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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탕화면에 아무것도 없었으면 좋겠다

나는 결국 컴퓨터 활용을 통해 생계가 전개되는 인간이다.

그러므로 하루에 상당 시간을 컴퓨터 화면 바라봐야 하는 입장에 있다.

그러다 보면 바탕화면에 신경이 쓰인다.

제목처럼, 아무것도 없었으면 좋겠는데, 온갖 잡다한 파일들이 쌓인다.

정리를 한다고 하는데도 계속 파일이 쌓인단 말이다.

지금 이 맥북에어엔 글쓰기 교육 관련 이미지 파일들이 숱하게 있고,

몇 달 전에 진행했던 성남시청 영상 제작 관련 PDF 파일들과

키노트에 넣으려고 캡처한 스크린샷 파일들,

전에 제작했던 웹드라마에 넣으려고 만든 음원 파일들,

이런저런 제안서들과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아이패드로 그렸던 허접한 내 그림 파일들이

화면을 채우고 있다.

파일명들을 바라보니 내가 어떤 일을 하며 사는지

내 친구 중 가장 멍청한 친구인 정병준이 보아도 짐작이 갈 것이다.

싹 다 휴지통에 넣어버리고 싶지만, 그랬다간 내일이나 내일 모레쯤에

후회하게 될 것 같아 오늘은 일단 보류하기로 한다.



아마 내일도 지우진 못할 것이다.

일주일 후엔 또 어떤 파일이 더 쌓일까나.

도대체 뭘 어쩌자고 저런 데이터를 쌓아온 것인지 자문하는 척

자학하지는 않기로 하고, 그저 악습관처럼, 대책없이


언젠간 싹 다 지워버리고,

내가 쓰고 싶어하는 이야기, 그것만 버젓이 저기에 있었으면 좋겠네, 라고

새해 소원스럽게 빌어본다라마바사아싸라비아. 콜롬비아.


by vong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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