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정답은 없다, 오직 당신이 걷는 발자국이 길이 될 뿐
안녕하세요, 멤버 여러분.
지난 몇 주 동안 우리는 꽤 긴 여행을 함께했습니다. 우리를 옭아매던 '가짜 성공 방정식'이라는 낡은 지도를 과감히 찢어버리고(1장), 아이의 내면을 단단하게 할 성장의 언어를 익혔으며(2장), 실패해도 괜찮은 안전 기지를 짓고(3장), 사교육과 스마트폰이라는 거친 파도를 넘는 법(8, 9장)을 고민했습니다. 나아가 학교와 협력하고(12장), 사회를 향해 목소리를 내는 시민이 되기로(15장) 결심했지요.
그리고 이제, 마침내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시간입니다.
저는 이 순간이 여러분에게 가장 위험한 시간일 수 있음을 고백하려 합니다. 책을 읽는 동안 우리를 감싸주었던 '지적 고양감'과 '확신'은 책을 덮는 순간 빠르게 증발합니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현실의 차가운 공기가 메우기 시작할 것입니다.
내일 아침, 아이를 깨우는 전쟁터 같은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옆집 엄마의 "이번 방학 특강 벌써 마감됐대"라는 말 한마디에, 혹은 아이가 받아온 구겨진 수행평가 결과지 앞에 섰을 때, 여러분은 다시금 쓰레기통에 버렸던 낡은 지도를 몰래 꺼내 보고 싶은 강렬한 유혹에 시달릴지도 모릅니다.
"정말 이 길이 맞는 걸까? 나 혼자 유별난 짓을 하다가 아이를 망치는 건 아닐까?"
이 두려움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우리가 선택한 '새로운 지도'는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최단 경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1장에서 보았듯, 우리는 아무도 가지 않은 눈 덮인 들판에 첫발을 내디뎌야 하는 막막함과 마주해야 합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은 그 막막함과 두려움 앞에 선 여러분에게 드리는 저의 마지막 응원이자, 첫 발자국을 떼기 위한 현실적인 제언입니다.
많은 분이 이 책을 읽으며 내심 '새로운 정답(New Standard)'을 기대하셨을 겁니다. "기존의 입시 교육이 틀렸다면, 확실하게 성공하는 새로운 교육법 A, B, C를 알려주세요"라고 말이죠.
하지만 냉정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런 완벽한 지도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만약 누군가 "이것만 따르면 무조건 성공한다"며 또 다른 지도를 건넨다면, 그것은 여러분을 구속하는 또 하나의 '가짜 성공 방정식'일 뿐입니다.
우리가 그리려는 새로운 지도는 누군가 인쇄해서 나눠주는 '명사(Noun)'로서의 지도가 아닙니다. 내가 아이와 함께 걷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며 남긴 발자국들이 연결되어 만들어지는 '동사(Verb)'로서의 지도입니다.
우리는 '불확실성'을 두려워하도록 교육받았습니다. 정해진 답을 맞히지 못하면 틀린 것이라고 배웠지요. 하지만 14장에서 보았듯, AI 시대에 정해진 답은 더 이상 인간의 무기가 아닙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다는 것은 길을 잃었다는 뜻이 아니라, 어디로든 갈 수 있다는 무한한 자유를 의미합니다.
4장에서 다룬 핀란드 교육이 그랬듯, 우리가 추구하는 '성장'은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여정 자체에서 배우고 깨닫는 것입니다. 지도가 없음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아이의 손을 잡고 걷는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의 발밑에서 이미 길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흔들리는데, 어떻게 아이를 이끌 수 있을까요?"
많은 부모님이 자신의 불완전함을 탓하며 괴로워합니다. 하지만 3장에서 우리는 '안전 기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안전 기지는 부모가 부처님이나 예수님처럼 완벽한 성인군자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부모는 '실패하지 않는 부모'가 아니라, '실패를 다루는 법을 보여주는 부모'입니다.
부모인 여러분도 불안할 수 있습니다. 화를 낼 수도 있고, 약속한 원칙을 어길 수도 있습니다. 그때 중요한 것은 그 실수를 어떻게 수습하느냐입니다. 완벽한 부모의 모습이 아니라, 불완전하지만 다시 원칙으로 돌아가려는 회복의 모습을 보여줄 때, 아이는 진짜 삶의 기술을 배웁니다.
"아,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면 되는구나. 완벽하지 않아도 사랑받을 수 있구나."
'첫 번째 펭귄의 용기' 이야기를 아시나요? 차가운 바다 앞, 포식자가 있을지 모르는 두려움 속에서도 생존을 위해 가장 먼저 뛰어드는 그 펭귄의 용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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