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큰 사슴!-9
동물의 신!
사슴목장 입구에 사슴들이 서성거리고 있었어요
대장사슴이 데려온 숲으로 도망친 사슴들이었어요.
와빠와 엄마는 조심조심 사슴목장 입구 문으로 향했어요.
오빠가 문을 열고 들어갔어요.
엄마가 문을 붙잡고 사슴이 들어가길 기다렸어요.
대장사슴이 목장 안으로 들어가자 나머지 사슴들이 따라 들어갔어요.
"세상에!
아주 잘했다."
엄마가 대장사슴을 보고 한 마디 했어요.
대장사슴이 크게 소리치자 목장에 있던 사슴들이 달려왔어요.
엄마사슴과 어린사슴이 대장사슴 앞으로 달려와 반겼어요.
숲에서 돌아온 사슴들도 사슴목장에 남아있던 사슴들과 어울려 목장을 뛰어다녔어요.
<꽃피는 사슴목장>에 평화가 찾아왔어요.
"너희들은 모를 거야!
저쪽 숲 너머에는 맛있는 풀이 많아.
아침마다
그곳에서 풀을 뜯어먹고 놀았어."
숲에서 돌아온 사슴 한 마리가 의기양양하게 자랑했어요.
사슴목장에 있던 사슴들이 이야기를 들어주자 신난 것 같았어요.
"그곳에 좋다며!
여긴 뭐 하러 들어왔어.
그곳에서 살지.
하고 사슴 한 마리가 말하자
"맞아!
맛있는 풀도 많고 자유롭게 살 수 있었을 텐데."
또 한 마리가 말하자
"나도 그곳에서 살고 싶었어!
그런데
대장사슴이 나타나서 겨울이 되면 얼어 죽는다고 해서 돌아온 거야."
의기양양하게 말하던 사슴은 기가 죽은 듯 말했어요.
"너희들!
숲에서 돌아온 사슴들을 놀리면 안 돼.
서로 친하게 지내야지."
엄마사슴 한 마리가 걱정하듯 말했어요.
숲에서 돌아온 사슴들은 난폭해진 것 같았어요.
사슴목장에 남아있던 사슴들과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했어요.
오빠는 대장사슴에게 다가갔어요.
손에 가득 건초를 들고 있었어요.
"대장!
고맙다.
아주 잘했어.
겨울이 오기 전에 데리고 와줘서 고맙다."
오빠는 건초를 대장사슴에게 주며 말했어요.
'크르렁!
크크렁 크크렁.'
대장사슴도 오빠에게 무슨 말을 하는 것 같았어요.
오빠는 쇠빗으로 대장사슴 털을 긁어주었어요.
대장사슴이 가만히 있었어요.
오빠는 대장사슴 등에 따뜻한 손을 얻고 교감하는 듯 보였어요.
숲에서 돌아온 사슴 몇 마리가 난폭해졌어요.
어린사슴을 괴롭힐 때도 있었어요.
낮에는 사슴목장을 힘껏 달려 철조망에 부딪치는 경우도 있었어요.
다시
숲으로 돌아가 자유롭게 살고 싶은 사슴 같았어요.
지혜는 신났어요.
숲으로 도망친 사슴들이 돌아와서 기뻤어요.
사슴이 도망쳐 망했다고 놀리던 친구들도 없었어요.
"지혜야!
사슴이 돌아왔다고.
누가 찾아온 거야?"
옥자가 물었어요.
"대장사슴!
목장에 대장사슴이 있어.
그 대장사슴이 숲에 가서 찾아온 거야."
"설마!
그걸 믿으라고.
사람도 못 찾은 사슴을 대장사슴이 찾았다고.
믿을 수 없어!"
옥자는 믿지 않았어요.
지혜는 믿으라고 강요하지 않았어요.
사슴목장에 든든한 대장사슴이 있는 것만으로 행복했어요.
"동수야!
지혜 놀리지 못해서 어떡하냐.
사슴이 다 돌아왔데!"
하고 민호가 동수를 보고 한 마디 했어요.
동수는 한 마디도 안 했어요.
친구를 놀리며 흉본 게 부끄러웠어요.
그렇다고
지혜에게 사과하지는 않았어요.
오랜만에!
동주오빠가 사슴목장에 찾아왔어요.
동주오빠는 사슴 일곱 마리를 키우고 있었어요.
모두 오빠네 사슴농장에서 사간 사슴들이었어요.
지혜도 사슴 이름을 다 알고 있었어요.
햇살, 달빛, 별빛, 구름, 이슬, 잡초, 바람
이름은 지혜가 지어준 사슴들이었어요.
동주오빠는 지혜만 보면 사슴 살 때마다 이름 지어달라고 했어요.
"지혜야!
다음에 사는 사슴 이름도 부탁해."
"동주오빠!
이번 사슴도 오빠네 사슴 사는 거야?"
"아니!
다른 곳에서 살 건데."
"뭐라고!
우리 오빠한테 안 사고 다른 사슴목장에서 산다고.
그렇다면
이름 지어줄 수 없어."
하고 지혜가 말하자
"그런 게 어딨어!
아기사슴을 싸게 판다고 해서 그곳에서 사는 거야."
"동주오빠!
아기꽃사슴이 얼마나 비싼지 모르는구나.
건강하지 않은 사슴을 사 오는 것 아니야.
잘 확인하고 사야 해.
그런데
다른 목장에서 사 오는 아기사슴은 정이 들지 않아 이름이 떠오르지 않을 거야."
하고 지혜가 말했어요.
동주오빠는 지혜가 삐진 걸 알았어요.
사실은
새로 사게 된 아기사슴도 지혜오빠에게서 가져오는 것이었어요.
지혜를 짝사랑하는 동주오빠는 거짓말을 했어요.
"지혜야!
<언덕 위 사슴목장>에 놀러 올래.
키우는 사슴 보여줄게.
그리고
햇살, 달빛, 별빛, 구름, 이슬, 잡초, 바람
이 녀석들이 너를 기다리는 것 같아."
하고 동주오빠는 지혜를 사슴목장에 초대했어요.
"좋아!
일요일에 놀러 갈게."
하고 지혜가 대답하자
동주오빠는 기분이 좋았어요.
집에 돌아온 동주는 사슴목장으로 향했어요.
지혜가 오기 전에 사슴목장을 깨끗이 청소하고 싶었어요.
해가 질 무렵!
대장사슴은 웅장한 뿔을 하늘 높이 쳐들고 멋진 춤을 췄어요.
사슴목장에 난폭한 사슴들을 향해 대장사슴은 할 말이 있는 것 같았어요.
동물의 신답게 숲을 지키고 생명을 지키는 말을 해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난폭한 사슴들이 어딘가로 몰려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