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마녀의 딸!

달콤시리즈 239

by 동화작가 김동석

바람 마녀의 딸!





들판에 사는 바람 마녀!

엄마보다 더 강한 마녀의 딸이 태어났다.


바람 마녀가 싫어하는 게 있다면 그것은 고양이였다.

바람 마녀의 딸을 발톱으로 할퀴고 달아난 고양이 때문이었다.


바람 마녀는 오늘도 들판 이곳저곳을 달리며 바람을 일으켰다.


"풀숲 어딘가에 숨었을 거야!"

고양이 루비를 찾아 죽이겠다며 바람 마녀는 들판을 누볐다.


"분명히 이 풀숲 어딘가에 있을 거야!"

바람 마녀는 강한 바람을 일으키며 루비를 찾았다.

하지만 루비는 보이지 않았다.


"더 바짝 엎드려!"

엉겅퀴 사위에 엎드린 루비를 향해 풀들이 속삭였다.


"바람 마녀가 이쪽으로 온다니까!"


"알았어!"

루비는 조그맣게 대답하고 더 낮게 엎드렸다.


"엄마!

루비 찾았어?"

바람 마녀의 딸이 들판 한가운데 서서 바람 마녀에게 물었다.


"금방 찾을 거야!"


"빨리 찾아서 데려 와!"


"알았어!"

바람 마녀는 딸 얼굴에 상처 낸 루비를 찾아 죽이고 싶었다.


"우리 엄마가 널 찾으면 죽일 거야!"

바람 마녀 딸은 상처 난 얼굴을 보며 말했다.

바람 마녀 딸은 발톱에 긁힌 부분이 통통 부어 있었다.


..


"루비! 루비!"

들쥐 또리가 불렀다.


루비와 또리는

항상 들판 친구들을 도와주었다.


"또리야!

바람 마녀가 루비를 죽이려고 찾고 있어."

꽃잎 위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던 사마귀가 또리에게 말했다.


"바람 마녀가 죽이려고 한다고?"


"그래!"


"왜?"


"오늘 아침에

루비가 바람 마녀 딸을 혼내주었거든.

들판 친구들을 바람 마녀 딸이 죽였어!"


"바람 마녀 딸이 들판 친구들을 죽였다고?"

또리는 깜짝 놀랐다.


"그래!

파리, 풍뎅이, 사슴벌레, 무당벌레, 사마귀, 베짱이 등 많은 곤충을 발로 짓밟고 죽였어."


"왜!

그런 못된 짓을 한 거야?"

또리도 온 몸이 떨렸다.


"바람이 불어도

곤충들이 죽지 않으니까 짜증난다고 했어.

그리고 들판에서 닥치는 대로 곤충들을 죽였어."

사마귀는

아침에 일어난 끔찍한 일에 대해 또리에게 말해주었다.


"알았어!

내가 바람 마녀와 딸을 혼내줄게."

또리는 들판 친구들을 괴롭히는 것은 모두 혼내주었다.


..


"엄마!

엉겅퀴 밑에 뭐가 있어."

바람 마녀 딸이 엉겅퀴 밑에서 루비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엄마에게 외쳤다.


"엉겅퀴 밑!

어디에 있는 엉겅퀴 말하는 거야?"


"저기!

큰 바위 옆에 엉겅퀴."


"큰 바위 옆?"


"그래!

엄마 오른쪽."

바람 마녀 딸은 다리를 더 높이 뻗으며 엄마에게 말했다.


"엉겅퀴!

큰 바위 옆 엉겅퀴!"

바람 마녀는 딸이 말한 곳으로 향했다.

바람소리가 요란했다.


'휘이익! 휘익! 휘이익!'

바람 마녀는 모든 것을 날려버릴 듯 강한 비바람을 일으켰다.


"루비!

도망가야겠어."

무당벌레는 바람 마녀가 오자 크게 외쳤다.


"빨리!

들판 한가운데로 가.

그곳에

바람 마녀 딸이 있으니까!"

무당벌레와 사슴벌레는 루비가 잡히지 않도록 길을 만들어줬다.


"고마워!"

루비는 엉금엉금 기어서 달아났다.


"루비!

이제 일어나 뛰어."

바람 마녀가 루비가 있는 곳을 보고 달려오자 풀잎에 앉아있던 곤충들이 외쳤다.


"빨리! 빨리!

바람 마녀가 온단 말이야."


"알았다니까!"

루비는 들판 한가운데를 향해 열심히 달렸다.


"뭐야!

금방 지나간 건?"

또리는 루비를 찾다 눈앞에 뭔가 휙 지나간 것을 봤다.


"루비!

루비야?"

또리가 불렀지만 달아나던 루비는 들을 수 없었다.


"루비!

멈춰 봐."

또리가 루비가 달린 방향으로 외치며 달렸다.


"루비!

바람 마녀를 없앨 수 있으니까 멈춰."

또리가 외쳤지만 루비는 들판 한가운데 언덕을 향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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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나오미 G



..


"저건 뭐야?"

바람 마녀 딸은 언덕에서 뭔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걸 봤다.


"뭐지?"

너무 빠르게 풀숲을 헤치고 달리는 것을 정확히 알 수 없었다.


"히히히!

나를 죽이려고 하다니."

바람 마녀 딸이 있는 언덕 위로 올라온 루비는 바람 마녀의 딸 멱살을 잡았다.


"히히히!

날 죽인다고?

당신 딸을 먼저 죽일 거야!"

멀리서

달려오는 바람 마녀를 향해 루비가 외쳤다.


"안 돼!

죽이면 안 돼.

만약 손끝만 건드려도 들판에 있는 모든 동물을 다 죽여버릴 거야!"

바람 마녀는 큰소리치며 루비와 딸이 있는 곳으로 달려왔다.


"놔!

놔주란 말이야."

바람 마녀는 울고 있는 딸을 놔달라고 루비에게 애원했다.


"왜!

날 죽이려고 하는 거야?"

루비는 바람 마녀에게 물었다.


"내 딸 얼굴에 상처를 냈잖아!"


"무슨 소리!

난 아카시아 나무 아래서 낮잠 자고 있었을 뿐이야.

그런데

당신 딸이 들판 친구들을 모두 죽였다고!"

루비는 바람 마녀 딸이 한 짓을 말했다.


"내 딸 얼굴을 보라고!

깊은 상처가 나고 얼굴이 통통 부었잖아."

바람 마녀는 루비를 죽이려고 긴 손톱을 꺼내 서서히 다가갔다.


"더 가까이 오면 딸을 죽일 거야!"

루비는 더 세게 바람 마녀의 딸 목을 죄었다.


"큭큭! 컥! 컥컥!

엄마!

살려줘요!"

바람 마녀 딸은 숨이 넘어갈 것 같았다.


"너희들 모두 죽일 거야!"

바람 마녀는 더 강한 바람을 일으켰다.


"꽉!

붙잡아."

또리는 들판 친구들에게 외쳤다.


"모두

바람에 날려버릴 거야!"
바람 마녀는 강한 바람과 폭풍우를 내리게 했다.


"어엄마(엄마)!"

바람 마녀 딸은 강한 바람이 불자 숨 쉬기 어려웠다.


"당장!

내 딸을 풀어 줘."

바람 마녀는 루비에게 외쳤지만 루비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바람을 멈춰!

들판 친구들이 모두 무사하면 딸을 풀어주지."
루비도 물러서지 않았다.


"무슨 소리!

내가 바람을 멈출 것 같아."

바람 마녀는 더 강한 바람을 일으켰다.


"멈춰!

멈추지 않으면 딸이 죽는다니까."

루비는 크게 외쳤다.


"넌!

내 딸을 죽일 수 없어."

바람 마녀는 루비가 생명을 헤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


"넌!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녀석이란 걸 알지.

히히히!

바람아 불어라.

더 세게! 아주 센 바람아 불어라!"

바람 마녀는 더 강한 바람을 들판에 불게 했다.


"당신 딸!

당신 딸이 죽어도 좋다는 말이지?"

루비는 화가 났다.


"엄마!

살려줘요.

엄마!

살려달라고!"

바람 마녀 딸은 루비 손목을 붙잡고 외쳤다.


"걱정 마!
그 녀석은 널 절대로 죽이지 못해."
바람 마녀는 더 가까이 루비에게 다가갔다.


"한 걸음만 더 오면 딸은 죽는다!"

루비도 한발 뒤로 물러서면서 바람 마녀에게 말했다.


"죽여 봐!
내 딸을 죽여봐."

바람 마녀는 딸이 죽는 것보다 루비를 죽이는 게 목적이었다.


"당신은 엄마 자격도 없어!"

루비는 정말 무섭게 달려드는 바람 마녀를 상대하기 힘들었다.


"내 딸을 내놔!"
바람 마녀는 루비의 꼬리를 붙잡더니 당기기 시작했다.


"내가 포기할 줄 알았지!

절대로 바람을 멈추기 전에는 포기하지 못해."

루비도 목숨을 포기한 채 바람 마녀의 딸 목을 붙잡고 늘어졌다.


"어엄마(엄마)!

살려 줘어(줘)!"

바람 마녀 딸은 크게 외쳤다.

하지만 바람소리가 어찌나 큰 지 바람 마녀는 딸 목소릴 듣지 못했다.


"내 딸을 내놔!"

바람 마녀는 더 강한 바람을 일으키며 루비를 협박했다.


"뭘!

뭘 내노라는 거야?"

하고 말하더니 또리가 바람 마녀 머리카락을 밧줄로 꽁꽁 묶었다.


"이건 또 뭐야?"

바람 마녀는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대비할 겨를이 없었다.


"히히히!
내가 널 밧줄로 묶었지.

어서 더 강한 바람을 일으켜 보라고!"

또리는 바람 마녀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바람을 일으키는 걸 알았다.


"머리카락!

내 머리카락!"
밧줄에 머리카락이 묶인 것을 본 바람 마녀는 서서히 힘을 잃었다.


"내 머리카락!"

바람 마녀가 일으킨 바람도 서서히 힘을 잃었다.


"엄마!"

루비가 멱살을 놔주자 바람 마녀 딸은 엄마에게 달려갔다.


"밧줄을!
밧줄을 풀어."

바람 마녀는 딸에게 묶인 밧줄을 풀게 했다.

하지만 아직 어린 딸은 밧줄을 풀 줄 몰랐다.


"어서!

밧줄을 풀어야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엄마!

풀리지 않아."

또리가 칭칭 감아 묶은 머리카락을 바람 마녀 딸이 풀기에는 힘들었다.


"방법이 있어!"

또리가 말하자


"어떤 방법?"

바람 마녀 딸이 물었다.


"이 가위로 머리카락을 싹 뚝 잘라버리면 되잖아!"

하며 큰 가위를 하나 딸에게 주었다.


"안 돼!

머리카락을 잘라버리면 바람을 일으킬 수 없어."

바람 마녀는 딸에게 크게 외쳤다.

하지만 딸은 밧줄에 칭칭 감긴 엄마 머리카락을 잘랐다.


"으아악!

으악! 으악! 으아악!"

바람 마녀는 딸이 머리카락을 자르자 스르르 녹아내려 자취를 감췄다.


"믿을 수 없어!

머리카락을 자르니까 사르르 녹아내리다니."

루비와 또리도 순간 벌어진 상홍을 보고 놀랐다.


..


"머리카락!

바람 마녀의 머리카락을 잘라야 한다."

루비는 들판에 태풍이 불어오면 바람 마녀를 찾아 머리카락을 자르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루비!

살았구나."

들판 친구들은 바람 마녀와 딸이 도망가는 것을 봤다.


"고마워!'

모두 날 도와줘서 정말 고마워."

루비는 들판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고맙긴!

우리가 더 고맙지."

무당벌레와 베짱이는 자신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게 해 준 루비가 좋았다.


"루비!

루비 루비!

또리!

또리 또리!"

들판 친구들은 루비와 또리를 부르며 신나게 놀았다.


바람 마녀가 사라진 들판에 평화가 찾아왔다.


"루비!

루비 루비 고양이!

또리!

또리 또리 들쥐!

들판에 두 친구가 있어서 우리는 행복해!"


들판 친구들의 노래 소리가

바람 마녀가 숨은 숲 속까지 들렸다.


"조금만 기다려!
머리카락이 자라면 너희들을 모두 죽여버릴 거야."

바람 마녀는 숲 속에 숨어 하루하루 보냈다.

머리카락이 길게 자라면 들판에 나와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바람 마녀!


..


"햇살!

내일부터 장마가 시작됩니다.

햇살 사세요?"

또리는 햇살을 가득 담은 바구니를 들고 외쳤다.


"여기!

여기 햇살 두 스푼!"

루비가 또리를 보고 외쳤다.


"알았어요!"

또리는 루비에게 햇살 두 스푼을 주었다.


"여기!

여기 햇살 다섯 스푼!"
땅속에서 고개를 내밀며 두더지가 외쳤다.


"알았어요!"

또리는 오늘도 햇살을 모두 팔았다.


"루비에게 줘야지!"
또리는 가게에서 루비가 좋아하는 생선 통조림을 하나 샀다.


오늘 저녁

루비는 생선 통조림을 먹을 수 있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