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 탄 고양이!

달콤시리즈 202

by 동화작가 김동석

목마 탄 고양이!




병수네 집 앞에는 작은 연못이 있다.

연못 한가운데 삼촌이 만든 목마가 놓여 있었다.

병수는 연못에서 수영하고 놀다 연못 한가운데 있는 목마를 탔다.

목마는 흔들리지 않았지만 목마를 타고 들판을 달리는 것 같았다.


"이랴!

달려라! 달려!"

병수는 목마를 타는 날은 제법 말 타는 것처럼 흉내 냈다.


"야옹!

나도 타고 싶어요."

병수가 키우는 고양이 말랑이도 목마를 타고 싶었다.


"말랑! 말랑!

목마 타고 싶으면 나처럼 헤엄쳐서 와야지?"

하고 병수가 말랑이를 보고 물었다.


"무서워요!"

랑이는 물을 싫어했다.

연못 한가운데까지 삼 미터는 되는 거리를 고양이가 헤엄쳐 간다는 것은 무리였다.


"말랑! 말랑!

용기를 내봐!"

병수는 뒤돌아서는 말랑이에게 말했다.


"물이 싫어요!

고양이들은 평생 목욕도 안 한단 말이에요."

하고 말랑이가 말하며 돌아섰다.


"아무튼!

스스로 노력해서 타야 기분이 좋아!

나도 처음에는 무서웠다.

그런데 용기를 내고 헤엄쳐 왔다니까!"

병수는 뒤돌아 가는 말랑이에게 크게 외쳤다.


"이랴! 이랴!

달려라 달려!"

병수는 말랑이가 사라지는 걸 보고 목마를 달리게 했다.

추운 겨울만 빼고 병수는 매일 연못에 세워진 목마를 탔다.


"삼촌에게 더 큰 목마를 만들어달라고 해야지!"
병수는 더 크고 높은 목마를 타고 싶었다.

학교에서 공부시간에 알게 된 트로이목마보다 더 큰 목마를 만들어달라고 할 참이었다.


"트로이목마!

그 목마보다 우리 집 앞 연못에 있는 목마가 더 클 거야."

병수는 벌써 삼촌이 만들어준 것처럼 큰 목마를 생각 했다.


목마에서 내려온 병수가 마당에서 말랑이를 찾았다.

그런데 말랑이는 보이지 않았다.


"말랑! 말랑!

어디 있어?"

하고 병수가 불렀지만 나타나지 않았다.


"이 녀석이!

또 어딜 갔을까?

감나무 밑이나 닭장에 갔을까?"

하고 말한 병수는 뒷마당에 있는 닭장으로 향했다.


"말랑! 말랑!"

병수가 닭장을 향해 불렀지만 그곳에도 말랑이는 없었다.


"어딜 갔을까?"

말랑이는 며칠씩 보이지 않을 때가 있었다.

이웃마을이나 아랫마을까지 놀러 갔다 오는 것 같았다.


"말랑! 말랑!

목마 태워줄게 나와 봐!"
병수가 유인했지만 말랑이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말랑! 말랑!

긴 사다리를 목마 있는 곳까지 놔줄 테니까 밟고 건너가 봐!"

하고 말한 병수는 대나무로 만든 긴 사다리를 들고 와 연못 한가운데를 향해 밀쳤다.


"비켜!

다치니까."

병수는 사다리를 밀치며 말랑이에게 말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말랑이는 병수가 소리치자 뒤로 물러났다.


"말랑! 말랑!

이 사다리를 밟고 건너가면 목마를 탈 수 있을 거야.

알았지?"

하고 병수가 말했지만 말랑이는 고개만 갸우뚱했다.


"잘 봐!

내가 엉금엉금 기어가는 걸 보란 말이야.

말랑!

너도 나처럼 사다리를 밟고 엉금엉금 기어가면 목마를 탈 수 있다니까."

하고 병수가 사다리 위를 엉금엉금 기어가며 말했다.


"히히히!

병수가 사다리 한가운데 가더니 물속으로 뛰어내렸다.


"으악!

차가워."

연못 물이 너무 차가웠다.

하지만 병수는 신나게 헤엄쳐서 나왔다.


"말랑! 말랑!

사다리 밟고 가면 목마 타는 걸 알겠지."

하고 말한 병수는 집으로 향했다.


"말랑! 말랑!

사다리 밟고 가서 목마를 타 봐!

재미있을 거야."

병수는 뒤돌아서 말랑이를 보고 다시 말했다.


"사다리를 밟고 목마를 타러 가라고!"

말랑이는 병수가 한 말을 생각했다.


"무서워!

사다리를 밟고 가다 물에 빠질 수도 있잖아."

말랑이는 물에 빠진 모습을 생각하니 도저히 사다리 위로 올라갈 수 없었다.


"난!

목마를 타지 않을 거야.

무서워서 사다리 근처에도 가지 않을 거야."

하고 말한 말랑이는 뒤돌아서 감나무를 향해 달렸다.


"감나무가 좋아!"

말랑이는 감나무 위로 올라갔다.

누울 자리를 잡고 말랑이는 낮잠을 잘 생각이었다.


"좋아!

여기가 좋아!"

가장 큰 가지에 자리를 한 말랑이는 잠을 청했다.


"사다리!

사다리를 밟고 건널 수 있다.

사다리!

대나무 사다리는 휘청거린다.

하지만 부러지지 안 난다.

잘 건널 수 있을까?

목마!

목마가 타고 싶어!

어떡하지?

어떡하지?

목마가 타고 싶은 데 어떡하지?"

말랑이는 감나무 위에서 눈감고 생각했다.


"연못에 빠지면 죽을 수도 있어!"
하고 결론을 낸 말랑이는 대나무 사다리를 밟고 목마가 있는 연못 한가운데까지 갈 용기가 나질 않았다.


"말랑! 말랑!

사다리 밟고 목마에 가봤어?"

하고 병수가 감나무 위에 있는 말랑이에게 물었다.


"아니요!

아직 사다리를 밟고 건너가 보지 않았어요."


"왜?"

하고 병수가 물었다.


"무서워서요!

난 도저히 사다리를 밟고 건널 수 없었어요."

하고 말했다.


"이런! 이런!

대나무는 절대로 부러지지 않아.

그러니까!

용기 내어 천천히 도전해 봐!"

병수는 말랑이가 하고 싶을 때까지 기다려줄 생각이었다.


"알았어요!"

말랑이는 대답했지만 두려웠다.




그림 나오미 G



보름달이 뜬 깊은 밤이었다.

말랑이는 연못 위에 놓인 사다리 앞에서 한 참 서있었다.


"건너갈 수 있을까?

사다릴 밟고 건너다 물에 빠지면 어떡하지?"

말랑이는 사다리를 밟고 연못 한가운데로 갈 생각이었다.


"건너면!

목마를 탈 수 있는데 어떡하지?"

말랑이는 연못 위에 반짝이는 달빛을 보고 또 봤다.


"목마를 탄 내 모습도 연못 위에 보일 텐데!"

말랑이는 하늘에 뜬 달이 연못 위에 둥둥 떠 있는 것을 봤다.

연못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목마도 연못 위에 멋진 모습으로 둥둥 떠 있었다.


"호호호!

목마를 타면 멋진 왕자처럼 보일 거야!"

말랑이는 목마를 탄 자신의 모습을 생각했다.


"사다릴 밟고 가야 해!

연못에 빠지지만 않으면 좋을 텐데."

말랑이는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한 번도 수영을 해본 적이 없었다.

물로 목욕을 한 적도 없었다.

말랑이는 비 오는 날이면 밖에 나오지 않았다.

배가 고파도 꾹 참고 집에만 있었다.


"이봐!

용기를 내봐.

어렵지 않아!"

연꽃잎에 앉아있던 청구 개리였다.


"연못에 빠질 수도 있잖아!"

하고 말랑이가 말하자


"걱정 마!

물에 빠져도 죽지 않으니까."

하고 말한 청개구리가 연꽃잎 위에서 물속으로 뛰었다.


"히히히!

봤지 하나도 안 무섭다니까."

하고 물속에서 고개만 내밀고 청개구리가 말했다.


"무서워!

난 물을 무서워해.

한 번도 목욕해본 적도 없어."

하고 말랑이가 말하자


"처음이 어려운 거야!

용기를 내어 시도해 봐

하나도 안 무섭고 시원할 거야."

하고 청개구리가 말했다.


"정말!

물에 빠져도 죽지는 않겠지?"

하고 말랑이가 청개구리에게 묻자


"넌!

수영도 잘할 거야.

일단!

사다릴 건너 봐.

물에 빠지면 그때 가서 다음을 생각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미리 걱정하지 마!"
하고 청개구리가 말하자


"그건! 맞아.

난 시작도 하기 전에 미리 걱정하는 것 같아."


"맞아!

나도 연잎 위에 올라갈 수 있을까 처음에 너처럼 고민했어.

그런데 어느 날,

펄쩍 뛰어올랐더니 연잎 위였어!

그 뒤로 난 연잎 위에 올라가 밤하늘에 뜬 보름달과 별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아."

하고 청개구리가 말했다.


"나도!

목마를 타고 싶어.

저 높은 곳에서 밤하늘에 뜬 달도 보고 별도 보고 싶어.

또 연못에 그려질 목마탄 나의 그림자도 보고 싶어."

말랑이는 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았다.


"그러니까!

사다리를 밟고 건너 봐!

일단!
용기를 내 봐!"

하고 청개구리가 말했다.


"고마워!

일단 시도를 해볼게."

하고 말한 말랑이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집중하자!"

말랑이는 정신을 가다듬고 사다리에 올랐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사다릴 붙잡고 걷는 거야."

하고 말한 말랑이는 사다릴 붙잡았다.


"내가 사다리가 흔들리는 가 봐줄게!"

하고 청개구리가 말하더니 사다리 밑으로 헤엄쳐 왔다.


"고마워!

사다리가 흔들리거나 기우뚱거리면 멈출 게."


"좋아!

긴장하지 마."

하고 말한 청개구리는 말랑이가 사다릴 붙잡고 건너질 바랐다.


"간다!"

하고 말한 말랑이는 천천히 손을 바꿔가며 움직였다.


"좋아!

아주 좋아!"

청개구리가 외쳤다.


"흔들리지 않지?"


"응!

하나도 안 흔들려."

하고 청개구리가 대답했다.


"와!

무섭다."

말랑이는 사다리 중간쯤 오자 더 무서웠다.

대나무가 휘청거리는 것 같았다.


"이제!

뒤로 돌아갈 수도 없어.

조금만 더 가면 연못 한가운데 섬이야."

하고 청개구리가 말했다.


"넌 할 수 있어!"

하고 물속에서 고개를 내민 붕어가 크게 외쳤다.


"넌!

충분히 할 수 있어.

그러니까!
용기를 내."

하고 잉어도 물방개도 연못 위로 고갤 내밀고 외쳤다.


"고마워!"

하고 대답한 말랑이는 속도를 냈다.

더 빨리 걸으면 연못을 건널 수 있을 것 같았다.


"거 봐!

너무 쉽다고 말했잖아."

하고 청개구리가 말하자


"맞아!

이제 하나도 안 무서워."

하고 말하며 말랑이는 사다리 끝자락에서 일어났다.


"와!

너무 멋지다."

연못에 사는 친구들이 모두 손뼉 쳤다.


"세상에!

고양이가 사다리를 타다니.

아니!

연못 한가운데 까니 건너가다니 믿을 수 없어.

이제!

목마를 타겠지."

하고 연못 친구들이 외쳤다.


"말랑! 말랑!

목마를 탔구나?"

아침 일찍 일어난 병수가 목마 탄 말랑이를 봤다.


"멋지죠?

어젯밤에 사다릴 밟고 건너왔어요."


"잘했어!

어렵지 않지?"


"호호호!

처음엔 무서웠는데 나중에는 서서 걸어왔어요."


"뭐라고!

서서 걸어왔다고?"


"네!

너무 신났어요."


"그렇지!

앞으로는 사다리를 뛰어다니겠다."

하고 병수가 말하자


"네!

이제 사다리 밟고 건너는 건 무섭지 않아요.

또!

물에 빠져도 헤엄쳐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하고 말랑이가 말했다.


"와!

이제는 용기가 생겼구나."

하고 병수가 말했다.


"네!

청개구리가 도와줬어요."


"좋은 친구가 생겨서 좋겠다."

하고 병수가 말하자


"네!

붕어, 잉어, 물방개도 도와줬어요."

하고 말랑이가 말했다.


말랑이는 하루 종일 목마를 타고 놀았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낮에도 목마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달빛이 금빛으로 연못을 물들이는 것을 보고도 목마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내려가면 다시는 못 올라올 것만 같았다.


"목마를 타다니!

오늘 밤에 어린 왕자도 만나고 여우도 만날 지 몰라!"

말랑이는 병수가 말한 어린 왕자와 여우를 만나고 싶었다.

지금은,

어느 별에 있을지 모를 어린 왕자와 여우!

난 만나러 갈 거야."

하고 말한 말랑이는 목마 위에서 놀다 잠이 들었다.


그날 밤,

말랑이는 꿈을 꾸었다.

어린 왕자도 만나도 여우도 만났다.


말랑이는 침을 질질 흘리며 꿈속에서 신나게 놀았다.


"히히히!
너무 좋아.

목마를 탄 기분이 너무 좋아!"

하고 말한 말랑이는 신나게 목마를 타고 달렸다.


그날도

달빛이 연못에 밝게 비추는 날이었다.


"말랑아!

연잎 밟고 건너 봐!"
사다리만 밟고 건너는 말랑이에게 청개구리가 말했다.


"연잎을 밟고 건너 보라고?"


"응!

넌 빠르니까 충분히 할 수 있어."

하고 물방개와 잉어가 말했다.


"좋아!

물에 빠져도 괜찮으니까 해볼 게."

하고 말한 말랑이는 연잎을 밟고 목마를 타러 갈 생각이었다.


"하나! 둘! 셋!"

말랑이는 연못에 우뚝 자란 연잎을 밝고 목마를 타러 갔다.


그날 밤,

병수는 초롱불 밑에서 <연잎을 밟고 목마를 타러 간 말랑이!>라는 일기를 썼다.


"사다리!

사다리를 없애야지.

이젠

말랑이에게 대나무 사다리가 필요 없구나!"

연잎을 밟고 목마를 타러 가다니 번개보다 더 빠른 말랑이 같았다.


하지만

병수는 여름이 다 가고 가을이 다 갈 때까지 대나무 사다리를 치우지 않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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