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철조망!

눈이 큰 사슴!-4

by 동화작가 김동석

무너진 철조망!




저녁을 먹은 오빠는 대장사슴을 찾았어요.

목장을 돌며 대장사슴이 어디 있는지 궁금했어요.

보름달이 뜬 사슴목장은 아름다웠어요.

나뭇가지 사이로 스며든 달빛과 별빛은 숲을 더 아름답게 만들었어요.

어린나무도 달빛을 붙잡고 놀았어요.


"아니!

저 녀석은 뭐야.

철조망을 넘나들다니.

세상에!"


대장사슴이었어요.

대장사슴은 철조망을 넘나들며 놀고 있었어요.

오빠는 조용히 지켜봤어요.


"내가 몰랐어!

저 녀석이 사슴목장을 탈출할 수 있다는 걸.

맞아!

가족을 지키기 위해 도망치지 않은 거야.

신비로운 녀석이야!"


오빠는 알았어요.

철조망이 높아도 사슴은 뛰어넘을 수 있었어요.

대장사슴은 도망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엄마사슴과 아기사슴을 두고 도망칠 수 없었어요.


달빛에 대장사슴은 더 빛났어요.

사슴이 신령스럽다는 말을 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어요.


"철조망 너머에는 맛있는 풀이 많아!

농장에 갇혀 있으면 맛없는 풀만 먹잖아.

호호호!

좋아 좋아!

밤마다 철조망을 넘어야지.

맛있는 풀을 뜯어먹으려면!"


대장사슴은 기분이 좋았어요.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하나 가진 것 같았어요.


지혜와 친구들이 사슴목장에 놀려 왔어요.

친구들은 아기사슴에게 줄 풀을 뜯어 왔어요.

칡넝쿨도 뜯어 오고 강아지풀과 토끼풀도 뜯어 왔어요.


"틱!

강아지 풀이야."


하고 옥자가 아기사슴을 불렀어요.

틱은 이름을 부르자 한 번 옥자를 쳐다보고 가만히 서 있었어요.

사람을 경계하는 듯 보였어요.


"쿵!

칡넝쿨 먹어 봐."


하고 진석이 쿵을 불렀어요.

쿵도 한 번 진석을 쳐다보고 가만히 서 있었어요.

아이들은 심심했어요.

아기사슴우리에 들어가 아기사슴을 만져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사슴은 만지는 걸 싫어했어요.


"지혜야!

우리에 들어가서 사슴 만져보자.

한 번만!"


하고 경례가 말했어요.


"안 돼!

사슴은 절대로 만지면 안 된다고 했어.

멀리서만 바라봐야 해."


하고 지혜가 친구들에게 말했어요.

친구들은 사슴을 만져볼 수 없었어요.

하지만

책에서만 보던 사슴을 직접 볼 수 있어 좋았어요.


지혜와 친구들은 사슴목장을 돌며 풀을 뜯었어요.

아기사슴들에게 줄 풀이었어요.



오늘도

동주오빠가 사슴목장에 왔어요.

사슴농장을 꿈꾸는 동주오빠는 <꽃피는 사슴목장>에서 열심히 배웠어요.

사슴의 특성에 대해서도 공부했어요.


"지혜야!

사슴이 제일 싫어하는 게 뭔지 알아?"


하고 물었어요.


"몰라!

오빠는 알아?"


"응!

사슴은 자신을 만지는 걸 제일 싫어해.

가만히 두면

사슴을 알아서 잘 놀아."


하고 동주오빠가 말했어요.


"그건!

나도 알아.

다른 걸 말해줘야지."


지혜는 알고 있는 걸 말한 동주오빠에게 짜증을 부렸어요.

어쩌면

동주오빠는 지혜보다 사슴에 대해 모르는 것 같았어요.


오빠가 사슴목장 운영하는 덕분에 지혜는 사슴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어요.

동주오빠가 사슴목장에 오는 것도 좋았어요.

일주일에 한 번 오는 동주오빠를 기다리는 날도 있었어요.


"동주오빠!

매일매일 와서 공부해.

그러면

더 빨리 사슴을 키울 수 있잖아."


지혜는 아기사슴우리에 있는 동주오빠를 보고 말했어요.


"나도!

매일 와서 배우고 싶어.

그런데

목장 사장이 시간이 없다고 해서 못 와."


동주도 사슴목장에 자주 오고 싶었어요.

사슴도 보고 지혜도 매일 보고 싶었어요.



어느 날!

대장사슴은 철조망을 넘어갔어요.

맛있는 풀이 먹고 싶었어요.

싱그럽고 맛있는 풀이 철조망 너머에는 많았어요.

사슴목장에는 사슴이 많아서 풀이 자랄만한 환경이 아니었어요.


대장사슴은 철조망 너머에서 풀을 뜯어먹고 있었어요.

그런데

엄마사슴 한 마리가 그 모습을 지켜봤어요.

대장사슴은 깜짝 놀랐어요.


"여보!"


엄마사슴은 놀랐어요.

대장사슴이 철조망을 넘어 도망치는 줄 알았어요.

엄마사슴은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어요.


"여보!

도망치는 것 아니야.

철조망을 넘어 본 거야.

운동하는 거야!"


하고 대장사슴이 말했어요.

그런데

엄마사슴 눈가에 눈물이 고였어요.



"가지 마요!

우리를 두고 가지 마요."


엄마사슴이 울며 말했어요.


"여보!

도망치는 것 아니라니까.

당신이랑 아기들을 두고 내가 어길 가.

도망치지 않으니까 걱정 마!

그냥!

맛있는 풀 뜯어먹으려고 넘어온 거야."


하고 대장사슴이 말한 뒤 철조망을 넘어왔어요.

엄마사슴은 또 놀랐어요.

높은 철조망을 넘어오는 대장사슴의 높이뛰기 실력에 놀랐어요.


지금까지

대장사슴은 철조망을 넘는 것을 들키지 않았어요.

그런데

엄마사슴 한 마리가 알게 되었어요.


엄마사슴은 아기사슴 우리로 향했어요.

아기사슴이 보고 싶었어요.

대장사슴이 그 뒤를 따랐어요.

비밀을 들킨 대장사슴은 힘이 없었어요.


아기사슴들은 무럭무럭 자랐어요.

우리를 뛰어넘어 엄마사슴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는 아기사슴도 생겼어요.


"엄마! 엄마!

엄마가 보고 싶어 우리를 나왔어.

엄마! 엄마!"


아기사슴 우리를 나온 아기사슴이었어요.

대장사슴을 닮은 아이사슴이었어요.


"아가!

여긴 위험해.

형들이 널 가만두지 않아.

빨리!

아기사슴 우리로 돌아 가."


하고 엄마사슴이 아기사슴에게 말했어요.

아기사슴은 아무것도 몰랐어요.


그때

몸집이 큰 어린 사슴이 아기사슴에게 다가왔어요.

아기사슴이 가만히 있자 엄마사슴 눈이 커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