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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짝 카페

by 시인 권태주

궤짝 카페



장호원에 가면 복숭아밭이 있고

복숭아밭 사이로 보이는 카페가 있다네

어릴 적 할머니 방에 반들반들하게 놓인 궤짝

할머니의 인생사가 그곳에 들어있어

더욱 소중하게 다루시던 궤짝


논길을 건너 숲길을 지나 복숭아밭 속에

화가 한 사람 터를 잡고 농사지으며 만들었다네

궤짝 안에는 무엇이 있나?

화가의 삶이 녹아있고

가족의 행복이 있고

따뜻한 커피 향과 복숭아스무디가 있다네


오늘도 땀 흘리며 복숭아를 따고

밤이면 멋진 그림을 그려낸다네

궤짝은 낡고 녹슬어 가지만

화가의 정신만은 더욱 또렷해져

장호원 밤하늘에 빛나고 있다네

반딧불이처럼 반짝이고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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