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화작가 김동석 Apr 08. 2022

습관화된 상상력!

달콤시리즈 154

습관화된 상상력!





하얀 목련이 피면 따뜻한 봄이 올 줄 알았다.

봄이 오면 소풍도 가고 여행도 할 계획을 세웠다.


“습관처럼 내 영혼을 파고들다니!”

소녀는 자신이 고찰하는 것과 상상하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았다.

양심에 따라 행동하면서도 소녀의 양심은 늘 흔들리는 갈대와 같았다.

모든 인식은

경험에서 출발한다고 하지만

소녀에게 아직 오지 않은 봄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었다.


“습관화된 상상력일 뿐이야!”

소녀는 추운 겨울 동안 따뜻한 봄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렸다.


겨울 다음에는

봄이 온다는 것을 습관처럼 맞이했으니

소녀의 영혼은 경험의 흔적들을 찾아내고 갈대처럼 흔들리면서 봄을 인식할 뿐이었다.


“무엇을 행할 것인가!”

소녀가 봄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지 상상력을 동원해

습관처럼 인식하기 시작했다.


“산에 가서 그림을 그려야지!”

집에서 하는 행위의 일탈은 곧 집을 벗어나는 것이다.

소녀는 겨울 동안 집에서 그린 그리는 것보다

밖으로 나가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하고 싶은 상상력에 빠졌다.


“이것과 저것이 다르듯!”

소녀는 안과 밖에서 하는 행위가 다를 뿐

습관화된 상상력은 막을 수 없는 순수한 이성의 본성처럼 느껴졌다.


“상상력은 기다림일까!”

소녀는 이성의 순수함에서 얻은 상상력을 무엇으로 단정 짓고 싶었다.

하지만 하나의 틀 안에 가두는 것은 습관화된 상상력을 죽이는 일이었다.


“희망도 상상력의 산물이겠지!”

인간의 의지와 관계없이

무수히 많은 희망을 결정하고

결과를 얻기 위함도

실체가 없는 습관화된 행위의 상상력일 뿐이었다.


“살려는 의지가 강하면 습관화된 상상력은 더 빛을 발한다!”

살려는 의지가 강할수록

습관화된 상상력이 희망으로 승화되어 소녀의 의지대로 움직였다.


“상상력은 인간이 마땅히 행하여야 할 도리!”

소녀는 인간으로서 살아가기 위해서라도

습관화된 상상력을 실천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살아있다는 생명체로써 상상력은 소녀에게 가장 중요한 삶의 본질이었다.


“하얀 목련이 필 날을 기다리다니!”

소녀는 매화꽃이 하나 둘 피는 것을 보면서 하얀 목련꽃이 필 날을 상상했다.

목련이 피면 소녀가 새롭게 할 일이나 또 무엇인가에 의지할 것은 없었다.

그런데도 소녀는 습관화된 상상력을 통해 목련꽃이 만개하는 봄을 기다렸다.


“기다림을 채워주는 것은 곧 습관화된 상상력이군!”

소녀가 기다림을 통해 얻는 것은 결국

습관화된 상상력을 행하는 행위이고 꿈꾸는 희망이었다.




그림 나오미 G



“욕심을 채우고 이익을 차지하기 위함도 습관화된 상상력의 산물이겠지!”

소녀가 생각하는 물질만능주의와 인간의 욕망도 습관화된 상상력의 결과물 같았다.

자신의 삶에 갈등과 불만이 가득 찬 것 역시 습관화된 상상력 산물일 것이다.

소녀는 의지하고 싶은 것들이

모두 인간의 욕망을 만족시키는 것들로 가득한 삶의 흔적들을 볼 때마다

습관화된 상상력을 멀리 해야 했다.


“허허실실(虛虛實實)이란 말이 있지 않은가!”

겉모습을 약하고 나약한 것처럼 보여서

적을 안심시키고 적이 방심했을 때 나의 강한 점을 부각해 상대를 무너뜨린다는 말이다.


소녀는

세상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의지와 약점을 숨기고

습관화된 상상력을 통해 자신만의 삶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였다.

보이지 않는 자신의 강점을 통해

상대를 무너뜨리는 일이 만연한 현대사회에서 순하고 착한 사람들이 살기 어렵다.

사회를 지탱하는

법과 도덕은 누구에게나 이해타산(利害打算)을 계산하는

습관화된 상상력을 발휘한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내

편으로 만들고 내게 유익한 방법을 찾아 이익을 취했다.


“사회는 끊임없이 변하는 법!”

소녀는

변할 수 있는 마음과 변하지 않는 마음을 찾아서

자신을 들여다보려고 노력했다.

자연은

변하지 않는 마음을 다독이고 마음의 본질을 칭찬했다.

하지만

소녀가 사는 사회는

시시각각(時時刻刻) 변화를 추구하며 문화와 문명의 충돌을 보여줬다.

소녀는

이처럼 습관화된 상상력을 통해

변하는 마음과 변하지 않는 마음의 본질에 충실하려고 노력하지만

적응하기에는 쉽지 않았다.


“사람이 동물과 다른 것은 생각하는 능력을 가진 것이지!”

소녀는 습관화된 상상력을 통해 동물과 다른 사람이 되고 싶었다.

양심이 움직이는 대로 행위하고 실천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사회가 끊임없이 변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그 변화를 따라갈 필요는 없다.


“평화! 자유! 희망!”

소녀는 따뜻한 봄이 오기 전에 하얀 목련이 필 것을 습관화된 상상력을 통해 알았다.

하지만 자신이 가장 우선순위로 생각하는 평화나 자유 같은 것을 기대할 수 없었다.




-끝-



매거진의 이전글 늙은 암탉의 지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