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12 지신!

제6화 토끼야 토끼야!

by 동화작가 김동석

제6화 토끼야 토끼야!



무대에는 마린과 코코로의 연주가 끝나자

무대 중앙으로 독수리 5형제가 나왔다.

독수리 5형제는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무대 한쪽에서

불갑산 호랑이가 올라와 음악에 맞춰 외줄 타기를 하고 있었다.


“위험해!”

불갑산 호랑이가 외줄에서 떨어질 뻔했다.

많은 어린들이 그 모습을 보고 소리쳤다.

불갑산 호랑이는 위기를 잘 넘기고 다시 외줄을 타기 시작했다.


“내가 얼마나 연습하고 연습했는데!”

불갑산 호랑이는 외줄을 타면서 작게 말했다.

그리고

양손에 든 부채를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대한민국에서

마지막으로 호랑이가 잡힌 곳이 전라남도 영광군 불갑면에 위치한 불갑산이었다.

이곳 영광군 법성포 항구는

백제 시대에 인도 마라난타 승려가 불교를 전하기 위해서 들어온 관문이다.

백제 불교가 꽃을 피우기 시작한 곳이 영광군 불갑면 불갑산에 있는 불갑사다.

그런데

이곳 불갑산은 대한민국에서 마지막으로 호랑이가 잡힌 곳이다.

그 뒤 대한민국에서는 호랑이가 멸종되었다.

믿거나 말거나 서커스 무대에서

외줄 타기 하는 불갑산 호랑이도 모니가 조선에서 일본으로 가져온 호랑이 새끼를 선물 받은 것이다.

대한민국 호랑이들이

영광군에 위치한 불갑산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9월이 되면 불갑산에 상사화 꽃이 만발하기 때문이다.

상사화 꽃이 핀 산속에서 호랑이들은 뒹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붉은 상사화 꽃의 아름다움이 호랑이들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조선시대에는

먹을 것이 없고 가죽과 뼈가 비싼 탓에 숲 속의 호랑이들이나 산짐승들은 농부들이나 사냥꾼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대한민국 호랑이들은

태백산맥을 따라 멀리는 시베리아까지 한 걸음에 달려갔다.

세계에서 가장 용맹한 호랑이였다.

영광군 불갑산에서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가 잡힌 뒤 그 호랑이는 일본인이 박제를 만들었다.

그리고

조선인들에게 다시 돌려주었다.

박제를 보려면 전라남도 목포시 유달초등학교에 가야 한다.

일본에는 더 많은 대한민국 호랑이 박제가 있다.

일본 도쿄 과학박물관이나 호랑이 박제를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찾아가면 조선의 용맹한 호랑이 박제를 더 볼 수 있다.

믿거나 말거나 서커스 장에서

동물들에게 훈련을 시키는 모니는 언젠가는 불갑산 호랑이를 고향으로 돌려보낼 생각이다.

호랑이뿐만이 아니라 믿거나 말거나 서커스 장에 있는 모든 동물을 고향으로 돌려보낼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12 지신 오디션이 끝나면 불갑산 호랑이도 대한민국으로 돌려보낼 거야.”

모니는 동료들에게 늘 이렇게 말했다.


동물들의 연주가 끝나자 쟌이 무대에 올라왔다.


“여러분!

호랑이를 대신할 새로운 12 지신을 발표할 시간입니다.”


“와!”


“어떤 동물이 되었어요?”

빨리 알고 싶어 하는 어린이가 크게 소리쳤다.


“이번에는 대단히 박빙의 투표 결과가 나왔습니다.”

쟌은 봉투를 열고 놀라운 듯 말했다.


“와!”

어린이들이 더 크게 소리쳤다.


“이번에는 사자와 코끼리 표가 별로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12 지신으로 존재했던 호랑이도 많은 표를 얻었습니다.”

쟌의 말이 끝나자

서커스 장에 들어온 어린이들이 소곤거리기 시작했다.


“호랑이가 다시 되는 거야?”


“모르겠어!”

쟌은 마이크를 입에 가까이 가져가더니 다시 말을 시작했다.


“4등 하이에나, 3등 사자, 그리고 2등은…….”


“빨리 알려주세요?”

어린이들이 소리쳤다.


쟌은

많은 어린이들을 한 번 쳐다보더니


“1등은 코끼리입니다.”


“와!”


“여러분!

호랑이와 코끼리 표차는 불과 두 표 차이였습니다.”


“와!

숲의 정령이라고 하는 호랑이가 인기가 많았구나.”

호랑이를 투표한 어린이들이 안타까워했다.


이렇게

호랑이를 대신할 새로운 12 지신으로 코끼리가 선정되었다.


“축하해!”

코코로가 옆에 앉아있던 마린에게 축하인사를 했다.

불갑산 호랑이도 마린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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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곽수민 계원예술고등학교 미술과




쟌이 무대를 내려가고

토끼를 대신할 새로운 12 지신을 대표할 동물로 거북, 기린, 코브라가 무대로 올라왔다.

초록 스카프를 둘러쓴 코브라는 눈만 동그랗게 보였다.


“독이 있는 코브라다!”


“무섭다!”

코브라를 본 어린이들은 무서웠다.


하얀 등산화를 신은 거북이가 올라오고

마지막으로 노란 넥타이와 검정 조끼를 입은 기린이 올라와 자리에 앉았다.

코브라 옆에 앉은 거북과 기린도 독을 가진 코브라가 무서웠다.

만약

코브라가 독을 사용하는 순간 케르베로스에게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


심사위원과 심사위원장이

무대에 올라와 자리에 앉고 오디션이 시작되었다.


“코브라는 왜 12 지신이 되고 싶은가요?”

봉황이 물었다.


“저보다 못난 뱀이 12 지신으로 지금까지 있다는 것이 화가 납니다.

독도 없고 다른 동물들에게 뱀의 존재를 알리지도 못하는 뱀보다는

강한 독을 가지고 있는 코브라가 이번에 새로운 12 지신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뱀을 대신할 새로운 지신 상이 되고 싶은가요?”

스핑크스가 코브라에게 물었다.


“아닙니다.

저는 토끼를 대신해서 새로운 지신 상이 되고 싶습니다.

토끼는 너무 순진하고 착하기 때문에 동물을 대표하는 지신 상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코브라는 착하고 순한 토끼가 12 지신으로 있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았다.

숲에서 토끼를 한 입에 잡아먹기도 했다.

빠른 토끼가 느린 거북이에게 달리기 경주에서 졌다는 것도 맘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코브라는 토끼 대신 새로운 12 지신이 되고 싶었다.

처음에는

뱀을 대신하고 싶었는데

뱀이 되고 싶은 동물들이 많아서 포기하고 토끼를 대신해서 12 지신 상이 되고 싶었다.


“기린은 왜 12 지신이 되고 싶은가요?”

스핑크스가 물었다.


“동물 중에서 키가 가장 크고 몸에 새겨진 퍼즐 조각도 너무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른 동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동물입니다.”

기린은 키가 커서 높은 곳의 나뭇잎이나 열매를 뜯어먹고 산다.

키가 작은 초식동물들은 바닥에 있는 풀을 뜯어먹고 살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없나요?”

켄타우로스가 기린에게 물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작은 토끼보다는 큰 기린이 이번에는 새로운 12 지신이 되어야 합니다.”


“기린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물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기린은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동물이란 말을 언젠가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그 뒤로 동물 중에서 기린이 가장 아름다운 동물인 줄 알고 있었다.


“거북이는 왜 12 지신이 되고 싶은 가요?”

스핑크스가 물었다.


“거북이 하면 우선 느리다는 것과 장수하는 동물로 생각합니다.

물론

거북이는 느립니다.

하지만

물속에서는 결코 늦지 않습니다.

그리고

멀리까지 헤엄쳐 가는 것을 보면 끈기와 인내력도 있습니다.

어린 거북이는 생존율이 낮지만

어른으로 자란 거북이는 오래 살기 때문에 장수의 상징 동물이기도 합니다.

이런 점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거북이가 새로운 시대에 맞는 12 지신에 들어가야 합니다.”

거북이는 천천히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했다.


“거북이와 토끼 달리기에서 이길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켄타우로스가 물었다.


“많은 사람들은

토끼와 거북이 경주에서 빠른 토끼를 느린 거북이가 이겼다고 합니다.

하지만

거북이는 어떤 토끼도 달리기에서 이길 수 없습니다.

너무 쉽게 생각한 토끼의 착각이 느린 거북이가 이길 수 있게 한 경기였습니다.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는

인간의 정신을 체험하는 의미도 있고

거북이가 얼마나 느린 가에 대해서도 알고 싶은 호기심에 시작한 경기였습니다.

느리지만 인내와 끈기를 보여준 거북이가 토끼를 이기는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토끼를 조롱하거나 바보 같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지금 다시

토끼와 거북이 경주를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지혜로운 토끼는 달리다가 나무 아래서 낮잠을 자는 일은 결코 없을 겁니다.”


“그래도

토끼를 이겼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죠?”

봉황이 물었다.


“물론

경기에서 이기면 기분이 좋습니다.

어린 거북이들에게 토끼와 거북이 경주에 대한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거북이가 되라고 말합니다.

항상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동물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런 교육과 훈련을 통해

거북이는 느리지만 가장 빠르게 헤엄칠 수 있고 장수할 수 있는 동물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토끼를 대신할 동물들의 오디션이 끝났다.

믿거나 말거나 서커스 무대에 마린과 코코로가 올라왔다.

첼로와 비올라 연주가 시작되었다.

버클리의〈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안단티노〉였다.


심사위원들도

토끼를 대신할 동물로 어떤 동물이 되어야 하는지 토론을 시작했다.


“역시 토끼와 거북이 경주가 결정적인 것 같습니다.”

스핑크스가 말했다.


“맞아요.

거북이는 장수를 상징하는 동물이기도 하지만 또 어떤 동물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 동물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동물이라는 점이 어린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켄타우로스가 말했다.


“맞습니다.

거북이는 인내와 끈기를 보여준 정신도 좋지만 무엇보다 겸손한 자세는 우리 모두 본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봉황이 말했다.


“토끼를 대신할 동물도 결정이 된 것 같군요.”

케르베로스가 봉황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심사위원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많은 어린이들이

토끼를 대신할 새로운 12 지신을 뽑는 투표에 참여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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