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수만 있다면!

눈이 큰 사슴!-8

by 동화작가 김동석

돌아갈 수만 있다면!



밤마다

<꽃피는 사슴목장>에 손님이 찾아왔어요.

철조망 너머에 서서 사슴목장을 바라보는 무리들이 있었어요.

바로 사슴목장을 도망친 사슴들이었어요.


"잘 있었어!

반갑다."


도망친 엄마사슴이었어요.

숲으로 도망친 사슴들이 철조망 너머에서 사슴목장을 바라보며 있었어요.


"들어와!

주인도 너희들을 기다려.

입구 문이 열려 있을 거야."


엄마사슴이 도망친 사슴에게 말했어요.


"정말!

주인이 도망친 우릴 좋아한다고.

문을 열어 놓고 기다린다고.

믿을 수 없어!"


도망친 어린사슴이었어요.

주인이 도망친 사슴을 좋아하고 기다린 것은 사실이었어요.


"숲은 어때!

살기는 좋아?"


사슴목장을 도망치지 않았던 사슴이 물었어요.


"맘대로 돌아다닐 수 있어 좋아!

그런데

밤이 되면 무서워.

너희들이 있는 목장에서는 느끼지 못한 두려움과 공포가 있어.

철조망만 넘을 수 있다면 돌아가고 싶어."


하고 도망친 사슴이 말했어요.


"맞아!

밤마다 무서워서 죽겠어.

나뭇가지에서 이상한 새가 울어.

호랑이가 나와 우릴 잡아먹을 것 같기도 하고

도깨비불 같은 이상한 불빛이 움직이는 것도 보여.

나도 사슴목장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고 또 다른 사슴이 말했어요.


"거봐!

내가 나가지 말라고 했잖아.

주인이 맛있는 건초를 사 왔어.

너희들이 먹어보지 못한 건초야.

빨리!

안으로 들어와."


하고 사슴 한 마리가 철조망 가까이 다가가 말했어요.


숲으로 도망친 사슴들은 목장 안이 그리웠어요.

낮에는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돌아다녔지만 즐겁지 않았어요.

두려움과 공포를 이기기 위해서 계속 달리는 것 같았어요.


지혜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어요.

대장사슴과 교감하고 싶었어요.

어린사슴이나 아기사슴은 지혜를 두려워하지 않고 교감이 이뤄졌어요.

그런데

대장사슴은 사람이 가까이 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어요.


"대장!

넌 있잖아.

동물의 신이야!

알지.

숲에 사는 동물이 모두 너를 존경해!"


하고 지혜가 말하며 한 발씩 대장사슴 앞으로 다가갔어요.


"대장!

숲으로 도망친 사슴을 데려올 수 없을까.

사슴목장 주인이 도망친 사슴 걱정을 많이 해.

그런데

밤에는 철조망까지 왔다가 목장 안으로 들어오지 않잖아.

대장!

사슴목장으로 돌아오라고 한 마디만 해줘."


하고 지혜가 말한 뒤 또 한 걸음 앞으로 걸었어요.


대장사슴은 눈을 크게 뜨고 다가오는 지혜를 쳐다봤어요.

그런데

대장사슴은 지혜가 다가오지 못하도록 앞발을 바닥에 툭툭 치며 위협했어요.

지혜는 대장사슴과 대화하고 교감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어요.

학교에서 돌아오면 대장사슴을 찾아갔어요.



대장사슴은 철조망을 넘을 계획을 세웠어요.

숲으로 도망친 사슴들을 사슴목장으로 데려오고 싶었어요.

위험에 처한 사슴들을 그냥 둘 수 없었어요.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잖아요!

넓은 숲에서 사슴들을 어떻게 찾으려고 그래요."


엄마사슴은 대장사슴이 걱정되었어요.

대장사슴이 사슴목장을 떠나면 불안한 사슴들도 철조망 앞을 막고 대장사슴을 말렸어요.


"사슴목장을 나간 사슴들도 가족이야!

대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찾아와야지.

숲에서 큰소리치면 나를 찾아올 거야."


대장사슴은 포기하지 않았어요.

하루라도 빨리 도망친 사슴들을 찾아 사슴목장으로 데려오고 싶었어요.


오빠는 사슴목장을 더 튼튼하게 만들었어요.

철조망도 이중 삼중으로 울타리를 만들고 사슴이 도망치거나 철조망을 넘지 못하게 했어요.

숲으로 도망친 사슴이 한 마리라도 죽으면 마음이 아플 것 같았어요.

도망친 사슴들이 사슴목장으로 돌아올 수 있는 문도 만들고 건초를 많이 놔두었어요.

배고픈 사슴들이 들어와 먹고 갔으면 했어요.


바람 부는 날!

철조망이 흔들리는 것을 본 대장사슴은 숲으로 갈 준비를 했어요.

엄마사슴과 어린사슴이 말렸지만 겨울이 오기 전에 숲으로 도망친 사슴들을 찾아야 했어요.


"우리만 배불리 먹고살 수 없어!

사슴목장을 도망친 사슴들을 찾아야 해.

겨울이 오면 다 얼어 죽을 거야.

죽기 전에 찾아서 데려와야 해!"


대장사슴은 가장 낮은 철조망 위치를 찾았어요.


"조심해요!

꼭 찾아서 데려오세요."


엄마사슴이 크게 외쳤어요.

사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장사슴은 철조망을 넘었어요.

대장사슴은 숲으로 향했어요.


학교에 가던 지혜는 동수를 만났어요.

동수는 지혜를 부러워했는데 이상한 소문을 내고 다녔어요.


"지혜야!

사슴 도망쳐서 너희 집 망하는 거야."


하고 동수가 지혜를 보고 말했어요.

지혜는 눈물이 핑 돌았어요.

사슴이 숲으로 도망친 것도 속상한데 친구들이 놀리는 게 싫었어요.


학교에 소문이 퍼졌어요.

친구들이 지혜만 만나면 사슴 도망친 이야기와 망했다는 말을 했어요.


지혜는 기가 죽어 있었어요.

그것을 알고 담임선생님이 지혜를 불렀어요.


"지혜야!

사슴이 많이 도망쳤어?"


"네!

열 마리요."


지혜가 대답하자


"걱정 마!

목장에서 키우던 사슴은 돌아올 거야."


선생님은 지혜를 위로해 주고 교실로 보냈어요.

지혜는 용기가 났어요.

지혜와 사슴을 걱정하는 친구도 있었어요.

복도에서 만난 동수가 또 놀렸어요.


"걱정 마!

아직도 사슴 삼십 마리나 있어.

망하지 않았으니 그런 소문이나 퍼트리지 마."


지혜는 동수에게 말했어요.

동수 얼굴이 빨개졌어요.


사슴목장 입구에 서있던 엄마가 숲을 바라보다 놀랐어요.


"진수야!

빨리 나와 봐라."


엄마가 사슴목장 입구로 뛰어가며 아들을 불렀어요.

무슨 일이 일어난 것 같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