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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동화의 세계
산적이 사는 마을!
달콤시리즈 197
by
동화작가 김동석
Apr 14. 2022
산적이 사는 마을!
물무산과 거문산(검은산) 사이에 두목동이라는 마을이 있었어요.
물이 마르지 않고 산으로 둘러싸인 두목동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았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큰 마을이 되었어요.
“산적이 내려와요!”
물무산에 살던 산적이 마을에 내려와 곡식을 빼앗아 가는 일이 많았어요.
마을 사람들은 산적을 물리칠 방법을 찾았어요.
하지만
숫자도 많고 힘센 산적을 이길 방법이 없었어요.
“빨리 숨어! 빨리!”
마을 사람들은 곡식보다 목숨을 유지하는 게 더 중요했어요.
“곡식을 내놓지 않으면 마을을 불태워라!”
산적 두목 팡개가 외쳤어요.
산적이 내려오면 마을은 쑥대밭이 되었어요.
창고에 있던 곡식을
모두 가져간 산적은 물무산 기슭에서 잘 먹고 잘 살았어요.
“술을!
술을 더 가져와!”
산적은 곡식으로 담은 술을 좋아했어요.
“산적을 몰아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매년 농사를 지어도 살아갈 수 없어요.”
마을 사람들은 산적을 죽이던지 아니면 멀리 쫓아내야 한다고 말했어요.
“거문산에 사는 선비에게 물어보면 어떨까요?”
거문산 기슭에 사는
김해 김 씨 성을 가진 선비는
강산 김 씨 마을에서 텃세가 심해 살기 힘들었어요.
선비는
농사 지을 땅도 없어 글을 읽으며 지냈어요.
산적들도
농사도 짓지 않는 선비에게까지 오지 않았어요.
선비가 물만 마시고 산다는 말을 산적들은 믿었어요.
“선비님.
어떡하면 될까요?”
마을 사람들은 모두 거문산의 선비에게 달려가 물었어요.
“내년 봄에 농사지을 씨앗도 없어요!”
나이 많은 농부가 선비를 보고 말했어요.
“나도! 나도!”
많은 농부들은
창고에 있던 곡식을 모두 산적에게 빼앗겨서 내년 봄에 농사지을 씨앗도 없었어요.
“선비님.
산적을 물리칠 방법을 알려주세요.”
“이것으로
술을 담가 산적에게 주시오.”
선비는 마을 사람들에게 자루를 하나 주었어요.
“이것은 무엇이요?”
마을 사람들이 물었지만 선비는 웃기만 했어요.
“그것을 넣어
술을 담근 뒤 백일 후에 산적에게 같다 주시오.”
선비는 자루에 들어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말하지 않고
담근 술을 백일 후에 산적에게 같다주라고 했어요.
“도대체 이것이 뭘까?”
마을 사람들은 자루를 들고 집으로 오면서 궁금했어요.
“선비가 하라는 대로 해봅시다!”
동네 어른들은 선비의 말을 따르기로 했어요.
그리고
마을에서 가장 큰 항아리에 술을 담갔어요.
“우리가 마시면 어떻게 될까?”
호기심 많은 젊은 농부가 말하자
“그런 소리 하지 말고 술독이나 잘 지켜!”
마을에서 가장 나이 많은 어른이 말했어요.
“오늘이 백 일째 되는 날이에요!”
마을 사람들이 기다리던 백일이 되었어요.
모두
술독 항아리 앞에 모여서 뚜껑을 열었어요.
향긋하고 달콤한 술 냄새가 코를 진동했어요.
“술을 담아 산적에게 갔다 줍시다!”
마을 젊은이들이 큰 통에 술을 담았어요.
물무산 기슭에 사는 산적에게 가지고 갔어요.
“두목!
술을 가져왔어요.”
마을 사람들이 술통을 들고 외쳤어요.
“술을 가져왔다고!”
산적들이 술통을 들고 있는 마을 사람들을 보고 놀랐어요.
산적들이 내려와 술통을 받았어요.
“두목!
술을 가져왔어요.
혹시
독을 탄 것 아닐까?”
산적 두목은 마을 사람들이 죽이려는 속셈을 가지고 술을 가지고 온 것으로 착각했어요.
“마을 사람들에게 한 잔씩 따라 줘 봐!”
산적 두목은 술을 가지고 온 마을 사람들에게 술을 마시게 했어요.
“마셔!”
산적들이 술을 한 잔씩 따라서 주었어요.
마을 사람들도
처음 마시는 술이라 죽을까 두려웠어요.
“빨리 마셔!”
산적들이 소리쳤어요.
가장 나이가 많은 마을 사람이 벌컥벌컥 술을 마셨어요.
‘꺼억!’
하고 트림을 했어요.
술을 들고 온 마을 사람 모두가 산적이 준 술을 마셨어요.
“두목!
독은 넣은 것 같지 않습니다.”
산적이 두목에게 말했어요.
“그래!”
산적들은 그날 밤에 마을에서 가져다준 술을 모두 마셨어요.
“달콤하고 부드러운 술이야!
이렇게 맛있는 술은 처음이야.
더 가져오라고 해!”
산적 두목이 소리쳤어요.
어린 산적이
마을로 내려갔어요.
“술을 더 주시오!”
마을 사람들은 항아리에 담은 술을 큰 통에 담아 주었어요.
‘크윽! 크윽!’
산적들은 가져온 술을 마시고 또 마셨어요.
“맛있어! 맛있어!
달콤하고 아주 맛있어!”
산적들은 달콤하고 부드러운 술을 마시고 마셨어요.
“더 가져와!”
산적 두목은 마을에 가서 술을 더 가져오라고 어린 산적에게 말했어요.
“술을 더 주시오.”
마을에 내려간 어린 산적이 말했지만 이미 술독 항아리는 텅 비어 있었어요.
“술이 다 떨어졌어요.”
농부의 아내가 말했어요.
“술이 떨어졌다고요?”
“네.”
어린 산적은 산으로 올라갔어요.
“두목!
술이 다 떨어졌어요.”
어린 산적은 마을에서 보고 온 것을 두목에게 이야기해주었어요.
“뭣이!
술이 떨어졌다고?”
“네.”
산적 두목은
달콤하고 부드러운 술을 더 마실 수 없다는 말에 화가 났어요.
산적들을 데리고 마을로 내려갔어요.
“술을 내놔!
술을 내놓으라고!”
산적 두목을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외쳤어요.
“이제는 술을 담글 곡식이 없습니다.”
늙은 노인이 산적 두목에게 말했어요.
“곡식이 없다고!”
“네.”
늙은 노인은 목숨을 내놓고 말했어요.
“그럼 곡식을 갖다 주지!”
산적들은 산기슭에 쌓아두었던 곡식을 들고 와서 술을 담그게 했어요.
“선비님.
이제 어떡하면 될까요?”
마을 사람들은 술을 달라는 산적들 때문에 또 걱정이 되었어요.
“곡식은 모두 나눠 주세요.
그리고 이것으로 또 술을 담그시오.
백일 후에 산적들에게 술을 갖다 주시오.”
하고 말한 선비는 마을 사람들에게 자루 하나를 또 주었어요.
“술을 담가봅시다!”
마을 사람들은 선비가 시키는 대로 큰 항아리에 술을 담갔어요.
백일이 지났어요.
큰 통에 술을 담아 산적들에게 갔어요.
“술을 가져왔어요.”
마을 사람들이 술을 들고 외쳤어요.
“술이다!
술이 왔다!”
산적들은 술을 마시고 또 마셨어요.
“이번 술은 더 맛있다!"
“맞아!
이렇게 맛있는 술은 처음이야!”
산적들은 술이 떨어지자 또 술을 가져오라고 어린 산적을 보냈어요.
“술을 더 주세요!”
어린 산적은 마을 사람들과 친해졌어요.
술을 가득 담은 통을 들고 산으로 올라갔어요.
“술을 가져왔어요!”
어린 산적이 말하자
산적들은 모두 몰려와 술통을 들고 가더니 마시기 시작했어요.
“더 가져와!
더! 더! 술을 가져와!”
산적들이 술통이 비자 소리쳤어요.
어린 산적은
빈 술통을 들고 마을로 내려갔어요.
“술을 더 주세요!”
어린 산적이 마을 사람들에게 말했어요.
“술이 떨어졌어요.”
하고 말한 마을 사람이 술독 항아리를 기울이며 보여주었어요.
“정말
항아리가 비었군요.”
어린 산적은 빈손으로 돌아갔어요.
“두목!
술이 다 떨어졌어요.”
“뭐라고!”
산적 두목은 술이 떨어진 것이 속상했어요.
달콤한 술을 더 이상 먹을 수 없어 죽을 것 같았어요.
산적들은
술을 먹지 않고는 하루도 살 수 없었어요.
그림 나오미 G
“창고에 곡식을 모두 꺼내와!”
산적들은 창고에 있는 곡식을 짊어지고 마을로 내려갔어요.
“여기
술 담글 곡식을 가져왔으니 술을 담그시오.”
산적 두목이 마을 사람들을 보고 말하고 돌아갔어요.
마을 사람들은
선비를 찾아갔어요.
“선비님.
이제 어떡하면 되죠?”
“또 술을 담가야지!”
하고 말한 선비는
방으로 들어가 자루를 하나 가지고 나왔어요.
“이걸로 술을 담그시고 백일 후에 갖다 주세요.
그리고
곡식은 모두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주시오.”
마을 사람들은
선비 말을 듣고 술을 담근 뒤로 산적들이 무섭지 않았어요.
“선비님.
자루 속에는 도대체 무엇이 들어 있습니까?”
젊은 농부가 물었어요.
“그건
알아서 뭐하려고 그러는가?”
“술을 먹은 산적들이
빼앗아간 곡식을 다시 가져다주는 마법을 부리는 게 이 술이기 때문입니다.”
젊은 농부가 선비에게 말했어요.
“그 마법은
바로 농부들이 열심히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겠는가!”
선비는
그렇게 말하고 마을 사람들을 돌려보냈어요.
“술을 가져와!”
산적들은 백일을 기다리지 못하고 술을 가져오라고 어린 산적을 마을로 보냈어요.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어린 산적을 다시 돌려보냈어요.
“백일이 지나야 술독을 열 수 있다고 합니다.”
“뭐라고!
백일 후에!”
“네.”
산적 두목은 술을 마시고 싶어도
백일 후에 술독을 열 수 있다고 하니 기다릴 수밖에 없었어요.
“술!
술을 주시오.”
산적들은 산적 두목에게 술을 달라고 했어요.
하지만
두목도 술을 줄 수 없었어요.
술을 마시고 싶은 산적들은 마을로 내려갔어요.
“술을 내놔! 술을!”
산적들은 마을에 내려와 술을 찾았어요.
하지만
어디에도 술은 없었어요.
오로지 마을 한가운데
큰 술독 항아리에만 술이 익어가고 있었어요.
“백일이 되어야 술을 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제발! 돌아가시오.”
마을 어른이 이야기했지만
술에 중독된 산적들은 그만 큰 항아리 뚜껑을 열었어요.
그리고
술을 떠 마셨어요.
“으악!”
술은 쓰고 독했어요.
“아이고 배야!
아이고 배야!”
덜 익은 술을 마신 산적들은 모두 배가 꼬이고 아팠어요.
이 모습을 마을 사람들은 모두 지켜봤어요.
“어떡하지!”
마을 사람들은 모두 걱정되었어요.
“아이고 배야!
아이고 배야!”
쓰러진 산적들이 마을 이곳저곳에서 뒹굴며 소리쳤어요.
“빨리 선비를 불러와!”
마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노인이 젊은 농부에게 말했어요.
젊은 농부를 거문산에 사는 선비에게 달려갔어요.
“선비님.
큰일 났습니다.”
“무슨 일인가?”
“마을에 내려온 산적들이 술을 마시고 모두 쓰러졌습니다.”
“술을 마시다니?”
“백일이 안 된 술독 항아리를 열고 마신 후
모두 쓰러져 배가 아프다고 땅바닥에서 뒹굴고 있습니다.”
“허허허!
백일 후에 술을 마시라고 일렀건만!”
선비는 웃으면서 말했어요.
“선비님.
빨리 마을로 가셔야죠!”
젊은 농부는 선비에게 재촉했어요.
“걱정 말게!”
하고 말하더니 선비는 방에 들어가 자루 하나를 꺼내왔어요.
“여기 들은 것을
조금씩 나눠주고 먹으라고 하게.”
“그러면 괜찮을까요?”
“그럴 걸세!”
농부는 선비가 준 자루를 들고 마을로 달렸어요.
“아이고 배야!
아이고 배야!”
“이걸 먹으세요!”
하고 말한 젊은 농부는
선비가 준 자루에서 무엇인가를 한 주먹씩 꺼내 산적들에게 주었어요.
그랬더니
산적들은 아프던 배가 거짓말처럼 다 나았어요.
“이건 무슨 약이요?”
산적 두목이 젊은 농부가 준 약을 먹은 뒤 물었어요.
“나도 모릅니다.
거문산에 사는 선비님이 준 것입니다.”
젊은 농부는 사실대로 말했어요.
“거문산 선비라고 했지!”
산적 두목은
산적들을 데리고 거문산으로 갔어요.
마을 사람들도
모두 뒤를 따랐어요.
“선비님.
이건 무슨 약이요?”
산적 두목이 선비에게 물었어요.
선비는
조용히 책만 읽고 있었어요.
“선비님!”
산적 두목은 눈을 크게 뜨고 선비를 불렀어요.
이번에도
선비는 눈 하나 깜박거리지도 않고 책만 읽었어요.
“선비님!
목숨을 살려준 대가를 어떻게 지불하면 되겠습니까?”
산적 두목이 선비에게 물었어요.
“열심히 일하는 농부들을
괴롭히지 말고 곡식도 빼앗아 가지 않으면 그만이오.”
선비가 말하자
“알겠습니다.”
하고 말한 산적 두목은 선비에게 큰 절을 하고 물무산으로 돌아갔어요.
“선비님.
감사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산적들을 몰아내 준 선비가 고마웠어요.
두목동 마을에는
그 뒤로 산적들이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어요.
선비는
배롱나무(백일홍) 껍질을 모아 술을 담게 하고 그 술을 산적들에게 마시게 했어요.
술을 마신 산적들은
배롱나무의 부드럽고 아름다운 성품을 닮아갔어요.
선비가 목숨을 구해주자
농부들을 괴롭히고 곡식을 빼앗아간 산적들은 자신의 죄를 뉘우쳤어요.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가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어요.
그 뒤로
두목동은 살기 좋은 마을이 되었어요.
방학이 시작되면
도시로 나간 자녀들과 손녀들이 마을을 찾았어요.
“자루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었어요?”
호기심이 많은 도서 소녀가 할머니에게 물었어요.
“배롱나무 껍질이 들어 있었어.
산적들이 배 아플 때 먹은 것은 배롱나무에서 떨어진 꽃을 모아 말린 것이란다.
배롱나무 꽃은 백일 동안 핀다고 해서 백일홍이라고도 한단다.”
하고 할머니가 전설 같은 이야기를 해줬어요.
“와!
백일홍이라니!
할머니. 그래서 이 마을에 백일홍이 많군요?”
“그렇다고 봐야지.”
할머니는 아주 먼 옛날 두목동 이야기를 하며 눈시울을 붉혔어요.
“백일홍!
이렇게 아름다운 꽃이 백일 동안 피어있으니!”
할머니 이야기를 들은 손녀는
어른이 된 뒤 마을 이곳저곳에 백일홍을 심고 또 심었어요.
지금은
두목동이 아주 아름다운 백일홍 마을이 되었어요.
작은 호수가 있고
주변에 백일홍이 핀 두목동은 날이 갈수록 아름다운 곳으로 변하고 있었어요.
두목동!
마을 이름이 특이했어요.
지금도
두목동이라 불리고 있었어요.
두목동은
백일홍 마을로 탈바꿈하고 있었어요.
마을 곳곳에
백일홍을 심는 나무 장사 덕분이었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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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
두목
아름다운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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