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사람들을 만나서 오늘 내게는 어떤 일이 있었고, 나는 어땠으며, 요즘은 이렇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내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다. 늘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나이기에. 내 이야기를 들어줄 상대를 찾고, 가벼운 관심을 받는 것이. 내가 취할 수 있는 잠깐의 휴식이자 기분을 환기시키는 방법이었다. 이런 스몰토크들이 나의 외로움과 심심함을 달래주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니까 나를 위해 행동한 거다. 그리고 그래야만 했다. 사람들을 찾아서 만난다는 건 나에게 에너지를 주는 행위여야만 했다.
그런데 요즘엔 어째 그들을 만나기만 하면 스트레스가 역으로 쌓이는 것 같다.
그들이 재차 언급하는 "너는 너무 00 하다"라는, 나에 대해 제멋대로 내리는 평가들 때문이다. 나는 그런 말들이 상당히 불쾌하다.
‘그건 그냥 너를 위한 객관적인 조언 아니야? 네가 너의 그런 모습을 인정 못 하는 건 아니고?’라고 반박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같은 말을 듣는 게 얼마나 스트레스인지 먼저 생각해보아야 할 거다. 그리고 내가 그런 말들을 먼저 요구한 것도 아닌데, 먼저 나서서 사람을 앞에다 두고 대놓고 평가하는 듯한 말을 할 필요가 전혀 없지 않은가.
어제 인터넷에서 이런 말을 봤다. “일은 열심히 하면 되는 건데 인간관계는 내가 열심히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진짜 그렇다. 정말 마음대로 되는 게 없는 요즘이다.
나에 대해 놀리는 말들, 장난들. 사실 진짜 스트레스인데. 어렸던 나였다면 바로 정색했을 건데, 사회생활 한다고 그냥 아무렇지 않은 척 웃어넘기고 있다. 그래서 답답하고 힘들다.
“너 너무 해맑아서 뭔가 약 올라.”라는 말을 들었다. 순화했지만, 요즘 말로는 “킹받아.”라고 하고, 내가 실제로 들은 표현도 그 표현이다. 스트레스였다. 그들은 그냥 건넨 말일뿐이었는데, 나는 그 말을 듣는 것 자체가 그냥 스트레스였다.
그러다가 문득 내가 다른 무리에서는 완전히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 그들이 약 오르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한 나의 모습은 어떤 관점에서는 나의 해맑고 장난기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내게 “너 보고 있으면 진짜 재밌어.”라고 말해줬다.
즉, 세상에는 나의 넘쳐흐르는 에너지가 약 오르다고 말하는 사람과, 밝아서 좋다는 사람과, 쟤 또 저러네 하고 무덤덤하게 아무 생각 없이 넘기는 사람이 있는 거였다. 그런데 나는 나를 좋다고 하는 사람은 생각 안 하고 나를 싫다고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받고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던 거였다.
그렇다면 이제 이 문제는 간단해졌다.
냉정하고 차갑게 비칠 수도 있겠지만,
마침.
2023-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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