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estEdition Aug 19. 2023

운명론자의 소회

#운명을 믿나요

사주 명리에 관심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한 지 일 년 남짓한 시간이 흘렀다.

서른 중반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명리학을 공부한 뒤로 내 삶에 많은 변화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사람들(특히 이성)과의 대화가 자연스러워지고, 사람 인연에 연연하지 않게 되었다.

주변 지인들에게 장난스럽게 도사님, 도령님이라 불리는 것도 삶의 소소한 재미 중 하나가 되었으며


귀인이 들어오는 때 마침 인연이 닿아 결혼한 커플도 있었고, 썸남이 생길 때마다 어떻게든 생년월일부터 알아내어 궁합 보러 오는 정기 구독자(?)도 생겼다.


며칠 전에는 동생 부부의 아파트 청약 신청 시간을 골라 주어 152:1의 경쟁률을 뚫고 청약 당첨이 되었고,

이직 여부가 고민이셨던 분에게는 때마침 좋은 시기에 이직운이 들어와 기분 좋게 상담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몇 가지 사주 분석 사례를 나열해 보고, 제목도 거창하게 지어봤지만

운명을 공부하고 나서부터는 운명 앞에 겸손해지고, 담담해진다.

내가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현재 발생한 사건들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 당장 발생한 좋은 일, 나쁜 일들은 표면적인 결과일 뿐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얻게 되는 결과의 희비는 시간이 지나 봐야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마다 조우하는 인연의 질과 양은 개인의 팔자에 따라 일정 부분 정해져 있고, 비워내야만 새롭게 

채워낼 수 있다는 것.


최근 한 명의 지인을 손절했던 적이 있었다.

인간적으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친밀감을 느꼈고, 세상 쓸 때 없이 인류애를 발휘하여 힘들 때마다 위로와 공감을 전하며 관계를 이어가다가 알게 모르게 뒤통수를 맞게 되었다.


다행히 해당 시점이 운 상으로 내가 보호받는 운이었고, 더 이상 인연을 지속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여 가차 없이 끊어 냈다.


그 사건 이후 공교롭게도 몇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새로운 사람과 마음 깊이 인연이 닿은 것이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


앞으로도 한참 더 운명을 공부하며 

새로운 에피소드를 마주하고 인연을 비워내고 채워내며 그렇게 삶을 살아가겠지만


모든 사람에게 통용되는 개운법 중 하나는 그저 나를 사랑하고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이전글 기다림의 미학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