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들어간 거야!
거지소굴에
토끼와 고양이가 찾아왔다.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토끼와 고양이는 쥐가 득실거리고 냄새나는 거지소굴을 찾았다.
"이바요(이봐요)!
여기 거지왕잉(거지왕이) 누구요?"
하고 고양이가 물었다.
"어쭈!
여기가 어디라고 토끼와 고양이가 들어와!"
하고 빵을 한 조각 입에 문 거지가 말하자
"여기가 어딜긴(어디긴)!
고지소꿀(거지소굴)이지!"
하고 토끼가 말했다.
"뭐!
고지소꿀!
똑바로 말해야지!
여긴 거지소굴이라고!"
구석에 누워있던 거지가 일어나며 말했다.
"따라 해 봐!
거지소굴!"
"따라 해 봐!
고지소꿀(거지소굴)!"
하고 고양이가 따라 하자
"아니! 아니!
따라 해 봐는 빼고
거지소술(거지소굴)!
이런! 이런! 내가 틀리다니!"
하고 빵을 먹던 거지가 말했다.
"아니! 아니!
따라! 따라행바(따라해봐)는 뺄고(빼고)!
고지소꿀(거지소굴)!
이런! 이런! 내가 틀리다니!"
하고 토끼와 고양이가 따라 했다.
"하하하하!
이런 멍청이 같은 녀석들.
이 녀석들을 잡아서 토끼탕 고양이탕을 해 먹자!"
하고 누런 침대에 누워서 지켜보던 덥수룩한 수염을 한 거지가 말하자
"하하하하!
좋아! 좋아!
토끼탕! 고양이탕!
오늘은 거지소굴에서 잔치를 벌어야겠군!"
하고 앉아있던 거지들이 일어나 노래 부르며 춤췄다.
"이바요(이봐요)!
토끼탕이건 고양이탕이건 먹든지 말든지 우린 관심 없어요!
여기 거지왕잉(거지왕이) 누구요?"
하고 고양이가 다시 물었다.
"대장!
토끼와 고양이가 찾아요."
하고 어린 거지가 거지왕을 깨웠다.
"뭐라고!
토끼와 거북이.
아니!
뭐가 왔다고?"
"토끼와 고양이가 와서 거지왕을 찾아요!"
"토끼와 거북이!
아니! 아니! 토끼와 거양이(고양이)가 말을 해?"
"네!"
거지왕은 눈을 비비며 헝클어진 머리를 두 손으로 움켜쥐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토끼와 고양이가 기다리는 곳으로 나갔다.
"내가 거지왕이다!"
하고 말하며 토끼와 고양이를 향해 천천히 걸어왔다.
"당신이 거지왕잉(거지왕)!"
"그래!
내가 거지왕이다.
무슨 일로 왔느냐?"
하고 거지왕이 물었다.
"우린 앞산에 사는 토끼와 거양이(고양이)야!
너희들이 먹다 버린 음씩씨레기(음식쓰레기) 때문에 살 수가 없어."
하고 토끼가 말하자
"무슨 소리야!
우리가 버린 것이 아니야."
"우리가 다 봤어.
거지들이 먹다 남은 음식을 앞산에 또 뒷산에 버리는 것을 봤다고!"
"아니! 잠깐만!
우리는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버린 음식쓰레기를 모아서 먹고 남은 것을 버린 거야!"
하고 거지왕 옆에 앉아서 듣고 있던 거지가 말했다.
"그러니까!
거지들이 버린 것이잖아."
"아니라니까!
원래는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버린 것이야."
몇몇 거지들이 일어나 토끼와 고양이를 무섭게 쳐다보며 말했다.
"그러니까!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쓰레기통에 버렸잖아.
그것을 거지들이 가져와 먹고 남은 것을 앞산에 버렸으니 너희들이 버린 것이잖아!"
"아니!
아니야!
우린 먹다 남은 음식쓰레기를 먹은 것뿐이야."
"앞산에
음식씨레기(쓰레기)를 버린 것은 거지들이 맞잖아!"
하고 토끼가 크게 말하자
"잠깐!"
하고 거지왕이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니까!
토끼와 고양이가 사는 앞산에 음식쓰레기를 거지들이 버렸다는 거지!"
"네!
앞산! 뒷산!
동네 이곳저곳에 쓰레기를 버렸잖아요."
"너희들이 봤다는 거지?"
"네!
음씩 썩는 냄새 때문에 우리가 살 수가 없어요."
하고 토끼와 고양이가 말했다.
"알았어!
그만 돌아 가."
하고 거지왕이 말하자
토끼와 거양이(고양이)는 거지왕을 믿고 거지소굴을 나갔다.
"대장!
토끼랑 고양이를 잡아먹어야죠."
하고 거지들이 말하자
"맞아!
토끼탕이 제일 맛있는데."
"아니야!
고양이탕이 더 맛있다고. "
이곳저곳에서 거지들이 침을 꿀꺽 삼키며 말했다.
"시끄러워!"
하고 거지왕은 거지들에게 소리친 후 토끼와 고양이를 돌려보냈다.
토끼와 거양이(고양이)는 무사히 숲으로 돌아갔다.
"토끼야!
저기들이(거지들이) 우릴 죽일까?"
숲으로 들어가던 고양이가 토끼에게 묻자
"설마!
우릴 잡아먹으려고 하면 싸워야지.
아마도!
우릴 죽이려고 오지는 않겠지."
하고 말한 토끼도 온몸이 떨렸다.
"그럼! 그럼!
거지들은 거지답게 살아야 해.
하지만 거지라도 쓰레게(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면 안 돼!"
하고 고양이가 말했다.
"집합!
모두 앞산과 뒷산에 있는 음식쓰레기를 찾아서 가져온다."
하고 거지왕이 잠자는 거지들을 깨웠다.
"무슨 소리야!
우리는 아파트 주민들이 버린 음식쓰레기 치우는 것도 힘든데."
매일 아파트 집하장 주변을 돌며 음식쓰레기를 뒤지며 먹을만한 것을 찾던 거지들이었다.
"지금부터!
무조건 앞산과 뒷산에 있는 쓰레기를 가장 많이 주워 오는 사람에게 거지왕 자리를 주겠다."
"뭐라고!
거지왕 자리를 준다고!"
"그래!"
"정말이지!
거짓말 아니지?"
"그렇다니까!"
하고 말한 거지왕은 자리로 돌아가더니 가방을 챙겼다.
그리고 말없이 앞산을 향해 걸었다.
"뭐야!
거지왕이 직접 씨레기(쓰레기)를 줍다니."
앞산에 사는 토끼들과 거양이(고양이)들은 깜짝 놀랐다.
"역시!
거지왕답다."
나이 많은 고양이가 말하자
"그렇지!
왕이 되려면 저동도(저정도)는 되어야지."
늙은 토끼도 한마디 했다.
거지소굴에 있던 거지들이 한 명 두 명 앞산으로 향했다.
하지만 많은 거지들이 아직도 꼼짝 않고 거지소굴에서 뒹굴고 놀았다.
"남은 음식쓰레기 먹고사는 것도 서러운데 쓰레기까지 치우라고!
웃기는 소리야!"
거지왕을 노리는 욕망이 꿈틀거리는 거지가 말하자
"이봐!
이번에 거지왕이 되는 게 어때?"
하고 젊은 거지가 욕망이 꿈틀거리는 거지에게 물었다.
"생각해보지!"
하고 말한 욕망이 꿈틀거리는 거지는 다시 침대에 누웠다.
"이봐!
씨레기(쓰레기)는 우리가 치우고 올 테니까 자고 있어."
하고 아부의 달인 거지가 말한 뒤 앞산을 향해 출발했다.
"거지왕이 바뀔까?"
아부의 달인 거지를 따라가던 거지가 물었다.
"바꿔야 해!
지금의 거지왕이 있으면 우리는 더 많은 쓰레기를 줍고 인간의 집안까지 청소해줘야 할 거야."
"뭐라고!
인간의 집안까지 청소해줘야 한다고?"
"그래!
토끼와 고양이가 와서 하라는 데로 하는 거지왕이잖아.
그러니까!
인간이 원하면 무엇이든 다 해줄 거지앙(거지왕)이야!"
아부의 달인 거지는 오래전부터 지금의 거지왕이 싫었다.
"소천(아부의 달인 이름)!
그럼 뭉개구름(욕망이 꿈틀거리는 거지)이 거지왕이 되면 좋겠어?"
하고 거지가 묻자
"욕망이 가득하니!
우리가 무엇을 가져오든 모두 빼앗아갈 거야.
지금 거지앙(거지왕)보다 더 무서운 거지앙(거지왕)이 될 거야!"
"정말!
그런데 왜 거지왕이 되라고 했어.
뭉게구름을 거지소굴에서 쫓아내야지!"
"살아야 하니까!
세상이 바뀌면 왕도 바꿔봐야지."
아부의 달인 거지는 살아가는 법을 아는 듯했다.
"무슨 세상!
거지는 지금도 길거리를 누비고 씨레기(쓰레기) 봉투를 뒤지며 살고 있는데."
아부의 달인 거지를 따르던 젊은 거지는 조금 화가 났다.
"소천!
혹시 거지왕이 되고 싶은 것 아냐?"
하고 뒤따르던 거지가 물었다.
하지만 아부의 달인 거지는 말이 없었다.
"와!
깨끗해졌다."
거지왕과 그를 따르던 거지들이 앞산에 있던 쓰레기를 아주 깨끗이 치워주었다.
"거지왕!
고마워!"
하고 토끼와 고양이가 말하자
"아니!
우리가 미안해.
거지도 변할 수 있다는 걸 배웠어.
우리가 고마워!"
거지왕은 많은 토끼와 고양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했다.
"절대로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을 게!"
하고 말한 거지왕은 거지들을 데리고 거지소굴로 돌아갔다.
"역시!
거지도 이성을 가진 인간이었어."
아주 지혜로운 고양이가 말하자
"이성!
선생님!
토끼들도 이성을 가질 수 있어요?"
하고 어린 토끼가 지혜로운 고양이에게 물었다.
"모든 동물은 이성을 가지고 있지!
이성!
토끼나 고양이도 이성을 잘 사용하는 동물들이지.
물론!
인간만큼 지혜롭고 발전된 이성은 아니지만 말이야!"
"그렇군요!"
"그런데
모든 인간이 지혜롭게 이성을 쓰진 않아."
지혜로운 고양이는 더 말을 하려다 말았다.
"선생님!
토끼나 고양이가 인간보다 더 훌륭한 이성을 가질 수 있을까요?"
"물론이지!
어쩌면 고양이는 인간의 이성보다 더 훌륭한 이성을 가진 존재라고 볼 수 있어."
"왜요?"
"고양이들은 자신의 흔적을 지우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졌잖아!
예를 들어 똥을 싸면 흙으로 덮어서 자신의 흔적을 지워버리잖아.
또 혼자서 살아가는 법을 잘 아는 동물이기도 해.
물론!
토끼도 혼자 살아가는 동물이지만!"
"그렇군요!
토끼들은 그냥 똥 싸고 다른 곳으로 가는데!"
"그렇지!
어떤 동물보다 고양이는 인간의 이성을 추월한 동물이라고 할 수 있어."
"와!
멋지다."
토끼들은 진화를 거듭하는 고양이들이 부러웠다.
토끼들은 지혜롭기로는 최고라고 생각했지만 이성을 쓰고 진화를 거듭하는 고양이가 부러웠다.
"엄마!
우리도 똥 싸면 고양이처럼 흔적을 없애자!"
어린 토끼가 엄마 토끼에게 말하자
"더러운 똥을 어떻게 치워!
우리는 넓은 숲을 가졌으니 똥은 아무 데나 싸도 괜찮아.
그리고 더 먼 곳으로 가 살면 되니까 똥 같은 것은 숨길 필요 없어!"
하고 엄마 토끼가 말했다.
"이런! 바보 멍청이!
그러니까!
사냥꾼의 표적이 되고 동물들이 잡아먹으려고 난리지."
옆에서 듣고 있던 고양이가 말하자
"죽고 사는 건
토끼나 고양이나 마찬가지야.
토끼 맘대로 할 수 없는 게 목숨 아닐까!"
"죽을 때 죽더라도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해!"
지혜로운 고양이가 엄마 토끼에게 말하자
"토끼도 충분히 지혜롭게 살아!"
"지혜롭기는!
느린 거북이에게 달리기 시합에서도 졌으면서!"
하고 어린 고양이가 혼자서 중얼거렸다.
"아무튼!
고마워요!"
엄마 토끼는 지혜로운 고양이에게 인사하고 숲 속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 뒤를 어린 토끼들이 엄마 토끼를 따라 달렸다.
그림 나오미 G
"앞산 쓰레기는 모두 치웠으니 너희들은 뒷산 쓰레기를 치워!"
거지왕은 앞산에서 돌아와 거지소굴에서 뒹굴면서 누워있는 거지들에게 말했다.
"뭘 치우라고!"
욕망이 꿈틀거리는 거지(뭉개구름)가 침대에 누워서 거지왕에게 말했다.
거지왕은 천천히 욕망이 꿈틀거리는 거지를 향해 걸었다.
"뒷산!
쓰레기 치우라고 거지새끼야."
하고 말하더니 거지왕은 침대를 발로 밀쳤다.
순간 일어난 일이나 주변에 있던 거지들도 모두 놀랐다.
"이게!"
하고 말한 욕망이 꿈틀거리는 거지는 다시 바닥에 쓰러졌다.
"모두 나가서 쓰레기 치우라고!"
하고 거지왕은 물끄러미 쳐다보는 거지들에게 말했다.
"알았어!"
"치우면 될 거 아냐!"
하고 거지들이 대답하더니 모두 밖으로 나갔다.
거지들은 뒷산에 버린 쓰레기를 모두 치우고 거지소굴로 들어왔다.
"오늘부터 이곳도 청소한다!"
하고 거지들에게 말하고 거지왕은 자기 방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청소!
난 이대로 살고 싶은데."
"청소한다고 달라질까!"
"거지도 달라져야지!
쓰레기만 먹고살 수 없잖아."
"맞아!
우리도 돈 벌 수 있는 일을 하면 되잖아."
"누가 우릴 불러줄까!"
"그러니까
청소하고 몸도 깨끗이 씻어야지!"
거지들은 불만이 가득했다.
그래도 하나 둘 거지소굴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아니!
이런 햇살이 들어오다니."
거지소굴을 청소하자 아주 달콤하고 행복한 햇살이 창문을 통해 들어왔다.
"대장!
햇살이 들어온다고!"
"햇살!
이렇게 멋진 햇살이 거지소굴에 들어오다니
모두 더 열심히 청소하자!"
"네! 네!"
하고 대답한 거지들은 이곳저곳을 다니며 거미줄을 거둬내고 창문을 닦았다.
"짐승만도 못한 인간!
인간들이 하는 말인데 거지가 바로 짐승만도 못한 인간이야."
하고 거지왕이 말하자
"무슨 소리야!
짐승만도 못한 인간은 바로 저기 도시에 살거나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지!"
청소하면서 불만이 가득한 거지가 말했다.
"더럽고 냄새나는 거지에게 인간들은 아무것도 안 줄 거야!
앞으로 거지도 깨끗이 씻고 동냥을 해야 할 거야!"
하고 말한 거지왕은 덥수룩한 수염을 가위로 자르기 시작했다.
"수염만 깎으면 뭐해!
몸에 이가 득실거리고 입을 옷도 없는데!
하고 거지가 말하자
"걱정 마!
새로 입을 옷은 아파트나 도시에 가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으니까!"
거지왕은 계획이 있었다.
언젠가는 거지도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이 바로 그때라고 생각한 거지왕은 새로운 삶에 도전을 시작했다.
"알았어!
나도 멋진 신사가 되어야지."
하고 젊은 거지가 수염을 깎고 세수를 했다.
"나도!
나도 명품 가방을 들고 명품 패션으로 치장해 볼까!"
가만히 앉아있던 거지가 일어나며 말하자
"나도!"
"그럼!
나도 변해볼까!"
많은 거지들이 가위로 머리를 싹둑 자르고 수염을 깎았다.
거지왕이 바라는 세상으로 나가려는 거지들은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려고 노력했다.
"며칠이나 갈까!"
욕망이 꿈틀거리는 거지는 부하들을 데리고 거지소굴을 나갔다.
"대장!
우리는 그냥 이렇게 사는 거지?"
하고 뒤따르던 거지가 물었다.
"거지가 거지처럼 살아야지!
짐승이면 어때!
어차피 인간이건 동물이건 모두 짐승인데!"
욕망이 꿈틀거리는 거지는 그냥 편하게 살고 싶었다.
"좋아! 좋아!"
"나도!
씻지 않고 사는 게 좋아."
"나는 깨끗한 옷은 입기 싫어!"
하고 말한 거지들은 노래 부르며 숲 속으로 들어갔다.
"대장!
토끼랑 고양이 잡아먹으며 이곳에서 살자."
토끼와 고양이가 거지소굴에 찾아온 뒤 변화된 삶에 익숙해지지 않은 거지들은 불만이 많았다.
"한 마리 잡아볼까!"
"뭘!
토끼! 아니면 고양이."
"토끼 한 마리!
또 고양이 한 마리 잡자."
"좋아! 좋아!
오늘은 토끼탕! 고양이탕! 먹을 수 있겠다."
하고 거지들은 말하더니 덩실덩실 춤추며 노래했다.
"큰일 났어!"
어린 고양이가 토끼들이 놀고 있는 곳으로 달려와 말했다.
"왜!"
"욕망이 꿈틀거리는 거지대장이 거지들을 데리고 숲 속으로 들어왔어!"
"같이 살면 되지 뭐가 문제야!"
"그 거지들이 토끼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고 했어!"
"토끼와 고영이(고양이)를!"
"그래!
탕을 해 먹는다고 했어."
"탕!
무슨 탕!
탕이라는 게 뭐야?"
"이 바보야!
토끼탕! 고양이탕!
그것도 몰라!"
"몰라!
난 한 번도 먹어보지 않았어."
하고 어린 토끼가 말하자
"어이구!
거지들이 널 잡아서 뜨거운 물에 삶아서 먹는다는 거야!"
"날 먹는다고!
거지들이 남은 음식 안 먹고 날 먹는다는 거야?"
어린 토끼는 호기심이 생겼다.
"그렇다니까!"
"설마!
날 잡지도 못할 텐데,"
"거지들을 우습게 보지 마.
그들은
짐승만도 못한 인간들이라고!"
"그게 어때서!"
"이 바보야!
짐승만도 못한 인간이 어떤 인간인 줄 알야."
"몰라!"
어린 토끼는 눈을 크게 뜨고 대답했다.
"어이구!
숲 속 이곳저곳에 덫을 놀 거야.
그리고 숲에 사는 동물들을 잡아먹을 거라고!"
"숲에 사는 동물을!"
"그렇다니까!"
어린 고양이는 토끼들이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거지들을 다시 고지소꿀(거지소굴)로 돌려보내면 되잖아."
어린 토끼들이 말하자
"이런 바보!
고지쏘꿀(거지소굴)에서 도망친 거지들이야."
"그럼!
경찰에 신고하면 되잖아."
"으이구!
경찰이 더럽고 냄새나는 거지들을 잡아갈 것 같아."
"죄를 지었으면 더럽고 냄새나도 잡아가겠지!"
"너희들은 몰라도 너무 몰라.
죄 없는 고양이도 잡아가고 죽이는 게 인간이라고!"
얼마 전에 엄마를 잃은 어린 고양이가 말하자
"토끼들은 안 잡아가던데!"
하고 어린 토끼가 말하자
"안 잡아 가!
그럼 두고 보자.
아마도 거지들이 고양이탕보다 토끼탕을 더 좋아할 걸!"
"무슨 소리야!
토끼탕을 좋아하다니."
어린 토끼는 거지들이 토끼탕을 더 좋아한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대장!
토끼를 잡아올까요! 고양이를 잡아올까요?"
하고 욕망이 꿈틀거리는 거지 옆에 앉은 아부의 달인 거지가 말하자
"난!
고양이탕은 싫어."
"그럼!
토끼를 잡아올게요."
"집토끼는 싫고 산토끼 잡아!"
"알겠습니다!"
아부의 달인 거지가 대답하고 거지들을 데리고 나갔다.
"이봐!
토끼 세 마리.
그리고
고양이 한 마리 잡아!"
하고 아부의 달인 거지가 말하자
"무슨 소리야!
고양이탕은 먹지 않는다고 했잖아."
"나는 말이야!
고양이탕만 먹는 사람이야.
아니!
고양이탕만 먹는 거지야."
하고 아부의 달인 거지가 말했다.
"그러니까!
토끼도 잡고 고양이도 잡아."
"알겠어요!"
하고 대답한 거지들은 숲 속으로 들어갔다.
"토끼를 잡자!
집토끼 말고 산토끼 잡자!
고양이 잡자!
집고양이 말고 들고양이 잡자!
토끼탕에 넣을 토끼 세 마리!
고양이탕에 넣을 고양이 한 마리!
토끼를 잡자! 고양이를 잡자!"
거지들이 부르는 노랫소리가 숲 속에서 들렸다.
"저것들이!
감히 토끼를 잡아!
아니!
고양이도 잡아 탕을 끓여먹는다고!"
숲에서 놀던 토끼와 고양이들은 화가 잔뜩 났다.
"아직도 정신 못 차린 녀석들이군!"
지혜로운 토끼와 고양이가 나무 뒤에 숨어 숲으로 들어오는 거지들을 봤다.
"저 녀석들!
혼내줘야겠어."
하고 지혜로운 토끼가 말하자
"그래!
그냥 둬서는 안 될 짐승 같은 인간이야."
하고 지혜로운 고양이가 말했다.
토끼와 고양이는 숲으로 들어오는 짐승만도 못한 인간들을 혼낼 준비를 했다.
거지들이 크게 다치지 않고 숲에서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철저히 준비했다.
"숲에 들어간 거지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햇살을 쬐며 거지소굴에서 즐겁게 지내던 거지들은 궁금했다.
"너도 옛날 거지처럼 살고 싶구나!"
"아니!
그래도 불쌍하잖아."
"짐승만도 못한 인간!
그런
인간은 죽어도 싸!"
"거지들도 소중한 생명이라고!"
"알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소중하지.
하지만 인간이라면 변화를 받아들이고 또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용기도 있어야지!"
"그건 맞아!
거지왕이 하라는 대로 하니까 이렇게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살 수 있잖아."
"맞아!
거지소굴에 쥐도 없고 내 몸에 이도 없어서 좋아!"
"맞아! 맞아!
깨끗한 옷을 입고 밖에 나가니까 사람들도 이상하게 쳐다보지도 않아."
"그래!
거지도 달라져야 해."
거지소굴에 남은 거지들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거지소굴이 있던 자리에 아파트 공사가 시작되었다.
거지소굴에 살던 거지들도 뒷산으로 숨은 거지들도 볼 수 없었다.
"어디로 갔을까!"
토끼와 거양이(고양이)들은 가끔 거지들이 보고 싶었다.
지혜로운 토끼와
고양이는 서로 싸우지 않고 아직 개발되지 않은 작은 숲에서 행복하게 살아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