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 존재 관찰 일기

존재와 존재가 만나 하나의 울림을 만들다

by 영업의신조이

07화.

의지

_ 시간과 시간의 선상에서 역경을 거부하는 에너지



의지는 언제나 시간 위에서만 모습을 드러낸다.

순간의 욕망이나 즉각적인 충동은 의지가 아니다. 지금에서 다음으로, 오늘에서 내일로, 한 시간에서 다음 시간으로, 1분에서 2분으로, 1초에서 그다음 1초로…… 이렇게 의지는 이어지려는 마음이다.


그 연장된 지속 속에서만 의지는 비로소 형체를 갖는다. 그래서 의지는 언제나 역경과 인내와 함께 나타난다. 아무 방해도 없는 곳에서는 의지가 필요 없고, 끊김 없는 흐름 속에서는 의지가 인식되지 않는다. 의지는 본질적으로 계속됨의 필요성이 전제되며, 시간과 시간의 선상에서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존재적 태도다.



긍정적인 철학적 사유는 의지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으로 이해한다. 이 사유에서 의지는 어떤 목적을 향해 자신을 밀어 올리는 긍정적이고 상향적인 에너지다. 중요한 것은 목적 그 자체가 아니라,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난을 감내하는 자세다. 의지는 고통을 제거하는 능력이 아니라, 고통을 감당하면서도 방향을 유지하는 능력이다.


실패는 의지를 무효화하지 않는다. 넘어짐은 중단이 아니라 다시 일어서게 하는 신호가 된다. 오늘의 나를 내일의 나로 이어 붙이게 하는 힘, 지금의 상태를 다음의 상태로 연장하게 만드는 힘, 그것이 이 사유에서 말하는 의지다.


이 긍정적 사유에서 의지는 인간을 성장시킨다. 시간과 시간 사이에서 인간은 흔들리고, 지치고, 자신을 지속적으로 의심한다. 그러나 의지가 있는 한 방향은 남는다. 의지는 단거리의 열정이 아니라 장거리의 지구력이다. 즉각적인 성취보다 반복을 선택하게 만들고, 빠른 결과보다 지속을 택하게 한다. 그래서 이 사유는 의지를 신뢰한다. 의지는 인간을 파괴하는 힘이 아니라, 인간을 단련시키는 힘이라고 본다.



부정적인 철학적 사유는 같은 의지를 전혀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다. 이 사유에서 의지는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결핍의 연쇄 작용에서 기인한다. 인간은 무언가를 원하고, 그것을 얻고, 잠시 만족한 뒤 다시 더 큰 것을 원한다.


이 반복은 멈추지 않는다. 이 사유에서의 의지는 인간을 앞으로 내보내지만, 도착지는 주어지지 않는다. 계속 나아가지만 끝은 보이지 않는다. 이 사유에서 의지는 인간을 살게도 하지만, 동시에 소모시키는 힘을 지니기도 한다.


부정적 사유에서 의지는 만족을 유예하는 구조를 가진다. 충족은 잠시 머물다 사라지고, 그 자리에 더 큰 부족이 자리한다. 인간은 늘 다음을 상상하며 현재에 머물지 못한다. 그래서 이 사유는 의지를 경계한다. 의지는 자유의 도구가 아니라, 인간을 묶는 사슬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가지려 할수록 더 불안해지고, 더 원할수록 더 허기진 상태. 이 사유는 의지를 인간이 멈추지 못하는 지속적 결핍과 갈망의 굴레에서 오는 피로를 설명하는 언어로 사용한다.



이 두 사유는 같은 단어를 사용하지만 서로를 향해 대립한다. 하나는 의지가 없다면 인간은 성장하지 못한다고 말하고, 다른 하나는 의지가 있기 때문에 인간은 괴로워진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대립은 단순한 찬반의 문제가 아니다. 의지가 작동하는 지점을 어디에 두느냐의 차이를 나타낸다. 긍정적 사유는 의지를 방향을 가진 상태로 해석하고, 부정적 사유는 의지를 끝없이 확대되는 욕망의 상태로 해석한다.



이 차이는 아래 예시에서 더욱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


긍정적 사유의 예시는 자전거를 배우는 장면이다. 넘어지고, 무릎이 까지고, 다시 일어나는 반복 연습. 여기서 의지는 한 번의 성공이 아니라 다시 일어나려는 반복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다. 실패가 중단이 되지 않게 만드는 힘. 이 사유에서 의지는 “계속하겠다”는 태도에 가깝다. 목적이 분명하고, 자전거를 타겠다는 그 목적이 긍정적일 때 인간은 넘어지고 또 넘어지는 반복된 고난을 감내할 수 있다.


부정적 사유의 예시는 욕망의 확장이다. 하나를 원하면 또 다른 것을 원하고, 그것을 얻으면 다시 더 큰 것을 원한다. 여기서 의지는 반복이 아니라 증폭성이다. 이 사유에서 의지는 인간을 움직이게 하지만, 동시에 만족을 미루게 한다. 인간은 늘 다음을 바라보며 현재를 소진해 버린다. 이 사유는 의지를 욕망의 엔진으로 이해한다.



이 지점에서 하나의 중요한 질문이 남는다. 두 사유가 말하는 의지는 정말로 다른 것인가. 아니면 같은 에너지를 다른 언어로 읽고 해석하고 있는가. 긍정적 사유의 의지는 감내의 힘이고, 부정적 사유의 의지는 욕망의 힘이다.


그러나 두 경우 모두 공통점이 있다. 의지는 인간을 멈추지 않게 한다. 의지는 시간을 결국 통과하게 만든다. 의지는 인간을 지금이라는 지점에 고정시키지 않는다.



의지를 방해하는 요소를 보아도 이 차이는 유지된다. 긍정적 사유에서 의지를 방해하는 것은 두려움, 실패에 대한 공포, 중간에서 꺼져 버리는 마음이다. 특히 시간이 길어질수록 의지는 시험받는다. 처음의 열정이 사라지고 반복이 지루해질 때, 의지는 흔들리고 무너져 내린다. 이 사유에서 의지는 신뢰의 문제다. 자신이 선택한 방향을 끝까지 확신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부정적 사유에서 의지를 방해하는 것은 의지 자체의 구조에 있다. 욕망은 충족될수록 이른 권태를 부르고, 그 권태를 벗어나기 위해 끝없이 더 새롭고 더 큰 욕망을 찾는다. 이 반복은 인간을 피로하게 만들고, 결국 허무한 감정에 빠뜨린다. 이 사유에서 의지를 방해하는 것은 극복하고 넘어야 할 외부에 형성된 벽이 아니라, 내부의 결핍감에서 발생한 떨쳐 버리지 못하는 무한한 공백에 있다. 아무리 원하고 성취를 반복해도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느끼는 순간, 인간은 의지의 힘을 잃는다.



의지를 촉진하는 요소 또한 다르다. 긍정적 사유에서 의지는 이전보다 커지고 있다는 감각에 의미를 둔다. 지속해서 자라고 성장하고 있다는 자기 확신, 자신을 향한 신뢰, 그리고 작은 지속의 축적에 있다. 오늘도 이어졌다는 감각, 어제보다 한 발 나아갔다는 진보의 인식이 의지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이 사유에서 의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도 연결된다. 주위의 응원과 인정은 의지를 다시 한번 세우게 만들기 때문이다.


부정적 사유에서 의지를 자극하는 것은 결핍, 비교, 새로움이다. 부족하다는 감각은 인간을 움직이게 한다. 그러나 이 촉진은 동시에 소모를 동반하기 때문에, 더 빨리 달리게 되고 더 쉽게 지쳐 버린다.



이제 의지를 쉽고 직관적인 하나의 이미지로 그려 보자. 어두운 길 위에서 달리는 한 어린아이를 떠올려 보자. 아이가 앞에 있는 가로등을 보고 뛰고 있을 때, 그 가로등은 목적이 된다. 넘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이유가 분명하다. 명확한 방향성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고통은 견딜 수 있는 것이다. 이때 의지는 긍정적인 에너지로 작동한다. 역경은 거부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지나가야 할 구간이 된다.


그러나 아이가 뒤에 드리운 그림자만 바라보며 뛰고 있다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그림자는 언제나 아이 뒤를 따라다니지만,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현재의 위치나 방향을 알 수 없고, 도착한 모습도 상상할 수 없다. 아이는 여전히 달리고 있지만, 그 달림은 불안 속을 헤매는 움직임이다. 이때 의지는 방향 없는 지속이 된다. 애씀, 즉 에너지는 의미 없이 소모되어 간다. 같은 힘이지만,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결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이제 마지막으로 남는 의지에 대한 통찰은 이렇다. 긍정적인 철학적 사유는 의지를 빛으로 읽고, 부정적인 철학적 사유는 의지를 그림자로 읽는다. 그러나 빛과 그림자는 분리된 것이 아니다. 같은 불꽃에서 나온다. 빛이 있기에 그림자가 생기고, 그림자가 있기에 빛의 방향이 드러난다.


의지를 움직이는 에너지는 하나다. 그것을 어디에 비추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뿐이다. 앞을 향해 비추면 의지는 희망이 되고, 뒤를 돌아보면 의지는 경고가 된다. 그러나 발을 움직이게 하는 열정, 그 애씀, 그 에너지는 동일하다. 인간은 그 에너지를 통해 시간을 건너고 삶을 연장한다.


결국 의지는 선택의 대상이 아니라 해석의 대상이다.


어떤 사유로 의지를 읽어 나가는가에 따라 의지는 빛이 되기도 하고 그림자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의지는 인간이 시간을 살아낸다는 가장 분명한 증거가 된다.


의지는 목적이 아니라 방향이며,

시간 위에서 꺼지지 않으려는 내 발에 지금 느껴지는 온도이다.



의지 by 영업의신조이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