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커넥트 2041

누구도 만나지 않은 너에게

by 영업의신조이

5화.

에필로그 _ 너머의 너에게 보내는 인사


이 이야기를 허구라 치부하지 마십시오.


영수는 분명 조선 영조 23년,

한지 위에 질문을 남긴 채 종이비행기를 띄운 소년이었습니다.


에밀리는,

런던 타워브리지 위에서 똑같은 질문을 품고,

개미를 태운 비행기를 날려 보낸 소녀였습니다.


그 둘은 지금,

인사동 골목 어귀의 백자 항아리 안에서 조우했습니다.


이 작은 행성,

이 작은 인연 속에서도

두 존재가 만나기까지 270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지구라는 티끌 위에서도

그렇게 만나기 어렵다면......


어찌 이 광활한 우주의 시간을 두고

인간이 외계 생명체의 부재를

그렇게도 쉽게 단정할 수 있단 말입니까.


"없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없다고 주장하지도 마십시오."


"없다고 믿으려 하지 마십시오."


......


질문은 이미 던져졌고,

종이비행기는 오늘도 어떤 아이의 손끝에서

어느 밤하늘을 향해,

천천히 날아오르고 있을 테니까요.


그 종이비행기는

언젠가 낡고 누렇게 바랠지라도,

그 위에 접힌 마음만은

그대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하나의 종이는 쉽게 구겨지고 찢어지지만, 종이비행기는 구겨진 마음을 날려 보내려는 소망입니다.


그것은 인류가 가장 순수한 방식으로 던지는 질문이자, 시대를 건너는 마음의 기록입니다.


그리고 다시 생각해 보십시오.

영수는 조선의 여름, 기와지붕 아래서 땅을 기어가던 개미를 태우며 상상했습니다.


에밀리는 런던의 겨울, 얼어붙은 바람을 뚫고 잿빛 구름 사이로 햇살 한 줄기를 따라 종이비행기를 띄웠습니다.


그리고 지금,

가을의 서울, 인사동 골목 어귀에서 그들의 시간이 마주하고, 손을 맞잡은 것입니다.


시대도 달랐고,

공간도 달랐으며,

계절,

환경,

인종,

언어,

문화,

사고방식,

믿음의 구조까지


그 무엇 하나 같은 것이 없었던 두 존재가

단 하나의 감각으로 연결되었습니다.


바로,

‘질문’입니다.


그리고 그 질문은,

개미를 실은 종이비행기 위에 실려 있었습니다.


그 개미는 단지 곤충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손이 닿을 수 없는 세계를 향한, 작고도 가장 절실한 희망이었습니다.


개미는 하루살이 같은 인류의 유한한 생명을 상징했고, 종이비행기는 그 생명이 남긴 갈망과 꿈의 궤적이었습니다.


작고 연약한 존재가 종이 위에서 생을 다할지라도,

그 질문은 하늘 너머로 날아올라 사라지지 않습니다.


종이비행기는 천 년을 날 수 있지만,

개미는 하루를 살기도 벅찹니다.

그래서 개미는 인류이고,

비행기는 꿈입니다.


그 꿈 위에 실린 문장은,

시대를 넘어 또 다른 존재에게 속삭입니다.


“하늘 너머에도 사람 있나이까 — 天外亦有人乎”


그것은 단지 두 아이의 만남이 아닙니다.


이것은 인류가 언어조차 닿을 수 없는


미지의 존재에게,


계절도,

국경도,

신념도


초월한 방식으로 가장 순수한 질문을 보내려 한 기록입니다.


그 질문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희망은,

언젠가 또 다른 개미의 발아래 실려 다시금 떠오를 것입니다.


밤하늘 어딘가로, 그리고 아직 우리가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너’를 향해서......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의 어느 골목, 어느 창가에서 누군가는 조용히 종이비행기를 접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손끝에 실린 건,

사라질지도 모를 개미 한 마리지만,

그 안에는 세기를 건너는 마음의 문장이 접혀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묻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그 질문 하나로, 시간은 항아리처럼 우리를 이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