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태훈 Sep 08. 2023

교권 보호 방안, 결국은 지원 인력이 관건이다

학교폭력 책임교사 이야기7

교실에서 교사들의 교육을 어렵게 하는 아이들은 정서 행동 문제를 지닌 아이들, 소위 금쪽이들인 경우가 많다. 이 아이들로 인해 교사는 소진되고, 또 과잉 민원을 일으키는 학부모 중에는 이러한 정서 행동 위기 학생 학부모인 경우가 많다. 일상적인 지도로는 안되서 조금 강한 지도법을 쓰면 거기에 대해 학부모가 반발하고 아동학대법을 악용하여 교사를 힘들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금쪽이에 대한 지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까지는 교사의 지도에 불응하는 학생에 대해 분리 자체도 어려웠다. 분리에 대한 기준도 없었을 뿐 아니라, 분리하는 것이 그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식으로 분위기를 몰아갔기 때문이다. 요즘 정부의 논의 내용을 보면 지도 불응학생에 대한 분리 방안은 마련될 것 같다. 일단은 다행이다. 하지만, 금쪽이가 몇 번 분리된다고 행동이 바뀔까? 그렇지 않다. 그러면 그 학생은 계속 외부에 분리시켜 놓을수도 없고 다시 교실에 들여보낼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초중학교는 의무교육이라서 학생에 대한 가장 강력한 조치는 전학 조치이다. 지금까지는 교권 침해로 전학 조치가 어려웠다. 이제는 교권침해 사안에 대한 학생 징계가 보다 엄격해질 것이 예상된다. 전학 조치까지 되는 경우가 많지 않기를 당연히 바라지만, 심각한 상황에서는 전학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전학도 최종 해결책은 아니다. 그 전학간 학교는 어찌 되는가?


자 그렇다면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까? 결국, 이러한 정서 행동 문제를 지닌 학생에 대한 개별적인 지원 인력이 필요하다. 교사 혼자 지도가 어려운 학생은 다양한 전문적 지원 인력이 함께 도와서 교육을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특수교육의 범위를 넓게 잡는다. 그리고 미국의 학교는 교사 외에 학습, 정서, 행동, 행정 등에 개별적인 지원을 하는 인력이 매우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런 부분에 매우 취약하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때문에 우리나라 초중등 교육비가 남아돈다고 야단이지만, 정작 초중등 학교에 필요한 지원 인력은 늘릴 생각이 없어 보인다. 최근의 교육부와 정치권이 논의하는 내용을 보면, 지금까지는 담임에게 다 알아서 하라고 했는데 이제부터는 학교 차원에서 어떻게 해보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 그나마 지금보다는 진일보한 것은 맞다. 하지만, 학교에 필요한 어떤 인력이나 전문적 지원을 준다는 얘기는 없다. 


학교는 그동안 해오고 있는 일이 있는데 거기에  일을 추가하면 제대로 될 수 있을까? 어쩌면 학교가 그동안 이 문제를 내팽개친 이유는 그 문제에 신경 쓸만한 여력이 안되서였는지도 모른다. 최근 논의되는 교권 보호 4대 입법이니 하는 논의들에 나는 적극 찬성하고 최대한 좋은 법적 장치들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정부가 그 논의를 할 때 '비용'을 들일 생각을 하려고 하지 않는게 안타깝다. 무슨 일이든 공짜로 되는 일은 없지 않는가?


결국 관건은 정서행동 위기 학생 지도가 됐든, 민원 시스템 마련이 됐든 실질적인 재정 및 인력 지원 방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학폭 가해학생 특별교육, 왜 이렇게 헷갈리게 만들었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