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의 이야기
[WEB발신]
우리 05/25 09:00
*223114
출금 6,220,000원
급여, 세금, 보험료
잔액 114,934원
또 월급날이다.
직원들 월급이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소리에
내 마음도 함께 빠져나간다.
이번 달은 어떻게든 메꿨지만, 다음 달은 모르겠다.
기본소득이 시작된 이후로, 회사 운영이 더 어려워졌다.
처음엔 나도 환영했다.
직원들 생활이 좀 나아지면, 회사 분위기도 좋아지겠지 싶었다.
그런데 현실은 달랐다.
첫째, 인건비가 폭등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기본소득 도입에 따른 조정입니다.”
정부는 그렇게 말했지만,
실제론 기본급도, 수당도, 보험료도 다 올라버렸다.
둘째, 일하려는 사람이 줄었다.
“그냥 기본소득으로 버티고, 프리랜서 뛰면 되죠.”
경력직도, 신입도 점점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생산라인은 돌려야 하는데, 사람은 없다.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려고 했지만, 지원금은 대기업 우선.
우리 같은 중소기업은 늘 뒷전이다.
결국 은행 대출로 장비 몇 개 들였다.
금리는 올랐고, 한숨도 함께 늘었다.
[WEB발신]
우리 05/25 10:30
*223114
출금 980,000원
전기요금, 원자재 결제
잔액 -865,066원
또 마이너스다.
원자재 값은 올랐고,
납품단가는 그대로다.
협력사 사장들도 하나둘 폐업한다.
다들 버티다 못해 손을 놓았다.
나도, 얼마까지 버틸 수 있을까.
TV에선 정치인이 말한다.
“기본소득을 100만 원으로 올리겠습니다!”
직원들은 박수를 치고, 나는 또 계산기를 두드린다.
“그 100만 원은… 누가 내지?”
답은 정해져 있다.
나 같은 사람이다.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나는 이 나라에서 ‘벌칙존’에 들어와 있는 게 아닐까.
고용을 하면 벌금, 수익을 내면 세금, 투자를 하면 규제.
사무실 창밖을 본다.
또 하루가 시작된다.
직원들 월급 맞춰주는 게 내 인생의 목표가 된 지 오래다.
“대표님, 이달 말까지 세무서 제출 서류 준비하셔야 합니다.”
“그래, 알았어…”
나는 오늘도 내 일터를 지키기 위해 기본소득 시대의 사각지대에서 묵묵히 견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