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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Apr 18. 2022

우산 쓴 고양이!

달콤시리즈 245

우산 쓴 고양이!





"엄마!

우리도 우산 쓰고 가자."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엄마 고양이에게 말했다.


"우산!

그건 사람들만 쓰는 거야."

엄마 고양이는 우산도 없지만 또 사람들 흉내를 내고 싶지 않았다.


"엄마!

빨간 우산 쓰고 싶어요."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엄마를 졸랐다.


"엄으마(엄마)!

나는 노란 우산 쓰고 싶어요."


"오옴마(엄마)!

나는 파란 우산 쓸 거야."

막내 새끼 고양이가 엄마를 보고 말했다.


"안 돼!"


"엄마!

빨리 우산 사 줘."

새끼 고양이들은 낮잠 자려는 엄마를 졸랐다.


"엄마!

빨리 가요."

새끼 고양이들은 엄마를 일으켜 세웠다.


"우산이 있을까!"

엄마 고양이는 아파트 분리수거함에 우산이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너희들은 여기 있어!

꼼짝 말고 기다려야 해."


"알았어요!"

새끼 고양이들은 엄마가 우산을 가지러 간다는 말에 기분이 좋았다.


"엄마!

빨간 우산 쓸 거예요."


"나는 파란유산(우산)!"


"나는 놀랑(노란)우산 갖다 주세요!"


"알았어!

알았으니까 꼼짝 말고 집에서 기다려."


"네!"

엄마 고양이는 새끼 고양이들을 집에 남겨두고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거리로 나갔다.


"이 녀석들이 귀찮게 하다니!"

바람에 나뭇가지가 흔들리면서 빗방울이 똑 똑 떨어졌다.


"멋지다!

물이 모여 물방울을 만들다니 신기하다."

엄마 고양이는 우산을 찾으러 나온 것을 깜빡 잊고 나뭇잎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을 지켜봤다.


"비 맞으며 거기서 뭐해!"

지나가던 할아버지가 엄마 고양이를 보고 말했다.


"괜찮아요!"

자주 보던 할아버지라 엄마 고양이는 도망가지 않았다.


"괜찮다니!

비 맞으면 감기 걸려."

할아버지는 가끔 엄마 고양이에게 밥을 주면서 하던 걱정을 했다.


"감사합니다!"

엄마 고양이는 할아버지에게 인사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우산이 있을까!"

엄마 고양이는 분리수거함을 들여다보며 우산을 찾았다.


"우산이다!

그런데 검정 우산이잖아.

빨간 우산!

파란 우산!

노란 우산이 필요한 데!"

엄마 고양이는 검정 우산을 보고도 그냥 다른 단지에 있는 분리수거함으로 달렸다.


"어디 있을까!"

엄마 고양이는 분리수거함을 들여다보기 위해 머리를 쭈욱 내밀었다.


"빨간 우산이다!"

분리수거함에 빨간 우산이 하나 있었다.


"빨간 우산이 있다니!"

엄마 고양이는 끙끙거리며 분리수거함에서 빨간 우산을 꺼냈다.


"이건!

어린이가 쓰고 다니던 우산이잖아."

며칠 전에 아파트에 사는 어린이가 쓰고 가던 우산이었다.


"히히히!

빨간 우산을 하나 찾다니."

엄마 고양이는 빨간 우산을 펼쳐 쓰고 걸었다.


"비를 안 맞으니까 좋구나!"

엄마 고양이는 사람들이 쓰는 우산이 비를 막아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노란 우산! 파란 우산은 또 어디에 있을까!"

엄마 고양이는 빨간 우산을 매화나무 밑에 숨겨놓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여기는 또 뭐가 있을까!"

엄마 고양이는 다른 아파트 단지 분리수거함에 도착해 우산을 찾았다.


"저건!

검정 우산이잖아."

노란 우산이랑 파란 우산이 필요한데!"

엄마 고양이는 검정 우산을 보고 한 참 망설였다.


"검정 우산이었으면 벌써 세 개를 찾았는데!"

엄마 고양이는 다른 아파트 단지를 향해 또 달리기 시작했다.


"여긴!

또 뭐가 있을까!"

엄마 고양이는 고개를 쑤욱 내밀고 분리수거함을 들여다봤다.


"노란 우산이다.

좋아! 좋아! 아주 좋아!"

엄마 고양이는 힘껏 노란 우산을 분리수거함에서 꺼냈다.


"뭐야!

찢어진 우산이잖아."

노란 우산은 한쪽 모퉁이가 찢어져 있었다.


"이걸!

쓰고 다니면 비를 맞겠어.

둘째가 싫다고 하겠지!"

엄마 고양이는 일단 노란 우산을 들고 다른 아파트 단지로 달렸다.


"여기는 또 우산이 있을까!"

엄마 고양이는 노란 우산을 내려놓고 분리수거함을 들여다봤다.


"없다!

우산이 하나도 없다."

엄마 고양이가 플라스틱을 이리저리 밀치며 봤지만 우산은 없었다.


"어떡하지!

다른 아파트는 여기서 너무 먼데."

엄마 고양이는 산을 하나 넘어야 갈 수 있는 아파트를 생각했다.


"너무 먼 거리야!

내 구역도 아니고 다른 고양이를 만나고 싸울지도 몰라."

엄마 고양이는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가기로 했다.


"찢어진 노란 우산을 꿰매 주면 되지만!

파란 우산은 어떡하지?

막내가 파란 우산이 없다고 울 텐데!"

엄마 고양이는 새끼 고양이가 걱정되었다.




그림 나오미 G



"빨간 우산!

찢어진 노란 우산!

그런데

파란 우산이 없다."

엄마 고양이는 집으로 가면서 머릿속이 복잡했다.


"파란 우산!

파란 우산이 필요해요."

엄마 고양이는 눈을 크게 뜨고 파란 우산을 찾았다.


"다시 가볼까!"

엄마 고양이는 아파트 단지에 있는 분리수거함을 향해 달렸다.


"찾으면 나오겠지.

아니야!

없는 게 어디서 솟아날 것도 아닌 데 그냥 갈까!"

엄마 고양이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분리수거함에 도착했다.


"천천히!

다시 찾아보는 거야."

엄마 고양이는 분리수거함을 찾고 또 찾았다.


"이런!

우유를 먹지도 않고 버렸잖아.

가져가 새끼들에게 줘야지!"
엄마 고양이는 뜯지도 않고 버린 우유를 발견하고 좋아했다.


"사람들은 이상해!

먹지고 않고 버릴 걸 왜 사는지.

쓰레기를 버릴수록 내 생명이 단축된다는 것을 모르는 가봐!"

엄마 고양이는 분리수거함을 뒤지면서 혼자서 중얼거렸다.


"이건 또 뭐야!

파인애플이잖아."

깡통에 반이나 남은 파인애플 통조림을 보고 엄마 고양이는 또 챙겼다.


"히히히!

오늘은 우유도 먹고 파인애플도 먹을 수 있다."

엄마 고양이는 과일 중에서 파인애플을 제일 좋아했다.


"없어!

파란 우산이 없어."

엄마 고양이는 파란 우산을 쓰고 싶다는 새끼 고양이가 눈앞에 아른거렸다.


"어떡하지!

일단 집으로 가자."

엄마 고양이는

빨간 우산!

찢어진 노란 우산!

검정 우산 두 개를 들고 집으로 달렸다.


비가

주룩주룩 더 많이 내렸다.

바람도 거세게 불었다.

엄마 고양이는

열심히 달렸지만 다른 날보다 신나지 않았다.


"얘들아!"


"엄마!

우산 가져왔어요?"


"응!"


"와!

신난다."


"그런데

파란 우산이 없어."


"뭐야!

왜 파란 우산이 없어.

난!

파란 우산을 쓴다고 했잖아."

하고 말하며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울기 시작했다.


"이건!

찢어졌잖아."

하고 노란 우산을 쓰고 싶었던 새끼 고양이도 울기 시작했다.


"꿰매 줄 게!

울지 마."


"빨간 우산은 찢어지지 않았잖아!

나는 좋아!

빨간 우산이 좋아!"

빨간 우산을 든 새끼 고양이는 우산을 펼치고 신나게 춤췄다.


"찢어진 우산을 꿰매면 더 멋진 노란 우산이 될 거야!"

엄마는 울고 있는 새끼 고양이를 달랬다.


"정말이야!"


"그럼!

찢어진 노란 우산을 쓴 사람은 한 명도 없어."


"정말이지!"


"그렇다니까!"

엄마 고양이는 새끼 고양이를 달랬다.


"파란 우산은 없잖아!"

파란 우산을 쓰고 싶은 새끼 고양이는 더 크게 울었다.

엄마 고양이도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꼈다.


"잠깐!

검정 우산을 파란 우산으로 만들어 줄게."


"어떻게?

검정 우산이 파란 우산이 될 수 있어!"

새끼 고양이는 울음을 멈추고 엄마 고양이에게 물었다.


"저기!

나뭇잎을 가지고 물감을 만들어 파란 우산으로 만들어 줄게."


"정말이야!"


"그래!"

하고 엄마는 대답하고

밖으로 나가 매화나무 가지를 몇 개 꺾어왔다.

매화나무 잎을 하나하나 우산에 붙이기 시작했다.


"와!

파란 우산이다."

새끼 고양이는 엄마가 만들어준 파란 우산을 보더니 신났다.


"밖으로 나가자!"

새끼 고양이 세 마리는 우산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와!

고양이가 우산을 쓰다니 너무 귀엽다."


"우리도

사람들처럼 우산을 쓸 수 있다."


"좋아!"

새끼 고양이들은 우산을 쓰고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았다.

엄마 고양이는 사람들이 버린 우산을 쓰고 노는 새끼 고양이들을 멀리서 지켜봤다.


"엄마!

고양이 새끼들이 우산을 썼어."

엄마랑 손잡고 집으로 가던 어린이가 우산 쓴 새끼 고양이를 보고 말했다.


"정말!

고양이들이 우산을 쓰다니.

이건 사진 찍어 인터넷에 올려야 해!"

아이 엄마는 우산 쓰고 신나게 노는 고양이 새끼들을 사진 찍었다.


"세상에!
고양이가 우산을 쓰다니."

놀이터에 나온 사람들이 우산 쓴 새끼 고양이들을 지켜봤다.


"엄마!

엄마도 우산 쓰고 이리 와요."

빨간 우산을 쓴 새끼 고양이가 엄마를 불렀다.


"알았어!"

엄마 고양이도 검정 우산을 쓰고 새끼 고양이들에게 달려갔다.


"와!

우린 우산 쓴 고양이 가족이야."

찢어진 노란 우산을 쓴 새끼 고양이가 말했다.


"와!

우리는 우산 쓴 고양이."

빨간 우산을 쓴 새끼 고양이는 춤을 추며 말했다.


"엄마!

내 우산이 이상해."

파란 우산을 쓴 새끼 고양이가 엄마를 보고 말했다.

파란 우산에 붙여준 잎이 비바람에 하나 둘 날아가자 검정 우산이 되었다.


"어마(엄마)!

어떡해!

파란 우산이 사라졌어."

하고 말하며 새끼 고양이가 울기 시작했다.


"미안!

미안해 아가.

우산이 마법을 부릴 줄 몰랐어!"

엄마 고양이는

비를 맞으면 그렇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금방 나뭇잎이 떨어질 줄은 몰랐다.


"아가!

다음에 꼭 파란 우산을 구해줄게."

엄마 고양이는 울고 있는 새끼 고양이를 달랬다.


"싫어!

지금 당장 파란 우산 사줘."

새끼 고양이는 검정 우산이 돼버린 우산을 던지고 더 크게 울었다.


"아가!

엄마가 잘못했어.

다음에

꼭 파란 우산 사 줄게!"

엄마 고양이는 울고 있는 새끼 고양이를 꼭 안아주었다.


"싫어!

지금 당장! 당장!

파란 우산 갖고 싶단 말이야."


"알았어!

다음에 엄마가 파란 우산 두 개 사줄게."


"정말!"


"응!

파란 우산 두 개 사줄게."

엄마 고양이는 울고 있는 새끼 고양이를 달래고 달랬다.


"꼭!

두 개 사줘!"


"알았어!

알았으니까 그만 울아.

빨간 우산이나 노란 우산보다 더 큰 거 사줄게!"

엄마 고양이는 일단 비 맞고 있는 새끼 고양이를 달래 집으로 데려갔다.


"약속해?

파란 우산 두 개 꼭 사준다고!"


"알았어!

손가락 걸고 약속해."

엄마 고양이는 울음을 멈춘 새끼 고양이를 안아주었다.

그 뒤를

빨간 우산과 찢어진 노란 우산을 쓴 새끼 고양이가 따랐다.


"빨간 우산 쓴 새끼 고양이!

찢어진 노란 우산 쓴 새끼 고양이!

파란 우산 두 개 들고 다니는 새끼 고양이!

엄마 고양이랑 우리 공원에서 놀고 있어요!"


누군가

우산 쓴 고양이 사진을 인터넷에 올린 뒤 소문이 퍼졌다.


"엄마!

고양이가 우산 쓰는 게 가능할까?"

인터넷 소문을 읽고 영수가 엄마에게 물었다.


"강아지는 불가능하지만 고양이라면 가능하지!"


"정말!"


"고양이는

네 발을 맘대로 사용할 수 있으니 가능하고도 남지!"


"그렇구나!"

영수는 우산 쓴 고양이가 보고 싶었다.


"어디 있을까!

우산 쓴 고양이.
빨간 우산!

찢어진 노란 우산!

파란 우산 두 개를 든 고양이!

어디서 놀고 있니?"

영수는 우산 쓴 고양이를 만나고 싶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영수는

빨간 우산!

파란 우산!

노란 우산!

검정 우산을 들고

고양이를 찾았다.


공원마다 찾아다니며

새끼 고양이를 찾고 또 찾았다.

하지만

비가 내리지 않자 우산 쓴 새끼 고양이를 찾을 수 없었다.

혹시나

분리수거함을 뒤지고 있을지 몰라

영수는 분리수거함을 찾아다니며 고양이를 찾았다.


며칠 후

오후 늦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 온다!

새끼 고양이 보러 가야지!"

영수는 우산을 들고 공원으로 달려갔다.

새끼 고양이들을 만나면 새 우산을 선물하고 싶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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