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미는
조그만 틈바구니에서
혼자 살아남아
깨끗하게 영혼을 씻는다
씻는 소리
자체가
살아남은 개미에게 치욕일까,
흉한 점괘 같은 것일까
혼자 중얼거리는 것은 몽상가 파리일까
살아남은 개미일까?
2.
개미와 개미 사이에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 풍습이 남아 있다고들 하지
죽은 지렁이를 닮은 상처의 문양이
개미의 하늘에 새겨질 때를 기다리는 전통을 두고 하는 말이지
개미와 개미 사이에
잠결에 흘러나오는 노둣돌이 없었다면
지렁이는 죽은 채 발견되지 않았겠지
어쩌다 먹잇감을 발견하면
개미의 발자국은 쓰나미처럼 몰려들 가고, 몰려들 오지
이럴 때 개미 떼는 전위 군으로 불리지
개미하고 부르면
개미만 한 목소리가 품에 안겨 오네
개미는 평생 파리를 모르고 지내도 좋을 것이네
왜냐하면
파리는 방금 지옥에서 살아 돌아왔기 때문이지
죽은 지렁이의 똥구멍을 핥는 개미의 궤변은
지렁이 영혼 깊은 곳까지
밑줄을 그어가며 읽어볼 작정인가 보네
이제는 천천히 기다려보세
일희일비하지 말고!
3.
개미를 뛰어넘어
개미 떼는
한발 앞서 나아가야지
좋은 전략과
전통은 밀고 당길 때만 가능한 법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