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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광수 Jun 15. 2018

비즈니스 - 와비 파커의 기업문화를 파헤치다

비즈니스의 창출과 사회적 미션이란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방법

와비 파커의 브랜딩 전략 - 내부 브랜딩과 외부 브랜딩

와비 파커의 기업문화는 브랜딩의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립하는 방향은 두 갈래로 뻗어나간다. 첫째는 기업 내부로 향하는 브랜딩, 둘째는 기업 외부로 향하는 브랜딩이다. 와비 파커가 지향하는 기업문화는 기업 내부로 향하는 "내부 브랜딩"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와비 파커의 내부 브랜딩을 살펴보기 전에 외부 브랜딩을 분석해 보는 것이 전반적인 이해해 도움이 될 것 같다. 와비 파커는 창업 초기에 4단계의 브랜드 계층(Brand Hierarchy)을 구성하였다. 

심미성: 가장 앞선 패션 브랜드로서의 와비 파커 

가격: 95$의 가격

고객 경험: 무료 배송, 무료 반품, 이 외의 고객 친화적인 여러 고객 경험들

사회적 미션: 하나의 안경을 하면 하나의 안경을 기부하는 문화

브랜드 계층에 따라 살펴보면, 고객은 가장 우선적으로 "안경을 썼을 때 잘 어울리게 예뻐야 하고", "가격은 95$ 수준으로 저렴해야 하며", "안경을 구매하는 과정이 매우 편리하게 진행되어야 하고", "착한 소비를 통해 사회에도 기여했다는 충족감 까지' 갖게 된다. 이는 와비 파커가 가지고 있는 핵심 역량(Core Competence)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위 네 가지 요소는 안경 산업에서 [와비 파커]란 기업이 가지는 USP이며, 네 요소가 복합적으로 결합할 때 와비 파커의 독특한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생성된다.


와비 파커의 핵심 역량이 강력하면서도 신선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핵심역량을 구성하는 요소가 비즈니스를 창출함과 동시에 사회적 미션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탐스의 "신발 한 켤레를 사면 한 켤레를 개발 도상국에 기부"하는 캠페인을 코즈 마케팅이라고 하는데, 장기적으로 기업의 긍정적 이미지를 확고하게 하여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공유가치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의 구체적인 실천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와비 파커 또한 설립 초기부터 CSV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으며, 사회적 미션을 달성하는 것이 기업의 이익과 연결된다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선순환의 가치 창출을 위한 문화적 기초 - 와비 파커의 기업문화

창업 초기에는 공동 창업자를 중심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기반으로 한 외부 커뮤니케이션이 빈틈없이 이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조직이 성장할수록 기업 정신과도 같은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공감하지 못하는(혹은 할 생각이 없는) 외부 인력들이 채워지게 된다.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구성원들이 합의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공통 지점이 필요해진다. 배달의 민족의 "9시1분은 9시가 아니다"와 같은 표어나, "나는 일의 마지막이 아닌 중간에 있다"와 같은 표어가 그러한 지점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공통의 지침을 가지고 조직의 상하좌우에서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과 설득, 공감의 작업을 지속하면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유지할 때, 조직의 크기가 커지더라도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한 일관적인 외부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Team members continue to grow and have fun together."
-Castro, Sr Director of Customer Experience, HBR, 2012

위 말 처럼 와비 파커 또한 내부 브랜딩의 중요성을 잘 인지하고 있다. "재미"있게 구성원들이 성장할 수 있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와비 파커의 Customer Experience 작업장 근처에는 SoHo 쇼룸이 오픈 되어 있다. 고객들로 하여금 회사의 일상적인 운영 프로세스를 확인할 수 있도록 둔 장치이다. 이는 "투명성"에 기초한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핵심역량을 지속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재미"와 "투명성"은 와비 파커 기업 문화의 중요한 두 축이다.


구조화 된 기업문화 - 프로그램 실행을 통한 시스템화

와비 파커의 "FUN"한 문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신입사원 환영행사가 있다. 입사 첫 날, 달마 행자가 담긴 선물 상자를 전달하고, 태국 음식점에서 음식을 시킬 수 있는 상품권을 준다. 그리고 아직 잘 모르는 신입사원에 대해 대화를 통해 "나는 어떤 사람인지"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것이 일반적인 신입사원 소개 프로그램과 다른 점은, "나는 좀비가 무서운데, 뉴욕의 건물 시스템은 좀비가 올라오기에 어렵게 되어 있어서 안심이 됐다"거나, "21살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청바지를 입어"봤다거나 하는 엉뚱한 답변도 나올 수 있는 자유롭고 재미있는 분위기란 것이다. 이와 같은 기업문화를 통해 일터에서의 "Friendship"이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다음으로 Customer Experience팀(이하 CE팀) 직원들에게 경력개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년 마다 순환 근무를 할 수 있게 하여 타 팀에서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게 한다. 또한 기본적으로 모든 부서의 직원들을 일정 기간 동안 CE팀에서 일하게 함으로써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돕는다. 경력개발의 기회를 주는 것은 일 자체에서 만족감과 안정감을 느끼게 돕는다는 차원에서 큰 의미의  "FUN"한 작업일 것이다. 이후 직원들이 와비 파커를 떠난다고 하더라도 와비 파커의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페셔널로 대우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직원 경력 관리의 목적 중 하나이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 - 비즈니스의 창출과 사회적 미션의 달성이 가능하려면

와비 파커는 내부 브랜딩을 통해 기업 문화의 토대를 닦고, 기업 문화를 공유할 수 있도록 훈련된 구성원들이 와비 파커의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 구조가 제대로 작동할 때, "사회적 미션을 달성하는 기업으로서의 와비 파커"라는 목표가 자연스럽게 달성된다. 이 지점에서 CSV란 과연 무엇인가, 하는 물음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하나를 샀을 때 하나를 기부한다"는 단순한 기부 캠페인에 그친다면, 결국 "하나를 더 주는 비용"을 소비자들이 감수해야 한다. 이 때 소비자가 얻는 효용이 지불하는 비용보다 정말 클 것인가?


결국은 사회적 미션이란 카테고리가 가치 사슬 내로 편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까지 CSR, CSV의 사례로 언급된 것들은 "캠페인"의 수준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와비 파커는 지속 가능한 형태의 Buy-one Give-one 모델을 만들어 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와비 파커의 모델을 따르면 하나를 구매할 때 동일한 모델을 그대로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로컬 안경 생산자로 하여금 저렴한 모델의 안경을 생산하도록 하여 로컬 안경 생산자의 총 생산량을 증대시킬 수 있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와비 파커의 기업 모델을 다시 한번 이야기 하면서 마무리 하도록 하자.


와비 파커는 내부 브랜딩을 통해 기업 문화의 토대를 닦고, 기업 문화를 공유할 수 있도록 훈련된 구성원들이 와비 파커의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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