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모자! 2-17
상상에 빠진 동화 0544 눈발이 날리던 날!
17. 눈발이 날리던 날!
눈발이 날리던 날!
검은산 기슭에서 신기한 일이 일어났어요.
파랑새들이 신나게 노래 부르며 바람에 날리는 깃털을 모았어요.
파랑새 깃털은 다섯 개나 되었어요.
민수가 키웠던 파랑새들이었어요.
"조심해!
마빕할머니에게 줄 선물이란 말이야."
파랑새들은 산기슭에 떨어진 파랑새 깃털을 주웠어요.
어미새가 된 파랑새의 첫 깃털이었어요.
파랑새 깃털을 찾아다녔던 마법할머니에게 갖다 주면 좋아할 것 같았어요.
마법할머니는 시력이 나빠진 뒤로 바느질도 못하고 모자도 만들지 못했어요.
다섯 개 깃털을 가지고 마법할머니 집에 도착한 파랑새들은 깃털을 방문 틈새로 넣어주었어요.
마법할머니가 파란 모자를 만들 때 사용하길 바랐어요.
그런데
마법할머니는 파란 모자 만드는 일을 오래전에 그만두어서 걱정되었어요.
은지와 민수가 키운 노란 병아리들도 어른 닭이 되었어요.
<부리가 예쁜 파란 모자 쓴 노란 병아리>와 <벼슬이 예쁜 파란 모자 쓴 노란 병아리>도 어른 닭이 되었어요.
노란 병아리들이 쓰고 다닌 파란 모자도 수명이 다해 마법을 부릴 수 없었어요.
파란 모자가 많아질수록 병아리가 쓰고 다니던 파란 모자의 마법도 줄어들었어요.
은지와 민수는 알았어요.
병아리가 어른 닭이 되면 마법을 부릴 수 없다는 것을 알았어요.
오래전에 은지와 민수를 불러 마법할머니가 말해주었어요.
은지와 민수는 파란 모자가 마법을 부리지 못해도 좋았어요.
자신이 키우던 노란 병아리가 파란 모자를 쓰고 마법을 부렸다는 것만으로 행복했어요.
사람들이 파란 모자를 훔치려고 할 때 병아리가 죽을까 걱정했을 뿐 파란 모자가 마법쇼를 하지 못해도 괜찮았어요.
마법쇼를 하러 다니던 두 병아리도 어른 닭으로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마법쇼를 하지 않았어요.
철수는 타조 알을 부화시켰어요.
두 마리 새끼타조가 탄생했어요.
"와!
생각보다 작다.
병아리보다 조금 크다.
잘 키워야지!"
철수는 기뻤어요.
파랑새 알을 구하러 다닌 모습이 떠올랐어요. 자신이 부끄러웠어요.
"철수야!
내 것도 부화하겠지?"
영수였어요.
타조 알 하나를 사 부화기에 넣고 새끼가 탄생하길 기다리고 있었어요.
"당연하지!
알에서 새끼타조가 나올 거야.
그러니까
기다려 봐."
철수는 알았어요.
기다리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알았어요.
파랑새 알을 사려고 조류 장사꾼을 찾아다니던 6개월의 긴 시간이 철수를 변화시켰어요.
은지와 민수가 가진 것을 욕심낸 것도 부끄러웠어요.
남이 가진 모든 것을 가지려고 한 것과 남보다 더 많이 가지려고 한 자신이 부끄러웠어요.
사람들이 파란 모자를 갖고 싶어 한다는 것도 철수를 변화시키는 데 한몫했어요.
"영수야!
욕심부리지 마.
불사조!
그런 새는 만들 수 없어.
새끼타조가 탄생하면 잘 키워 봐.
알을 낳도록 어른 타조가 되도록 키워 봐.
키우는 동안 즐거울 거야."
동수는 어른스러웠어요.
"난!
잘 키워서 불사조를 만들 거야.
두고 봐!"
영수는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어요.
불사조를 타고 하늘이라도 날고 있는 듯 말했어요.
"알았어!
죽기 전에 불사조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잘 키워!
너의 꿈을 응원할 게."
철수는 영수의 꿈을 응원해 주었어요.
영수도 철수가 응원해 줘서 고마웠어요.
"파랑새!
보고 싶다."
철수는 파랑새가 보고 싶었어요.
학교에서 은지와 민수를 찾았어요.
"은지야!
내일 파랑새 보러 갈까?"
복도에서 만난 은지에게 철수가 물었어요.
"좋아!
검은산 기슭에 가면 볼 수 있을 거야.
민수랑 영수도 데리고 가자."
은지도 흔쾌히 수락했어요.
며칠 전부터
은지도 파랑새가 보고 싶었어요.
"좋아!
친구들이랑 같이 가면 더 좋을 거야.
마법할머니도 보고 오자!"
"좋아!
마법할머니도 보고 싶어."
은지의 대답을 들은 철수는 행복했어요.
친구들과 파랑새를 만나러 가는 게 좋았어요.
까맣게 잊고 있던 마법할머니도 보고 싶었어요.
철수는 검은산에 흰 눈이 내리기 전에 파랑새를 보러 가고 싶었어요.
"파랑! 파랑!
파랑새.
민수가 보고 싶다."
민수가 새장을 열고 날려 보낸 파랑새였어요.
불갑산에서 지내던 파랑새들도 검은산 기슭을 향해 날았어요.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