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배 탄 소녀!
봄비는 강물에 꽃배를 띄웠다.
뚝뚝 떨어진 빗물은 꽃배를 타고 여행을 시작했다.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가다 바람이 불면 뒤로 물러나기도 했다.
꽃배는 빗물이 튕겨주는 물방울도 가득 실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강이 아니라 꽃밭이야!"
강가를 거닐던 소녀가 꽃배를 보고 말했다.
들판에만 있어야 할 꽃밭!
그런데
봄비가 내리는 날!
소녀는 강을 뒤덮은 꽃배를 보고 놀랐다.
"나도 탈 수만 있다면!"
소녀는 꽃배를 타고 싶었다.
"어디든 좋아!"
강둑을 내려온 소녀는 꽃배를 멈추게 했다.
"제발!
나도 탈 수 있게 도와줘."
소녀는 분홍색 꽃배를 붙잡고 말했다.
하지만
꽃배는 말이 없었다.
"소녀야!
예쁜 소녀야."
길게 늘어진 벚꽃나무 가지들이 살랑살랑 춤추며 소녀를 불렀다.
소녀는 벚꽃나무에게 가기 위해 먼 길을 돌아 달렸다.
"소녀야!
예쁜 소녀야."
벚꽃나무들은 길게 늘어진 가지를 흔들며 더 많은 꽃배를 만들며 소녀를 기다렸다.
"안녕!"
소녀가 달려와 벚꽃나무에게 인사했다.
"안녕!
예쁜 소녀야.
어디를 가고 싶어?"
"난!
꽃배들이 멈추는 곳까지."
"그럼!
길게 늘어진 가지를 쭉 당겨서 큰 꽃배를 만들어 봐!"
"그런!
방법도 있구나."
소녀는 길게 늘어진 벚꽃나무 가지를 잡았다.
"당겨도 괜찮을까!"
"그럼!
예쁜 소녀가 타는 배를 만들 거잖아."
"그렇지만!
나무를 꺾는다는 건 싫어."
"소녀야!
예쁜 소녀야.
마음까지 예쁘구나!"
벚꽃나무는 나뭇가지를 꺾지 않은 소녀가 맘에 들었다.
"다른 방법도 있지!
꽃이 많이 쌓이면 탈 수 있을 거야.
아주!
높게 높게 꽃을 쌓을 테니 그 꽃배를 타기 바래."
"좋아!
기다릴게."
소녀는 벚꽃나무가 하는 행동을 지켜보며 기다렸다.
"아니!
내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소녀는 일어나 들판으로 걸어갔다.
"얘들아!
모두 강가로 나와 봐."
소녀는 큰 목소리로 들판에 사는 동물들을 불렀다.
"무슨 일일까!"
나비와 꿀벌이 강가로 날아왔다.
"쇠똥구리야!
우리를 왜 부를까?"
들판에서 똥을 찾고 있는 쇠똥구리에게 무당벌레가 물었다.
"똥 냄새 맡기 싫거든 빨리 가봐!"
쇠똥구리는 비를 맞고 똥을 굴리는 데 힘들었다.
"알았어!"
무당벌레는 처벅처벅 비를 맞으며 강가로 나갔다.
"우리도 나갈까!"
들판에 사는 들쥐들이 쥐구멍에서 얼굴을 내밀고 말했다.
"안 돼!
분명히 고양이가 나올 거야.
그러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
들쥐들은 소녀가 부르는 목소리를 듣고도 강가로 나가지 않았다.
소녀가 기다리는 강가에는 많은 동물들이 나왔다.
나비! 꿀벌! 사슴벌레! 무당벌레! 두더지! 똥파리! 등이 나왔다.
"우리 여행 떠날 거야!
하고 소녀가 말하자
"어디로!
또 어떻게 갈 거예요?"
하고 나비가 물었다.
"응!
지금 커다란 꽃배를 만들고 있어.
그러니까 모두 꽃배를 타고 여행을 떠나는 거야!"
"좋아요!"
"나도 좋아요!"
곤충들이 모두 좋다고 했다.
"난!
싫어요."
하고 두더지가 말하더니 집으로 돌아갔다.
"할 수 없지!
가기 싫으면 집에 가도 괜찮아."
소녀는 동물들에게 강요하지 않았다.
곤충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벚꽃나무는 커다란 꽃배를 만들어 갔다.
소녀도 조용히 지켜봤다.
그림 나오미 G
"완성되었어!"
꽃배를 다 만든 벚꽃나무가 말했다.
"고마워!"
하고 소녀가 말하고
"모두 타자!"
소녀와 곤충들은 커다란 꽃배에 올라탔다.
"와!
꽃향기가 너무 좋아."
꿀벌과 나비는 꽃배에 타면서 기분이 좋았다.
"와!
신난다."
무당벌레와 사슴벌레도 기분이 좋았다.
"똥은 없어!
나는 꽃보다 똥이 더 좋은데."
똥파리가 꽃배에 탄 뒤 꽃향기에 취해 말했다.
"조금 기다려!
내가 똥을 싸줄게."
하고 무당벌레가 말하자
"나도 싸줄게!"
사슴벌레도 한 마디 했다.
"좋아!
너희들 똥은 맛은 없지만 없는 것보다 낫지."
하고 말한 똥파리는 제일 앞자리에 가 앉았다.
"이런 꽃배를 만들 생각을 하다니!"
꿀벌은 그동안 보지 못한 꽃배에 탄 뒤 생각했다.
꽃을 찾아다니며 꿀을 먹을 생각만 했지 소녀처럼 꽃배를 만들 생각은 못했다.
"사람들이란!
참으로 대단하다니까."
"맞아!
덕분에 이렇게 여행을 떠나다니."
무당벌레도 들판을 떠나 꽃배를 타고 멀리 여행 가는 것은 처음이었다.
"우리도 들판에서 꽃배를 만들자!"
하고 사슴벌레가 말하자
"들판에서 꽃배를 만들어봤자 소용없어!
꽃배는 물이 있어나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니까."
하고 똥파리가 말했다.
"그렇구나!
그럼 들판에서 탈 수 있는 꽃자동차를 만들까."
하고 꿀벌이 말하자
"좋아!
꽃자동차! 꽃마차! 꽃 리어카.
이런 것들을 만들어 소녀를 초대하자!"
하고 나비가 말했다.
"좋아! 좋아!"
곤충들은 모두 좋아했다.
"나도 좋아!
만들면 꼭 초대해 줘."
하고 소녀가 곤충들의 이야기를 듣고 말했다.
꽃배는
바람 속도에 따라 빨리 가기도 하고 또 느리게 갔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으면서도 가끔 뒤로 갈 때도 있었다.
"꽃배가 뒤로 간다!"
바람 방향이 바뀌자 꽃배가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뒤로 갔다.
"호호호!
다시 집으로 데려다주는 가 봐."
하고 사슴벌레가 말했다.
"왔다 갔다!
이렇게 하루 종일 하면 좋겠다."
나비는 멀리 가지 않아도 꽃배에 타고 있는 게 좋았다.
"맞아!
이렇게 왔다 갔다 해도 나는 좋아.
"나도 좋아!"
"나는 더 좋아!"
곤충들은 꽃배가 앞으로 가든 뒤로 가든 상관없었다.
꽃배에 타고 강물 위에 앉아 노는 게 더 좋았다.
"난
작은 꽃배에 탈 거야."
하고 말한 똥파리가 흘러가는 꽃으로 훌쩍 뛰어내렸다.
"나도! 나도!"
나비도 옆으로 흘러가는 꽃배 위로 뛰어내렸다.
곤충들은
하나 둘 커다란 꽃배 옆으로 흘러가는 꽃으로 뛰어내렸다.
"멋지다!'
소녀도 곤충들처럼 작은 꽃배에 뛰어내리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꽃배가 나간다 길을 비켜라!
꽃배가 가야 하니바람아 불어라.
꽃송이에 올라탄 곤충들은 노래를 부르며 춤을 췄다.
"좋아! 아주 좋아!"
소녀도 커다란 꽃배에서 춤추며 노래했다.
크고 작은 꽃배는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느리지만 아주 행복한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안녕!"
들판에서 노는 친구들이 모두 강가로 와서 손을 흔들었다.
두더지! 들쥐! 노루! 사슴! 고양이! 하루살이! 고양이! 족제비!
들판에 사는 친구들이 모두 나온 것 같았다.
"너희들도 타고 싶지!"
하고 소녀가 물었다.
"네!"
강가에 서 있는 동물들이 대답했다.
"기다려!
강가로 배를 댈게."
소녀는 강가로 배를 조금씩 조금씩 밀어갔다.
"어서 타!"
소녀가 강가에 꽃배를 멈추고 동물들을 불렀다.
"와!"
강가에 서 있던 모든 동물들이 내려와 꽃배에 올라탔다.
"출발!"
소녀는 들판에 사는 모든 동물을 태우고 출발했다.
많은 동물을 태웠더니 꽃배가 축 처진 것 같았다.
꽃배는 느리게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와!
좋아! 좋아!"
들판에 사는 동물들과 곤충들은 모두 즐거운 여행을 떠났다.
소녀는 내년 봄에도 꽃배를 타고 더 멀리 여행할 계획을 세웠다.
.-끝-