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남편의 해결책은 항상 문제가 되는가?
(※본 내용은 픽션입니다.)
아내가 갑자기 쪼르르 옆에 와서 내 손을 잡는다.
놀란 나는 아내의 얼굴을 무슨 일이냐는 듯 바라본다.
아내는 조심스러운 말투로 말을 한다.
"여보, 두쫀쿠가 너무 먹고 싶어. 나 하나만 사다 주면 안 돼?"
나는 가슴속에서 올라오는 울화를 터뜨리며 아내에게 외쳤다.
"뭐? 그 쥐똥만 한 거 하나에 뭐 7천 원인가 한다던데 제정신이야?"
"아니 다들 먹었는데 나만 못 먹어 봤어.."
아내는 항상 이게 문제다.
뭐든 유행이라면 그저 사족을 못쓰고 달려든다.
답답한 내 마음은 더욱 올라오는 화를 감당할 수 없게 된다.
"그까짓 거 안 먹으면 되지 뭐 다들 먹는다고 꼭 먹어야 해?"
"아니 다른 친구 남편들은 그거 구해준다고 난리던데 오빠는 그거 하나 못해줘?"
아내가 또 다른 놈이랑 비교를 한다.
나는 더욱 화가 나서 언성이 높아진다.
"나는 도저히 그 돈 주곤 그 쓰레기 못 사줘!"
쾅!
화가 난 아내는 말없이 문을 닫아버리고 안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내는 왜 항상 이런 걸까?
나는 불철주야 우리 가족을 위해서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 생각하고,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털털거리는 자동차를 수리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
그런데 아내라는 사람은 내 돈을 못써서 안달일까?
나는 화를 참고 거실 소파에 누워 TV를 보다가 잠이 들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눈을 떠보니 어둑어둑한 거실 소파에서 깬 나를 발견했다.
슬슬 배가 고파오자 아내를 찾았다.
"여보 밥 먹자"
그러나 집안에 인기척이 없다.
스마트폰을 찾아 아내에게 전화를 해본다.
뚜루루루.. 뚜루루루.. 달칵
"어 오빠, 나 오늘 친구들이랑 저녁 먹고 들어가"
"아니 얘기도 없이 갑자기?"
"자고 있는데 뭘 얘길 해 나는 친구가 사준 두쫀쿠 먹고 갈 테니 저녁 알아서 챙겨 먹어"
"그래.."
뚝.
허탈하다.
나는 부엌으로 가서 냄비를 주섬주섬 꺼내 들고 물을 받아 가스레인지 위에 올린다.
바스락.
찬장에 있던 라면하나를 꺼낸다.
적막한 부엌에서 라면 물이 끓는 소리만 요란하다.
도대체 우리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고작 7천 원 때문에, 아니 그놈의 논리 때문에 오늘 저녁도 망쳤다. 억울한 마음에 펼쳐 든 책 <당신, 힘들었겠다>에서는 내 뒤통수를 치는 구절이 있었다.
"남자는 사냥감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공감'을 버렸고, 여자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공감'을 선택했다."
아, 나는 그 순간에도 '사냥(돈 절약)'을 하고 있었고, 아내는 '공감(맛있는 거 같이 먹기)'을 원했던 것이다.
내가 내뱉은 "쓰레기"라는 말은, 아내의 감정을 쓰레기 취급한 것과 다름없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왜 아내와 대화만 하면 싸우는지, 뇌과학적인 이유를 처절하게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