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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디 Nov 11. 2024

[2025 교육이슈] 교원이 직면할 불확실한 미래

도입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수습교사제에 대해 논해보겠습니다.

최근 교육부는 예비 교사들이 교직에 더 잘 적응하고 현장에서 필요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수습교사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의 필요성은 무엇보다도 교육 현장의 빠른 변화와 복잡성에 기인합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교생 실습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었습니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이미 에전부터 계속 있어왔는데요. 그동안은 인력, 즉, 사람이 직접 현장에 나가서 체험하면서 느끼고 배워서 얻는 것들로 충분히 보완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암암리에 교생 실습 만으로 실무에 필요한 역량을 확보하려고 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지금과 같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새로운 변화에 교원들은 또 고민에 빠졌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목소리는 크게 내지 못했지만, 기존의 교육제도 하에서도 초임 교사들은 적응을 어려워한다고 이야기 하기도 했습니다. 한 기사에 따르면 비록 5년 전의 이야기이지만, 임용시험과 교생 실습만으로는 충분한 대비가 어렵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https://weekly.khan.co.kr/khnm.html?art_id=201905101718331&mode=view


그러나 이런 어려움이 무색하게도 코로나 이후의 학습 방향성과 다가올 AI 디지털 교과서 활용 및 고교학점제에 맞춘 수학능력평가의 변화 등 지난 10년 사이에 있었던 너무나도 빠르고 적응하기 어려운 변화들은 교단에 선 교사들이 끊임 없이 변화하기를 강요하는 것처럼 몰려오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떄문에 교사들에게 있어서 이런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시간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였던 것입니다.


https://www.edpl.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858

이와 같은 이유로 교육부가 실제로 수습교사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대한민국교원조합은 이를 환영하며 "교대나 사범대를 졸업한 후 바로 교단에 서기보다는 일정 기간 교사로서 실무 역량을 쌓은 뒤 현장에 투입되는 것이 낫다는 교육부의 판단은 매우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가 반드시 긍정적인 효과만을 가져올까요? 이 글에서는 일반적으로는 찾아볼 수 없는, 그러나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는 수습교사제가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과 한계점을 중심으로 비판적으로 고찰해 보겠습니다.


"제가 교직을 왜 선택했는데요.."

선생님들이 교직을 선택한 이유와 상반되는 수습교사제

https://www.edpl.co.kr/news/articleView.html?idxno=8243

다음 기사를 참고한다면 교직 선택의 이유 중 가장 높은 것은 “정년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직업이어서”,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기 좋은 직업이어서”입니다. 이는 교직 선택의 동기가 높은 수준의 공직 봉사 동기에서 비롯되기보다는 직군의 특수성에 기인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수습교사제는 이러한 유입 동기 자체를 해칠 가능성이 큽니다.


수습교사제는 교단에 서기 전 몇 달간의 수습 기간을 거쳐 환경에 적응한 후 근무 평정을 실시하여 해당 교사의 임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운영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렇게 임용시험에 합격한 이후에도 수습 기간 중 평가에 따라 임용되지 못할 가능성은 교직의 안정성을 크게 훼손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교직을 선호하던 인재들이 이 제도를 부담스럽게 여겨 교직 기피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습니다.


"누가 누구를 평가합니까!"

누가 선생님들을 평가할 수 있을까요?

다른 문제점은 평가가 수습교사제로 운영될 경우, 이러한 수습교사에 대한 평가가 매우 까다롭고 어려울 것이라는 점입니다. 수습교사들이 임용될지 말지의 여부가 수습교사제의 시행에 포함되어 있는 요소 중에 하나라면 수습교사제의 핵심은 평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비 교사들이 임용되기 전 교사의 업무를 수행하고 평가 기준에 따라서 평가받은 뒤에야 해당 학교에서 근무할 수 있을만한 역량이 되는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교사의 업무를 평가하기 위한 기준을 만들기에는 교사는 본인이 일하는 현장에서 천차만별의 방법으로 학생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자료 활용을 많이 하여 학생들의 시각적인 학습에 집중하는가 한다면, 다른 누군가는 자료는 거의 없이, 학생들과의 쌍방향 의사소통으로 수업을 구성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현장에서 수만 가지의 방법으로 학생들을 위해 기여하시는 선생님들을 평가하기 위한 일률적인 기준이라는 것이 만들어질수가 있을까요?


평가의 방식 또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수습교사의 평가가 학교 내 구성원들이 다양하게 참여하는 다면평가 형태로 이루어진다면, 이는 일선 교사들의 업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지난번에 고교학점제 글에서 지적했듯이 이미 교사분들은 업무 과부하 상태에 빠져 있는데, 거기에다가 추가적인 업무가 주어진다면 평가가 제대로 이뤄질 것이라고 보기 어렵겠죠. 학교 행정업무가 시급해 수습교사 평가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정말 대충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평가가 상급자의 일방적인 평가로만 이루어진다면 아무래도 업무와는 관계 없는 기술들이 직접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예비 교사들이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잃고, 그들의 교직 적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겠죠. 아이들을 지도해야 하는 선생님들이 양질의 수업을 만들기 보다는 학교 내 관계 구축에만 더욱 신경을 쓰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시도는 좋지만..

준비가 충분히 되지 않으면 안하는 것만 못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수습교사제는 민간 부문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의 인사 채용 제도를 공공 부문에 도입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민간 기업에서는 수습 기간을 통해 신규 직원들의 실무 능력과 조직 적응력을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고용을 결정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당장 2019년의 한 기사만 보더라도 신입뿐만 아니라 경력직에 대해서 수습기간 적용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https://www.g-enews.com/article/Industry/2019/05/201905270834542741a218188523_1


이러한 수습 제도는 민간 부문에서는 기업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공공 부문에서는 그 효과에 대해 끊임 없는 도전에 직면해야만 했습니다. 과거에도 공공기관들은 공공 서비스 영역의 특유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 부문의 성과 중심 평가 방식이나 수습 제도를 도입하려는 시도를 했으나, 항상 평가 항목의 부적절함 때문에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는 공공기관에 성과 중심 평가를 도입한 것이 얼마나 많은 비판을 받았는지를 봐도 알 수 있습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0507134600061

https://m.ekn.kr/view.php?key=20240310020061974


이러한 경험은 공공 부문이 민간 부문과는 명확하게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기에 민간의 제도를 그대로 도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교사들에게는 학생을 올바른 길로 이끌고 전인적인 발달을 이루도록 지도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교사들이 본인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돕지 않는다면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교사들이 그 일에만 전념하기를 바라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민간 영역에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습제도를 학교 현장에 도입하는 수습교사제가 현대 사회에서 교사가 겪을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는 커녕 학교 현장에 불안감을 조성하고, 신규 교사들이 안정적으로 교직에 적응하는 것을 방해한다면, 이 제도는 긍정적인 영향보다는 부정적인 여파를 남길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정부는 수습교사제를 도입할 때 천명했던 것처럼 일선 교사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교육 부문의 특성을 잘 살린 형태의 정책으로 재단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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