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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고양이!-9

상상에 빠진 동화 0479 냄비 귀신!

by 동화작가 김동석

9. 냄비 귀신!




비 오는 날!

학교 운동장에서 노란 냄비를 쓰고 춤추던 어린이들 덕분에 그릇 가게에 노란 냄비가 다 팔렸어요.

아이들 뿐만 아니라

고양이들도 노란 냄비를 구하기 위해 시장 곳곳을 찾아다녔어요.

특히

성질 고약한 팅팅은 그릇 가게에 숨어 들어가 노란 냄비를 훔치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릇 가게에서 노란 냄비를 찾을 수 없었어요.


"히히히!

두 녀석들이 사는 곳을 아니까.

몰래 가서 훔쳐야겠어."


성질 고약한 고양이 팅팅은 장미아파트 담을 넘었어요.

아파트 뒤로 이어진 골목길을 따라 걸었어요.

전봇대 뒤로 난 작은 구멍만 통과하면 노란 냄비 쓰고 다니는 낑깡과 삐삐가 사는 구역이었어요.


"자고 있겠지!

노란 냄비만 훔치면 되는데.

하나만 훔칠까!

아니야.

두 개 다 훔쳐야지.

히히히!"


상질 고약한 고양이 팅팅의 입가에 미소가 가득했어요.

슬그머니!

팅팅은 전봇대 뒤로 난 구멍으로 들어갔어요.



그림 나오미 G



노란 냄비!

학교 가는 아이들 머리에서 노란 냄비가 햇살에 반짝반짝 빛났어요.

아이들은 노란 냄비를 가지고 장난치며 노래 부르며 신났어요.


"하하하!

내 것이 더 많이 찌그러졌어."


영수는 찌그러진 노란 냄비가 좋았어요.

그런데

찌그러진 노란 냄비를 모자로 쓸 수 없었어요.


"히히히!

망치로 펴봐.

그럼

다시 쓸 수 있을 거야."


진수가 말했어요.

어젯밤 찌그러진 노란 냄비를 망치로 두들겨 펼쳤던 경험을 말해줬어요.


"아니야!

찌그러진 냄비가 좋아."


영수는 머리에 들어가지 않는 노란 냄비를 머리 위에 올린 뒤 걸었어요.

몇 발 자국 가면 영수 머리 위에서 노란 냄비가 바닥에 떨어졌어요.


"영수야!

노란 냄비를 찌그러뜨리면 어떡해.

소중하게 생각해야지.

오늘 밤에 노란 냄비 귀신이 나타나 널 혼내줄 거야.

조심해!"


영희는 노란 냄비를 자꾸 떨어뜨리는 영수에게 한 마디 했어요.


"히히히!

노란 냄비 귀신이 나타나면 좋겠다.

내가 너희들 냄비도 찌그러지게 해달라고 부탁해야지."


영수는 노란 냄비 귀신을 만나고 싶었어요.


"시끄럽다!

냄비를 찌그러뜨리면 어떡해."


학교 앞 문방구 주인이었어요.

아주머니는 노란 냄비 두드리며 학교 가는 아이들이 싫었어요.

그런데

아이들은 그것도 모르고 학교 교문 앞에서 더 시끄럽게 노란 냄비를 두드렸어요.


"누가 시작한 거야!

예쁘고 멋진 모자도 많은데 냄비를 쓰고 학교에 오다니.

웃겨!

선생님들은 아이들 걱정도 안 하는가 봐."


문방구 주인의 잔소리가 아이들이 두드리는 노란 냄비 소리에 노래처럼 들렸어요.

문방구 주인은 가게 안 벽에 걸린 예쁘고 멋진 모자를 팔지 못해 속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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