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 공동체

by 정원선

공은 공동체에 더 어울리지

하지만 나는 공보다 풍선을 좋아해

그런 의미에서 장난꾸러기가 되려고 해


비록 하늘은 더욱 멀어 보이지만

구름은 어느 때보다도 활기차지

그런 의미에서 사춘기 소년으로 되돌아가려고 해


사실 하늘과 구름이 운명공동체라면

조그만 풍선 하나쯤 서로에게 필요할거야


머릿속을 뚫고,

기막힌 상상의 나래를 뚫고,

조그만 풍선이 날아오른다면

비행운으로 구름의 상념에 시비를 걸 수도 있겠지


조그만 풍선은 이미 신비한 심부름꾼이야

끈을 달고 조용히 날아올라

하늘과 구름을 중재하지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밖에 없을 때

거짓말처럼 바람이 빠져서 사라져버리지


지상에서

풍선의 끈을 놓는 순간,

우리들의 관계는 낯선 신기루에 휩싸일 거야

물론, 맑은 하늘은 구름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사력을 다하겠지만 말이야


풍선의 민낯은 바람의 시간 속에 숨겨져 있어

극적인 것은 오히려 해가 될 뿐이야

열렬히 사랑한다면

열렬히 지지한다면

서로 처지를 묻지 않는 편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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