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에 빠진 동화 448
나는 애벌레!
떨어진 밤!
하나 주었더니
그 밤에서
고개를 내밀고 인사하는 녀석이 있었다.
차마!
죽일 수 없어 웃으며 멀리 던져주었다.
미안해!
주인이 없는 밤인 줄 알았어.
멀리 던져줄게
잘 살아가기 바란다.
허공을 날아가는 밤과 애벌레에게 한 마디 했다.
아직
떨어질 밤은 많이 남았다.
내일도
모레도
밤나무를 찾아가면 풍요롭게 밤을 내어줄 것이다.
그 녀석!
어떻게 두꺼운 밤껍데기를 뚫었을까.
궁금했다.
던지기 전에 물어볼 걸 아쉬웠다.
개미는
밤을 통째로 땅속에 묻어 겨울을 준비하는 것 같았다.
무거운 걸!
어떻게 옮겨 갈까?
대리석 위에 놔둔 밤을 며칠 째 지켜봤다.
하나씩
대리석 밑으로 떨어졌다.
많은 개미들이 모여 밤을 밀치는 것 같았다.
또
바람이 불어와 밤을 움직여 개미를 도와주기도 했다.
밤이 떨어진 곳에 커다란 무덤이 하나씩 늘어났다.
그렇구나!
무거운 식량은 옮기지 않고 바로 흙으로 덮는구나.
지혜로운 개미야.
그런데
애벌레는 밤을 먹고 나비가 될까 아니면 나방이 될까.
궁금했다.
그렇지만 밤 속에 들어간 애벌레가 어떤 곤충이 되는지는 지켜볼 수 없었다.
누군가에게
줄 선물이 생겨 좋았다.
아주
토실토실한 밤이라 더 좋았다.
톡 톡
밤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비 오는 밤에 더 많이 떨어질 것 같았다.
아가!
멀리 떨어져야 한다.
사람들
멧돼지
다람쥐
들쥐
모두 밤나무 밑을 찾아올 거야.
그러니까
멀리 날아가 싹을 틔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동물의 먹이가 된단다.
알았지!
밤나무는
밤 한 알이라도
멀리 떨어져 새싹을 틔우길 바랐다.
고요한 밤!
조용히 눈 감고 세상 이야기를 들어 봤다.
밤나무골
밤이 하나 둘 버티지 못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귀뚜라미 소리보다 요란하지는 않았지만 고요의 밤을 깨우며 밤송이는 몸을 던지고 있었다.
자연이 주는 풍요로움!
빛과 어둠
바람과 공기
흙과 하늘
물과 구름
열매
등
모두에게 감사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