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별곡

1.

청간정 가는 길

오랜 풍상을 이겨 낸 금강송

그 꼿꼿함의 자태 조선 선비이다.

청간정에 오르니

흠뻑 젖어 오는 동해

세상사 인연의 끈들은 모두

바닷속에 던져 버리리.

그리운 것들도 이제는 놓아주리라.

푸른 바다 하얀 포말 되어

내 의식의 영역까지 밀고 들어와

자리 잡는다.

또 하나의 의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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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낙산사 의상대

바다는 홀로 푸르더라.

머물 수 없는 인연의 끈

마음을 정화하고 나의 길 가려 하네.

화마가 할퀴고 간 낙산사 동종

그날의 아픔을 모르는 사람들 찾아오고

홍매화 붉은 사랑

이곳에서도 타고 있었네.

애끓는 사랑이 여기에도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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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설악산 권금성에 오르니

천하가 발밑에 있구나.

북쪽엔 울산바위와 흔들바위

서쪽에는 내설악 깎아지른 봉우리들

동쪽에는 동해와 속초

그리운 것들은 모두

설악의 품속에 남겨 두고

나는 바다로 가려 하네.

강아를 남기고 떠난 정철*처럼

사랑은 애써 외면해 보려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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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가는 길

아주 멀어도

속세를 떠나 관동 이곳

작은 암자에 들어

오래 머무르려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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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과 강아의 사랑: 조선시대 전라도 기녀인 진옥(眞玉)은 파란 많은 인생을 살다간 송강(松江) 정철(鄭澈)로 인해 이 시대에 기억되는 여인이다. 원래 이름은 ‘진옥’이었으나 정철의 호인 송강(松江)의‘ 강(江)’ 자(字)를 따라 강아(江娥)라고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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