마음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선택의 결과가 항상 나쁘거나 항상 좋을 수도 없다. 이렇게 뻔한 이야기를 쓰게 되는 마음. 애틋하고 짠하고 고맙고 사랑스럽다.
자기 몸보다 큰 장난감을 물고 다니며 노는 그녀를 보고 있었다. 뭐가 그렇게 재미있을까 싶어 "감자~"라고 불렀다. 그러자 그녀가 가던 길을 멈추고 나를 돌아보는 게 아닌가. 몇 번을 더 부르니 네발로 걸어왔다. 조금 뭉클하고 있는데 다 와서는 엉덩이를 실룩이더니 내 옷에 달린 끈 장식으로 점프하는 그녀. 본능적으로 몸을 뒤로 빼서 얼굴을 긁히진 않았지만 욱하는 마음이 올라왔다. 그러거나 말거나 전혀 게의치 않고 내 무릎 위에 자리를 잡고 끈 사냥에 집중하는 그녀다. 나는 그 모습을 물끄러미 본다. 어떤 존재를 보고 관찰하고 보살피는 익숙하지 않았던 일이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감자에게 바라는 것을 생각해봤다. 수도꼭지 열면 쏟아지듯 나오는 바람들. 새벽에 덜 우는 것. 손 깨물지 않는 것. 밥 잘 먹는 것. 내 물을 뺏어먹지 않는 것. 등등 계속 쓸 수도 있다. 그중에 딱 하나만 정하라 한다면. 우리 오랫동안 같은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