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그린 거야!

달콤시리즈 238

by 동화작가 김동석

어디에 그린 거야!




정은이는

이마에 밴드를 붙이는 취미를 가졌다.

친구들이 놀려도

학교 갈 때마다 새로운 밴드를 이마에 붙이고 갔다.


"해바라기 꽃이다!"

정은이 이마에 붙은 해바라기 밴드를 보고 순이가 말했다.


"정은아!

그 해바라기 밴드는 어디서 팔아?"

영심이가 맘에 들었는지 정은이에게 물었다.


"파는 것 아냐!

내가 일반 밴드에 해바라기를 그린 거야."

정은이는 일반 밴드를 사서 그 위에 사인펜으로 그림을 그렸다.


"너무 멋지다!

이마에 해바라기 꽃이 필 줄은 생각도 못했어."

영심이는 정은이 이마에 핀 해바라기 꽃이 너무 아름답게 보였다.


"정은아!

해바라기 밴드 내가 살게."

영심이는 정은이 이마에 붙은 해바라기 꽃이 맘에 들었다.


"이걸 띄면

다시 붙일 수 없어."


"그럼!

하나 더 만들어 줘.

내가 돈 줄게!"

영심이는 정말 해바라기 밴드를 하나 사고 싶었다.


"너도 이마에 붙일 거야?"


"아니!

난 목 한가운데 붙일 거야."

영심이는 목 한가운데 난 새까만 점이 보기 싫었다.

가끔 스카프를 하고 학교 가는 것도 목에 있는 점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였다.


"목에는 밴드보다 스카프가 훨씬 예뻐!"

정은이는 그림 밴드를 이마에만 붙였으면 했다.


"스카프는 바람에 날려서 싫어!

그림 밴드를 붙이면 멋질 것 같아.""

영심이는 정은이 이마에 붙인 해바라기가 맘에 들었다.




"무슨 색을 좋아해?"

정은이가 영심이에게 물었다.


"무슨 색이라니?"


"해바라기 꽃 말이야?"


"해바라기는 모두 노란색 아니야?"


"얘는!

하얀색도 있고 파란색도 있고 검은색도 있어."


"정말이야!

다양한 색을 가진 꽃이란 말이야?"


"그래!"

정은이는 영심이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봐!

이렇게 하얀 해바라기 꽃도 있어."

정은이는 주머니에서 하얀 해바라기를 그린 밴드를 하나 꺼내 영심이에게 보여주었다.


"정말!

하얀 해바라기가 있다니.

이걸 내가 살 게!"


"안 돼!

이건 담임선생님 줄 거야."


"담임선생님도 이마에 밴드를 붙이려고 사는 거야?"


"그건!

나도 모르겠어."


"호호호!

완전 대박이야.

담임선생님이 이마에 하얀 해바라기 밴드를 붙이고 수업 시간에 들어오면 모두 좋아할 거야!"

영심이는 담임선생님 이마에 붙은 밴드를 생각할수록 웃음이 나왔다.


"유행할 것 같지?"

정은이는 주머니에서 파란 해바라기 밴드를 꺼내 보여주면서 영심이에게 물었다.


"파란색 해바라기 밴드도 그리다니!"

영심이는 정은이가 밴드에 그린 그림을 하나하나 보여줄 때마다 기분이 좋았다.


"나는 세트로 살게!"

영심이는 정말 모든 해바라기 배드를 사고 싶었다.


"야!

32색 32개나 된다고!"


"그렇게나 많이 만들었어?"


"그래!

72색 72개를 만들려다 32색으로 한 거야!"


"와!

시장에 가서 장사해도 되겠다."


영심이는 정은이가 만든 해바라기 밴드를 가지고 장에 가 팔고 싶었다.


"이걸!

누가 사겠어.

그냥 보고만 가겠지!"


"아니야!

분명히 시장에 가서 팔면 모두 살 거야."

영심이는 무엇이든 시장에 가서 팔면 다 팔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정말 팔릴까?"


"그럼!

어떻게 설명하고 사람들을 설득하는가에 따라 팔리거나 안 팔릴 수도 있지.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이 해바라기 밴드는 모두 팔릴 거야!"

영심이는 해바라기가 돈을 모으게 하고 복을 가져다준다는 말을 믿었다.


"돈은 필요 없어!
내가 만든 꽃 그림 밴드가 맘에 들면 좋겠어."

정은이는 상품을 디자인할 때마다 보는 사람을 먼저 생각했다.


그림 나오미 G ᆢ 스테인레스에 유화




담임선생님이

해바라기 밴드를 이마에 붙이고 교실에 들어갔다.


"호호호!

선생님 이상해요."


"정말!

바보 같아요."


"이 녀석들이!

선생님에게 바보라고?"


"호호호!

선생님 그 밴드 정은이가 준 거죠?"

동수가 손을 번쩍 들고 물었다.


"내가 만들었다!"


"호호호!

밴드에 정은이가 만들었다고 쓰여 있어요."

동수는 정은이 이마에 붙은 밴드를 보면 항상 달라고 했었다.


"선생님!

그런데 하필이면 하얀 해바라기 꽃이에요.

해바라기는 모두 노란 꽃들이 많은 데!"


"그거야!

내 맘이지."

선생님은 정은이에게 하얀 해바라기 꽃을 그려달라고 했었다.


"선생님!

이마에 붙이지 말고 코에 붙이면 더 멋지겠어요."


"코에!

다음에 파란 해바라기 꽃을 그려오면 코에 붙이지."

선생님은 정은이처럼 이마에 밴드를 붙이는 게 재미있었다.


"선생님!

우리 반 친구들 모두 이마에 밴드를 붙이고 다니면 좋겠어요."

영수가 가방에서 산 밴드 상자를 꺼내며 말했다.


"좋아!

너희들도 모두 이마에 밴드를 하나씩 붙이고 다녀.

대신 꽃 그림을 그려서 붙여야 해!"


"선생님!

동물이나 곤충을 그리면 안 돼요?"


"안 돼!"


"꽃보다 난 사마귀나 무당벌레를 그리고 싶은데!"


"안 돼!

모두 꽃을 그려서 이마에 붙이도록."

선생님은 단호하게 말했다.


"정은아!

이거 다 줄테니까 꽃 그림 그려 줘."

영수는 밴드 한 상자를 정은이에게 주었다.


"알았어!"

정은이는 친구들이 모두 이마에 밴드를 붙일 수 있도록 쉬는 시간에 꽃그림을 그려주었다.


"야!

할미꽃은 싫어."

순이가 받은 밴드에는 할미꽃이 그려있었다.


"나도 새까만 해바라기는 싫어!

난 코스모스나 장미꽃을 그려 줘."

영희도 정은이가 그려준 새까만 해바라기가 싫었다.


"주는 대로 이마에 붙여!

힘들게 그린 건데!"

영수가 영희와 순이에게 말했다.


"할미꽃 밴드!

이마에 붙여 봐."

순이가 영수에게 밴드를 주면서 말했다.


"좋아!

내가 이마에 붙이지."

영수는 할미꽃 밴드를 이마에 붙었다.


"호호호!

잘 어울 인다.

할미꽃 같아!"

순이와 영희는 영수 이마에 붙은 할미꽃 밴드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가시가 있나!"

영수는 할미꽃 가시가 이마를 쿡쿡 찌르는 것 같았다.


정은이는 영수가 준 밴드에 꽃 그림을 그렸다.

정은이 반 친구들은 모두 이마에 꽃 밴드를 하나씩 붙이고 공부했다.


"할미꽃!"

수업시간에 선생님은 이마에 붙은 꽃 밴드를 보고 불렀다.


"네!"

영수가 대답하자


"24페이지 읽어 봐!"


"네!"

하고 대답한 영수가 국어책을 읽었다.


꽃 파는 할머니는 마음이 착했다.

꽃을 한 송이 사면 한 송이 더 주었다.

할머니는 꽃을 팔아 가난한 어린이들을 도와주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파는 할머니는 오늘도 시장 모퉁이에서 꽃을 팔고 있었다.




"그만!

다음은 파란 해바라기 읽어 봐."


"네!"

순이가 영수 뒤를 이어 읽었다.


할머니는 꽃을 팔았지만 꽃 이름을 몰랐다.

할머니가 밭에 심은 꽃을 꺾어다 팔 뿐이었다.

할머니는 누가 꽃 이름을 물으면 예쁜 꽃이라고만 했다.

사람들은 꽃 이름을 알려주며 사갔다.


"그만!

이번에는 새까만 장미꽃.

다음부터 끝가지 읽어!"


"네!

어디서부터 읽어야 하지?"

동수가 금방 읽은 순이에게 물었다.


"새까만 장미!

뭐 하고 있었어?"

선생님이 동수에게 물었다.


"그림!

새까만 장미에 빨간색을 칠하고 있었어요."


"뭐라고!

가지고 나와 봐."

선생님은 동수가 그린 그림을 보고 싶었다.


"이게 뭐야?"

새까만 색 위에 칠한 빨간색이 이상하게 보였다.


"새까만 장미가 훨씬 예쁘겠다!"


"아니에요!

빨간 장미가 예뻐요."

동수는 새까만 장미 밴드가 맘에 들지 않았다.


"동수야!

빨간 장미로 다시 그려줄게."

정은이가 동수를 보고 말했다.


"고마워!"

동수는 새까만 색은 모두 싫었다.

옷도 새까만 게 싫었다.

새까만 장미가 예쁘다고 친구들이 말해도 동수는 싫었다.


"마음도 새까만 게 빨간 장미를 원하다니!"

장난꾸러기 준영이가 말했다.


"난!

새까만 마음을 가졌지만 이마에 붙이는 장미는 빨간색이면 좋겠어."

동수는 장난꾸러기 준영이가 무슨 말을 하든 상관없었다.


그림 나오미 G





친구들은 매일 새로운 밴드를 이마에 붙이고 학교에 왔다.

정은이는 친구들이 사준 밴드 상자를 받으면 하나하나 꽃 그림을 그렸다.


"정은아!

커서 화가가 될 거야?"

영희가 물었다.


"화가가 되면 좋겠어!

그런데 꽃을 잘 그린다고 화가가 될 수 있을까?"


"그럼!

꽃만 그리는 화가도 많잖아."


"다음에는 곤충도 그릴까 생각 중이야!"


"그거 좋겠다!

다음 달부터는 곤충 밴드를 이마에 붙이면 좋겠다."

영희는 곤충을 좋아했다.


"알았어!

열심히 연습해서 다음 달부터는 곤충을 그린 밴드를 이마에 붙이고 다니자."


"와!

신난다."

영희는 이마에 무당벌레 곤충 밴드를 붙일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았다.


"제일 먼저 무당벌레 그려줄게!"

정은이는 가끔 용기를 준 영희에게 제일 먼저 곤충 그림을 그린 밴드를 주고 싶었다.


"고마워!

내일 밴드 한 상자 사 올게."

영희는 곤충 밴드를 이마에 붙이고 싶은 사람은 모두 밴드 한 상자를 사 오라고 말했다.




"와!

사슴벌레 봐봐!

살아있는 것 같아!

영심이 이마를 갉아먹는 것 같아!"

동수는 영심이 이마에 붙은 사슴벌레 밴드가 무서웠다.


"정은이 실력이 대단한 데!"

친구들은 모두 곤충 밴드를 보고 놀랐다.


"이건!

풍뎅이잖아."

영수가 받은 밴드에는 초록색이 빛나는 풍뎅이었다.


"난!

똥파리야."

준영이가 받은 밴드엔 똥파리가 그려져 있었다.


"야!

똥냄새난다."

동수가 준영이 이마를 보고 말했다.


"그래!

난 똥이다."

준영이는 친구들에게 똥처럼 다가갔다.


"똥!

똥 냄새나다고!"

친구들은 모두 똥을 싫어했다.


"똥!

어디에 똥이 있지?"

쇠똥구리 밴드를 붙인 순이가 물었다.


"호호호!

쇠똥구리가 똥 치울 건가 봐."

친구들은 모두 쇠똥구리 밴드를 이마에 붙인 순이를 보고 웃었다.


"쇠똥구리!

들판에서 꼭 필요한 존재란 걸 모르는 녀석들!"

순이는 한 마디 하더니 교실을 나갔다.


"맞아!

들판에서는 쇠똥구리가 꼭 필요한 존재야."

친구들도 정은이가 쇠똥구리를 밴드에 그린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무당벌레!

그 밴드 내가 사고 싶은 데 팔래?"

민호는 영희 이마에 붙여있는 무당벌레 밴드가 맘에 들었다.


"안 팔아!

세상에서 하나뿐인 무당벌레 밴드를 내가 왜 팔아."

영희는 정은이가 특별히 그려준 밴드를 팔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내일이면 이마에 다른 밴드를 붙일 거잖아."


"그래도 안 팔아!"

영희는 그동안 정은이가 그려준 밴드를 모두 모아두었다.


"이천 원!

어때?"


"안 판다니까!"


"그럼!

삼천 원?"


"이게!

안 판다니까."

영희는 정은이가 그린 밴드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한 작품 같았다.


"바보!

내게 팔고 또 그려달라고 하면 되지!"

민호는 끈질기게 영희를 설득했다.


"안 팔아!

세상에 하나면 충분하거든!"

영희는 또 다른 무당벌레 밴드가 세상에 존재하는 게 싫었다.


정은이는 오늘도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런데 밴드가 아닌 운동화에 그림을 그렸다.


"와!

세상에 하나뿐인 운동화!"

하얀 운동화에 그림을 그린 정은이는 맘에 들었다.


"내일부터는 친구들 운동화에 그림을 그려줘야지!"

정은이는 시장에 가서 운동화에 그릴 물감을 샀다.


정은이가 그릴 하얀 운동화가 어떻게 변할지 벌써 기다려진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